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몰랐던 이혼 부모와 서먹한 만남, 1시간 후엔 "엄마"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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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밖 면접센터 ‘이음누리’
이혼 조정중 떨어져 사는 부모-아이 전문위원이 ‘자연스러운 만남’ 도와 정기적 접촉으로 불안증세 극복도… 5년새 ‘면접’ 4배로 급증 “지원 확대” “어디 갔었어? 엄청 보고 싶었는데. 왜 나 보러 안 왔어? 여기서 캠핑놀이 할까?” 80일 만에 아빠를 만난 네 살배기 딸은 반가운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아빠도 “많이 컸네. 나도 많이 보고 싶었어”라며 울음을 겨우 삼켰다. 올해 3월 경기 구리시에 문을 연 서울가정법원 광역면접교섭센터 ‘이음누리’는 이처럼 이혼 조정을 진행하느라 아이와 떨어져 지내야 하는 비양육자 부모들이 자녀들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 전문가 지원받아 자녀 만나는 이혼 부부들 지난달 24일 찾아간 센터에서는 아이들이 맘껏 뛰어놀 수 있는 알록달록한 색깔의 실내 놀이터가 한눈에 들어왔다. 총 4개의 면접교섭실 안에는 주방놀이 세트나 인형, 장난감 등으로 채워져 있었다. 아동 자녀부터 미성년 자녀를 위한 노래방 부스와 게임기 등까지 연령별로 다양한 놀거리가 마련돼 있어 마치 키즈카페를 찾아온 듯했다. 전문가들이 아이를 위해 가장 장려하는 사례는 ‘자율 교섭’으로 이어지는 때다. 6세 아들의 양육을 담당하던 한 아빠는 이혼소송 중 엄마가 아이를 데려가진 않을까 불안해하며 면접교섭을 거부했다고 한다. 그러다 센터 측으로부터 지원 인력과 시스템에 대해 설명 듣고 교섭에 응했다. 아이를 오랫동안 보지 못해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였던 엄마 역시 센터 전문가들로부터 “아이 앞에서 오열하거나 감정적으로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는 사전 교육을 받고 아들을 만났다. 분리불안 증세를 겪고 있던 아들과의 만남이 몇 달간 이곳에서 계속됐고, 양육자인 아빠는 외부에서 정기적으로 자녀를 만나게 해주겠다고 합의하기에 이르렀다. 김 조사관은 “정기적으로 만나다 보면 아이는 부모가 이혼했더라도 자신을 버렸다고 느끼지 않고,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이혼은 9만2000건, 인구 1000명당 이혼 건수는 1.8건이다.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가정법원 면접교섭 접수 건수는 2018년 196건에서 지난해 1046건으로 5년 만에 433% 증가했다. 다만 10건 중 7건이 주말에 이뤄지고 있는 만큼 인력 부족 문제 등을 해결해야 확대 운영이 가능하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전국 14곳에 설치된 센터 중 일요일에도 문을 여는 서울 2곳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토요일까지만 운영한다. 센터의 면접 평균 대기 기간도 평일은 22.1일에 불과한 데 비해 일요일은 30일로 늘어난다. 법원행정처는 다른 지역도 일요일 확대 운영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수원가정법원은 올 하반기부터 일요일에도 문을 열기로 했다. 또 올해 안에 경기 부천과 안양, 울산, 전남 목포, 충남 공주, 제주 등에 추가로 센터를 열 예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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