金송이…온난화 겹쳐 더 맛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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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기자, 양양에 가보니…
지난 12일 오후 강원도 양양군의 야산. 길 없는 산비탈을 100여m 기어오르던 권순노70 양양자연산송이 영농법인 대표가 한 소나무 앞에서 멈췄다. “송이다!” 땅 위에 쌓인 솔잎을 털어내자 송이버섯이 불룩 솟았다. 권 대표가 대나무 막대로 송이 밑동을 끊어내고 장갑 낀 손으로 송이를 조심스레 들어 올렸다. 그는 “올해 송이가 통 안 보여 걱정했는데 다행히 좋은 물건을 찾았다”고 했다. ![]() 지난 12일 강원도 양양군 야산에서 본지 조유미 기자가 소나무 아래 돋아난 자연산 송이를 바라보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한반도 평균 기온이 계속 오르면서 국내 송이 생산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독자 제공 송이 생산량은 6~9월 기온과 습도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중 9월 평균 일 최저기온이 가장 중요한 요소다. 이 기간 아침 최저기온이 16~17도로 서늘하지 않으면 송이가 소나무 뿌리에서 돋아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데 지난 9월 양양의 평균 일 최저기온은 18.4도로 최근 10년 중 가장 높았다. 양양의 9월 평균 최저기온은 16도인데 그보다 2.4도나 높았던 것이다. ![]() 그래픽=양인성 기후 변화는 송이 생산량을 감소시키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송이는 낮 기온이 25도 이상 오르면 성장을 멈춘다. 30도 이상에서는 말라 죽기도 한다. 한반도 평균 기온은 계속 오르는 추세다. 특히 소나무재선충은 소나무를 고사시키는데, 온난화가 심해질수록 기승을 부린다. 한반도 온난화로 소나무재선충이 퍼져 소나무를 죽이면 소나무 뿌리에서 자라는 송이도 살 수가 없다. 지금처럼 한반도 기온이 오르면 2080년에는 국내 소나무 자생지가 현재보다 약 80% 줄어들 것이란 연구 결과가 한국기후변화학회 학술지에 지난 6월 실리기도 했다. ![]() 지난 17일 경북 안동시 길안면 백자리 한 소나무 산지에서 발견된 대물 송이버섯. 길이 21㎝에 몸통 둘레만 20㎝, 무게는 350g이다./연합뉴스 특히 국내에서 송이의 ‘갓’둥그런 부분이 완전히 피지 않은 송이를 ‘보기 좋다’며 1등급으로 치는 것도 개체 수가 감소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권순노 대표는 “송이 특유의 향은 갓 아랫부분이 강하다”며 “갓이 다 펴야 버섯의 포자胞子도 갓에서 나와 사방으로 퍼지는데 그 전에 다 따버리니 새 개체가 자라기 어려운 면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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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닷컴 바로가기] [ 조선일보 구독신청하기] 조유미 기자 youandme@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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