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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B] 하루하루가 악몽 군대 내 괴롭힘 여전…책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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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63회 작성일 24-05-05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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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2021년 드라마 D.P에서 군대 부조리를 다루며 큰 화제를 모았었죠. 당시 국방부는 유튜브를 통해 DP에 나오는 군대 부조리가 다 사라진 것 같다는 영상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조금 달랐습니다. 가혹행위는 여전했고, 처분은 미진했습니다.

지금도 악몽에 시달리고 있는 피해자를, 뉴스B 최광일 PD가 만났습니다.


[기자]

지난 2021년 전북의 한 육군부대에서 복무했던 이모 씨.

전역 후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악몽을 꿉니다.

[이모 씨/군대 가혹행위 피해자 : 꿈에서도 막 나오고 잠도 못 자고 이제 뭐 심장도 되게 빨리 뛰고 막 불안하고 숨쉬기 힘들고…]

박격포 훈련 중 손목을 다쳐 군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왔는데 꾀병을 부리는 게 아니냐며 괴롭힘이 심해진 겁니다.

당시 이 씨의 분대장은 손목 상태가 악화되는 걸 막기 위해 처방받은 보호대도 빼라고 했습니다.

[이모 씨/군대 가혹행위 피해자 : 분대장이 소견서를 얘가 이렇게 써달라 해서 의사가 써줬겠냐 아니면 얘가 이런 걸 말하지도 않았는데 그냥 의사가 써줬겠냐. 자기가 볼 때는 전자다…]

급기야 말도 안 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손목 부상 환자인 이 씨에게 체력 단련을 해야 한다며 2시간 동안 보호대를 뺀 채 운동을 하라고 강요한 겁니다.

분대장은 1초도 쉬면 안 된다고 겁까지 줬습니다.

[이모 씨/군대 가혹행위 피해자 : 체력 단련장에 데리고 가서 2시간 동안 강제로 운동을 시켰었어요. 그때 이제 1초라도 쉬면 10분이 추가된다며 어떻게든 2시간을 1초도 안 쉬고 해야 해서, 그 시간 동안 아령 막 계속 들기도 하고 윗몸일으키기랑 팔굽혀펴기랑…]

간부들의 방치 속에 증상은 점점 악화돼 이 씨는 결국 손목뼈를 자르는 큰 수술까지 받아야 했습니다.

부조리를 견디다 못해 군내 고충 상담 절차를 알아봤지만, 오히려 그 내용이 분대장에게 전달되고 부대 내 배신자로 몰렸습니다.

[이모 씨/군대 가혹행위 피해자 : 배신자 XX들, 스네이크 뱀 하면서 이제 좀 왕따를 시키려고 했고, 부대 내에서 그래도 참으려고 했어요.]

한 부대 간부는 부대원들을 모아놓고 부대를 찢으려면 갈기갈기 찢어라는 말로 거꾸로 압박하기도 했습니다.

어떤 조치도 이뤄지지 않은 채 다시 넉 달이 지나고 괴롭힘이 심해지자 부대원들은 여단장에게 직접 전화해 신고했습니다.

이후 분대장에겐 대대 전출과 휴가 제한 3일 조치만 내려졌습니다.

뒤늦게 이를 알게 된 이 씨의 가족이 직접 법률대리인을 선임해 고소에 나섰고 그제야 군 수사단은 수사에 들어갔습니다.

수사 도중 분대장은 전역을 하게 됐고 전날 이씨 아버지에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가벼운 언행으로 상처를 줘 미안한 마음이 있고 사과할 의향도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모 씨/군대 가혹행위 피해자 : 진정어린 사과를 제가 한 번도 못 받아봤거든요. 그래서 이제 와서 제가 사과를 받을 생각은 없지만 이때만이라도 제대로 된 사과를 좀 해줬더라면…]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던 이 씨도 현역 복무 부적합 심사를 받고 조기 전역을 했습니다.

[이모 씨/군대 가혹행위 피해자 : 간부들이 애초에 좀 알았을 때 제대로 된 방관하지 않고 조치만 해줬더라도 만기 전역을 했을 테고 이렇게까지 수술 안 하고 뭐 이런 이제 우울증은 이제 이런 거를 안고 살아가진 않았을 텐데…]

두 사람이 전역하며 수사는 민간 경찰로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최근 법원은 분대장의 모욕과 가혹행위를 인정할 수 있다며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분대장은 항소한 상태입니다.

[당시 분대장/군대 가혹행위 가해자 : 소대장님이 사실은 애들이 마음의 편지를 쓰자 제보를 줘서 제가 화나서 욕을 한 건 인정해요. 처음부터 인정을 했어요.]

모욕은 있었어도 가혹행위는 없었고, 사과 문자도 중대장이 시켜서 한 거라는 입장입니다.

[당시 분대장/군대 가혹행위 가해자 : 중대장이 전화 와서 야, 아버님이 이씨 친구 아버님이랑 통화를 했는데 너가 사과를 하면 그냥 넘어가 준다고 하더라 그래서 그냥 사과를 하고 그냥 빨리 끝내는 게 낫지 않겠냐 해서 제가 그냥 그때 전화를 드렸던 거였고.]

군 복무 이후 이 씨의 삶은 크게 달라졌습니다.

[이모 씨/군대 가혹행위 피해자 : 여전히 자살 충동도 느끼고 자해를 하고 막 그러니까 처음 이제 했었을 때 제 팔에 상처가 나고 피가 나오는 걸 보니까 죽고 싶은 충동이 진정이 돼서 유일하게 찾은 방법이 이거라 죽고 싶을 때 죽기 위해서 긋는 게 아니라 살고 싶어서…]

이 씨 측은 국가를 상대로도 손해배상을 청구한 상태입니다.

[최정규/변호사 법무법인 원곡 : 가해자의 잘못에 대해서 이미 피해자들이 5월부터 계속 이야기했음에도 불구하고 관리자들이 제대로 관리를 하지 못한 거잖아요. 그냥 방치를 한 거잖아요. 그래서 피해자는 더 큰 피해를 입게 됐기 때문에 이 사건에 대해서는 국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

육군 측은 JTBC 취재진에 당시 부대 간부들에 대해 사단 군사경찰 및 법무에서 조사를 했지만, 증거불충분으로 결론이 나 별도의 처분이 없었다는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VJ 허재훈 이지환 리서처 이채빈]

최광일 기자 choi.kwangil@jtbc.co.kr [영상편집: 이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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