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에 약 가방이 있다"…여친 살인한 의대생 "범행 숨길 생각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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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자신의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 A 씨가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A 씨는 과거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만점을 받은 의대생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4.5.8/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당초 최 씨가 파출소에 간 이유는 투신 신고 때문이었다. 지난 6일 오후 5시20분쯤 "옥상에서 남성이 투신하려 한다"는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서초구 서초동 강남역 사거리에 위치한 15층 건물로 출동해 옥상에서 서성이던 최 씨를 구조해 근처 파출소로 인계했다. 최 씨가 별다른 범죄 이력이 없고 의대생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훈방 조치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경찰은 최 씨가 말한 약 가방을 찾는 과정에서 경동맥 등에 상처를 입고 숨진 피해자 A 씨를 발견했다. 최 씨는 "헤어지자는 말에 범행을 저질렀다"며 범행을 시인했다. 전문가들은 최 씨의 이같은 진술에 대해 처음부터 범행을 숨길 의도가 없었다고 분석했다. 애초부터 최 씨가 범행을 숨길 생각이 없었기에 약 가방이 있다는 진술을 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똑똑하고 의학지식도 많은 최 씨가 범행을 은폐할 목적이었다면 굳이 흉기를 사용해 강남 도심 한복판에서 범행을 저지르지 않았을 것이라는 뜻이다.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의학 지식을 가진 최 씨가 살인을 계획했다면 증거를 남기지 않고 범행을 저지를 수도 있었을 텐데 그러지 않은 것으로 봐선 응징의 목적이 더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수학능력시험 만점을 받을 정도로 전국 톱인 자신이 버려진다는 건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는 꼴"이라며 "이별 통보에 대한 복수심, 감정표출, 억울함과 응징이 우선이었기에 굳이 은폐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집착과 공감 능력 부재를 보여주는 행동이란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A 씨의 언니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어느 날 동생이 최 씨에게 헤어지자고 말했는데 최 씨가 죽고 싶다며 옥상에서 여러 차례 뛰어내리려 했다"고 말했다. 최 씨의 강한 집착과 낮은 공감 능력을 동시에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최 씨가 집착이 심하고 완벽주의인데 피해자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 경우 자기 물건에 대한 집착도 심할 가능성이 높아 시신이 주위에 있어도 약이 든 가방을 가져와야 한다는 강박적 사고를 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 프로파일러는 "최 씨가 범행을 저지른 후 흥분이 가라앉은 뒤 시신보다 약을 먹어야 한다는 자신의 생리적 현상을 얘기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피해자에게 내면적으로 과도하게 집착하고 의존하는 최 씨가 이별 통보에 배신감을 크게 느끼고 비이성적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러 통제를 잃고 횡설수설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grow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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