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싸가지 없음" 한 스티커 업체의 황당한 주문 취소 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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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주문하는 손님이 쿠션어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 주문을 거절하는 카페 사장의 모습을 연출한 예능 프로그램. 배우 권혁수가 카페 사장 역할을 맡아 손님에게 "나가주세요"라고 말하고 있다. /SNL 코리아 엑스옛 트위터에는 지난 2일 한 소비자 A씨의 ‘고발 글’이 올라왔다. 제목은 ‘스티커 주문하실 분들은 꼭 쿠션어 넣어서 문의하세요’다. 글에는 국내 한 스티커 업체 직원이 “문의를 기분 나쁘게 했다”는 이유에서 주문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내용이 담겼다. ‘쿠션어’는 일종의 완곡어법으로, 문장에 ‘죄송하지만’ ‘실례지만’ ‘괜찮으시다면’ 등 부드러운 표현을 덧붙이는 것을 말한다. A씨가 첨부한 직원과의 카톡 내용을 보면, A씨는 업체 측에 “혹시 설 연휴 전에 주문 품목을 받아볼 수 있도록 보내줄 수 있느냐”고 문의했다. 여기에 ‘^^’와 ‘ㅠ’ 등의 이모티콘을 덧붙였다. 이에 직원은 “안된다. 설 지나고 19일부터 순차 발송된다”고 답했다. A씨는 의문을 표했다. 설 연휴 이후는 오는 13일부터일뿐더러, 문의 당일2일 주문을 넣은 건데도 배송이 늦다는 이유에서다. A씨는 “오늘 주문 들어간 것 아닌가요?” “그리고 19일이요? 설 연휴는 12일까지인데요”라고 재차 질문했다. 직원은 이때부터 A씨에게 ‘말투’를 이유로 불만을 터뜨렸다. “왜 말씀을 그렇게 하시나요?” “빨리 받길 원하시면 더 일찍 준비하셨어야 하는 게 맞지 않나요?” “기분 나쁘네요,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등이다. A씨가 “제가 무슨 말을 했다고 그러시냐. 저는 그냥 여쭤본 거다”라고 말하자, 직원은 “왜 짜증 내듯이 말을 하시냐고요”라고 답했다. 결국 직원은 실랑이 끝에 “아 됐고, 그냥 다른 곳에서 주문 부탁드린다. 예의 없는 분 주문 받고 싶지 않다”며 A씨의 주문을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업체 측의 ‘취소 사유란’에는 “손님이 싸가지 없음”이라는 내용이 적혔다. 문의를 친절한 태도로 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 일방적으로 주문을 취소한 스티커 업체 직원. /엑스 논란이 커지자 스티커 업체 사장이 직접 사과에 나섰다. 사장은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저희 매니저가 사유 또한 입에 거론조차 힘든 언사로 고객님에게 심각한 마음의 상처와 모욕을 줬다”며 “이 사태의 심각성을 통감하며 피해를 입으신 분께 머리 숙여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고 했다. 이어 “해당 직원은 현재 명백한 사실 관계 확인 후 엄정 조치하도록 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후 업체 측은 문제 직원의 자필 사과문과 해당 직원에 대한 해고통지서를 공개했다. 사장은 “해당 직원은 금일부로 해고 통지했고, 이 사건과 관련해 이의 신청을 할 경우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며 “도 넘는 행위를 저와 저희 직원들 모두 용인하고 지나칠 수 없기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사건은 이렇게 일단락됐지만, 이번 논란은 소비자에게 지나치게 친절한 태도를 요구하는 일부 판매자에 대한 불만을 불러 일으키는 계기가 됐다. 실제로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판매자로부터 “가격 문의 주실 때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달라” “DM다이렉트 메시지 문의하실 때 예쁜 인사 부탁드린다. 저는 대답만 하는 로봇이 아니다” 등의 말을 들었다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 같은 사례가 많아지자, 최근 코미디 예능 프로그램 ‘SNL 코리아’에서도 이를 풍자하는 콘텐츠를 제작해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기도 했다. 여기에서는 카페 사장이 ‘커피 한 잔만 테이크아웃해달라’는 손님 요청에 “나가주세요. 주문하실 때는 예쁜 인사말도 함께 부탁드려요. 저는 일방적으로 인사하는 로봇이 아니예요.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주세요”라고 답하는 등의 상황이 연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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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닷컴 바로가기] [ 조선일보 구독신청하기] 박선민 기자 kindmin@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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