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초4 아들에 차려준 저속노화 식단…"아동학대" 시끌 > 사회기사 | society

소식을 지향하는 방향으로 ‘저속노화 식단’을 주장하는 의사가 초등학생 아들에게 주는 저속노화 식단을 두고 온라인상에서 갑론을박이 일어났다.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임상 조교수인 정희원 교수는 지난 3일 자신의 엑스X 계정에 “초등학교 4학년 제 아들의 저녁밥”이라는 글과 함께 식판 사진을 게시했다.


정희원 교수가 게시한 사진 속 식판에는 밥, 멸치, 광어, 어묵, 김 등 반찬이 놓여 있었다. 다만 반찬의 경우 일반인이 먹는 양보다 극히 적어 보였다.

정 교수는 “아들용 저속노화 밥과 코코넛 오일로 구운 광어”라며 “아들용 저속노화 밥 구성은 콩과 잡곡 35%, 찹쌀 15%, 백미 50%가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식판 사진을 본 네티즌들은 “어릴 때부터 저속노화 식단을 생활화할 수 있어 너무 좋은 것 같다”, “어린이가 콩밥을 잘 먹나보다. 우리집 아이는 콩을 너무 싫어하는데 부럽다”, “레시피를 공유해주실 수 있나”라며 호응을 보냈다.

다만 일부 네티즌들은 “반찬을 이렇게 조금만 먹나”, “김치도 없다”, “아동학대 아니냐”, “애가 엄청 말랐을 것 같다”, “저거 먹고 생활하다가 쓰러지는 거 아니냐” 등의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3일 게시된 이 글은 이틀 만에 조회 수 819만회를 기록하며 크게 주목을 받았다.

글을 두고 갑론을박이 일자 정 교수는 “글이 인기가 많군요. 먹던 중에 찍은 거고, 저녁만큼은 건강하게 먹이려고 한다. 간식이나 밖에서 하는 군것질은 자유롭게 하도록 둔다”며 아이용 간식 상자를 공개했다. 간식 상자에는 그래놀라, 양갱, 초콜릿, 감자칩 등 과자가 들어 있었다.

정 교수는 “어릴 때 먹는 가속노화 음식이 왜 나쁘냐면 노화와 성장은 많은 경로를 공유한다”며 “가속노화 음식으로 영양 왜곡이 생기면 성장 궤적이 왜곡된다. 가속 성장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아 비만, 성조숙증 등 대사 질환이 생길 가능성이 커진다. 그 결과 타고난 키보다 작게 자랄 수도 있다”며 “문제는 성인이 됐을 때까지 이어진다. 더 이른 시기에 당뇨, 고혈압 등 만성 질환을 앓게 될 수도 있고 생식 기능에도 문제가 생기기 쉽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평생 써야 하는 대사 소프트웨어. 어릴 때 잘못된 방향으로 쓰면 더 오래 나쁜 결과를 만들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교수의 반박에 네티즌들은 “단 한 번이라도 당뇨로 고민해 본 사람이라면 이 식단을 비난할 수 없을 것”, “왜 이 식단이 비난을 받았는지 모르겠다. 아이가 원한다고 자극적인 음식들 다 먹게 해주면 나중에 성인이 되어서 건강에 문제가 생겨도 식단 조절을 하기 어려울 수 있지 않나”, “아이들한테 햄, 소시지같은 것들만 먹이는 사람들보다 훨씬 훌륭하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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