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특집] "딸, 제발 어디에 있니?"…한겨울에도 난방 안 하는 부모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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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실종아동. 전담수사팀 없으면 찾기 쉽지않다"
"전국보육원에 2만5천명 아이들, 꿈과 소망 갖기를" [※ 편집자 주= 이번 특집 기사는 5월5일 어린이날을 맞아 그동안 진행했던 아동 관련 인터뷰 내용만을 묶은 것입니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선임 기자= "딸이 집 근처에서 놀다가 사라진 지 올해가 만 30년 되는 해입니다. 올해는 더욱 힘들고 몸도 아프네요. 장기 실종 아동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니 화가 나고 안타깝습니다." 서기원61 실종아동찾기 협회 대표는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4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경찰은 인정하지 않지만, 여전히 집에 돌아오지 못한 아이는 1만여명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실종된 아이 부모의 고통은 언어로 표현하기 어렵다. 그 어머니와 아버지들은 하던 일을 접고, 전국을 다니며 아이를 찾는다. 맨홀, 재래식 화장실도 뒤지고, 혹시나 해서 성매매 업소까지 찾아간다. 어딘가에 있을 아이한테 미안해서 방에 난방도 하지 않고, 옷도 사 입지 않는 부모들도 있다. 친구 모임에 가서 누군가가 농담하면 맞장구치고 웃지도 못한다. 이런 아이 찾기가 장기화되면 가계 파탄과 이혼으로 이어지고, 결국 극단적 선택으로 끝나기도 한다. 고아들의 고통도 말할 수 없이 크다. 고아는 자기가 스스로 결정한 것이 없다. 태어나서 어느 정도 자라고 나서 보니 보육시설에 와 있었고, 원하지도 않았는데 해외로 입양됐으며, 성장한 뒤에 한국에 있는 친부모를 찾으려 했더니 불가능하다고 한다. 이 아이들의 일부는 성장 과정에서 폭행과 폭언을 당하고, 성 학대 피해를 보고, 정신 질환자로 취급되기도 했다. 조윤환45 고아권익연대 대표는 "현재 전국에 2만5천명의 아이가 보육원에 있다"면서 "보육원 환경은 이전보다 나아졌지만, 무관심 속에 방치되는 경우도 꽤 있다"고 했다. 그는 "고아들은 어린이날이 되면 이런저런 행사에 참여하게 되는데, 자신의 꿈과 소망을 진지하게 말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교도소 수용자의 자녀들도 고통스러운 삶을 산다. 자기가 잘못을 저지른 것이 아닌데도 사회적 형벌을 받는다. 소년·소녀 가장이 돼서 홀로 살아가기도 하고,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기도 한다. 이경림60 세움 대표는 "이번 어린이날 기념식에서 수용자 자녀를 돕는 우리 단체가 대통령상을 받았다"면서 "정부도 수용자 자녀의 소중함을 인정한 것이니 우리 아이들이 기죽지 말고 당당하게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다음 내용은 연합뉴스가 2022년 9월부터 진행한 [삶] 인터뷰 가운데 아동 관련한 내용만 묶은 것이다. ◇ 서기원 실종아동찾기 협회 대표 서기원61 대표에게 올해는 딸이 실종된 지 30년이 되는 해다. 그는 여전히 딸이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 그는 4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그동안 매년 힘들었지만, 올해는 더욱 힘들다"면서 "정신적으로 힘들고, 몸도 아프다"고 했다. 서 대표는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태에서 세월만 흐르고 있어 화가 나고 안타깝다"면서 "실종 아이의 부모들은 수사권이 없기에 경찰만 바라보고 있는데, 경찰이 움직이지 않는 한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했다. 그는 "장기 실종 아동 수사는 경찰의 광역수사대 미제사건팀에서 최근에 형사기동대로 옮겨졌지만 전담 수사를 하지 않는 한 해결될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했다. 서 대표는 더 이상 아이들이 실종되지 않도록 부모들도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고 했다. 그는 "나들이할 때는 사전에 지문 등을 경찰에 등록해 놓는 게 좋다"면서 "목이나 손목에 연락처 등을 걸어놓는 방식은 상황에 따라서는 유괴범의 협박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아래 내용은 연합뉴스가 작년 5월12일 송고한 [삶] 실종 자식 찾으려 광주리 장사하면서 집집 방문하는 어머니, 5월17일 내보낸 [삶] "해외 입양은 인신매매였다…국가가 범죄에 가담"에 들어 있는 서기원 대표의 답변이다. -- 외동딸 희영의 실종사건 내용은. ▲ 초등학교 4학년, 만 10세였던 희영이가 실종된 것은 1994년 4월 27일이었다. 그날 오후 3시께 학원에서 외갓집으로 왔다가 놀이터로 나갔는데, 돌아오지 않았다. 희영이 외갓집은 우리 집 근처에 있었다. 나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관들은 "좀 더 기다려보자"고 하더니 다음 날 오후 늦게서야 현장에 나왔다. 그 이후로 30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아이를 찾지 못하고 있다. -- 실종아동 가족들의 고통은 어느 정도인가. ▲ 대부분의 부모가 생업을 포기하고 아이를 찾기 위해 전국을 다닌다. 재래식 화장실, 맨홀 안을 뒤지기도 하고, 광주리장사를 가장해 집집이 방문해 혹시 자기 자식이 있는지 살피기도 한다. 상당수 가정의 가계는 파탄 나고, 80% 정도는 이혼한다. 실종된 아이한테 미안한 마음에 옷 한 벌 제대로 사 입지 못하고, 겨울에 난방도 하지 않는 부모가 있다. 자녀가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고 하지만, 실종 아이 부모는 그렇게 할 수도 없다. 웃지도 못하고, 울지도 못하는 삶을 견뎌야 한다. -- 본인은 딸을 찾기 위해 어떤 곳을 방문했나. ▲ 전국을 미친 듯이 돌아다녔다. 윤락가도 뒤졌다. 보육시설, 장애인시설 등 각종 시설 3천 곳에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그런 아이가 없다는 답장은 2∼3곳에서만 왔다. 거의 모든 시설이 답장조차 안 한다. -- 보육시설은 협조를 잘 안 해주나. ▲ 보육시설에 직접 방문해서 입소자 파일을 보자고 하면 안 보여준다. 그래도 다시 한번 요청하면 "왜 이렇게 귀찮게 구느냐. 없다고 하면 없는 줄 알면 되지 당신이 뭔데 여기 와서 이러느냐"고 화를 냈다. 파일을 열람해 봐도 아이 사진이 없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일부 보육원은 아이들이 모여 있는 곳에 우리를 데려가 보여주기도 했다. 그렇지만 학교에 간 아이, 학원에 간 아이, 밖에서 노는 아이 등이 많다 보니 그렇게 아이들을 보는 것은 의미가 없었다. 보육시설에 가서 아이를 찾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 보육시설은 왜 그런 반응을 보이나. ▲ 아이들이 생계 수단이기 때문이다. 보육원 아이 한 명에 많게는 연간 1억원 정도의 정부 예산이 들어간다. 실종자 부모가 보육원에서 아이를 찾아내면 보육원 입장에서는 수입이 줄어드는 것이다. 그러니 아이를 내줄리 없다. -- 실종 아이들은 주로 어떻게 되나. ▲ 범죄에 연루된 것이 아니라면 보호시설, 보육시설, 장애인시설 등 시설을 거쳐 국내외로 입양되거나 국내 보호 시설에서 성장한다. -- 해외 입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외국으로 입양을 보내는 것은 범죄와 다름없다. 입양을 원하는 외국 가정이 아이의 특정 유형을 제시하면 입양기관이 보육시설을 돌아다니면서 적합한 아이를 찾는다. 이 과정에서 수천만 원의 뒷돈이 오간다. 한국의 아이를 입양하는 외국의 가정은 자기 나라 정부로부터 지원금을 받는다. -- 정부는 해외 입양과정에서 뒷돈이 오가는 것을 모르나. ▲ 정부는 알고 있다. 과거에 보건사회부지금의 보건복지부가 금품 제공 실태를 조사하려다 그만둔 일이 있다. ◇ 조윤환 고아권익연대 대표 조윤환45 대표와 그의 누나는 각각 6살과 7살 때 어머니에 의해 버려졌다. 조 대표는 강남고속버스터미널, 누나는 서울역에 유기돼 각각 부여와 목포의 보육원에서 자랐다. 조 대표의 누나는 보육원에 가족들과 함께 살았던 서울 용산구의 지역과 다니던 교회의 이름까지 정확히 말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보육원에게 고아들은 모두 돈이기 때문이다. 조 대표는 30여년만인 2018년에 부모를 찾았다. 경찰은 수사에 들어간 지 불과 몇개월 만에 부모가 어디에 살고 있는지 확인했다. 이는 경찰이 고아들의 부모를 찾고자 하면 찾을 수 있는데,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고 확신하는 계기가 됐다. 조 대표는 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재 전국의 보육원에는 2만5천명 정도의 아이들이 있다"면서 "이 가운데 절반가량은 부모의 이혼 등에 의해 들어온 아이들이고, 나머지는 부모에 의해 유기된 아이들"이라고 했다. 그는 "과거에 보육원 아이들은 철저히 통제된 삶을 살았지만, 지금은 방치되는 경우가 있다"면서 "아이가 학교에 가지 않고 보육원 내에서 게임을 하고 있어도 그대로 두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조 대표는 "아이들이 뭔가를 요구하고 귀찮게 굴면 보육원은 정신과 약을 먹이는 사례도 꽤 있다"고 했다. 그는 "어린이날에 보육원 아이들은 행사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아서 가족 중심의 명절인 설날이나 추석보다는 덜 외롭다"면서 "행사의 주최 측 목적에 맞게 끌려다니기보다는 자신의 꿈과 소망을 진지하게 이야기하는 날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아래 내용은 2023년 4월21일 송고된 [삶] "나는 6살에 강남고속버스터미널, 누나는 7살에 서울역에 버려졌다"는 기사에 담긴 조윤환 대표의 답변이다. --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 버려졌을 당시를 기억하나. ▲ 6살 때였다. 엄마와 함께 천안 외할머니댁에 며칠 머무른 뒤 서울 집에 가기 위해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엄마는 당시 병원에 입원해 있던 아버지를 모셔 올 테니 잠시 기다리라고 했다. 엄마는 오지 않았다. 처음에 나는 엄마가 나의 나쁜 버릇을 고치기 위해 벌을 주는 줄 알았다. 다시는 나쁜 짓을 안 할 테니 한 번만 기회를 달라고 기도했다. 엄마 동전에도 손을 안 대고, 엄마가 주는 옷을 그대로 입고, 편식하지 않겠으니 한 번만 엄마를 보내달라고 빌었다. 울고 또 울었지만, 엄마는 오지 않았다. 밤이 돼서 경찰이 나를 데려갔다. -- 찾아온 경찰관한테 뭐라고 했나. ▲ 울면서 엄마를 찾아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경찰은 나의 손을 잡고 터미널을 한 바퀴 돌고는 엄마가 없으니 이제는 가자고 했다. 나중에 알게 된 이야기지만 어머니는 터미널 내 한구석에 숨어서 나를 계속 지켜봤다고 한다. 어머니는 경찰관이 나를 데리고 가는 모습을 확인하고는 터미널을 떠났다고 한다. -- 경찰서와 대방동 보호소, 보육원은 부모를 찾는 노력을 하지 않았나. ▲ 나는 경찰에 나의 이름과 누나의 이름 정도는 정확히 이야기했을 것이다. 그러나 경찰서는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았다. 대방동 보호소에서도 나는 누나 이름을 비롯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으나 성장한 뒤 확인해봤더니 기록돼 있지 않았다. -- 누나도 부모를 찾아달라고 보육원에 부탁했을 텐데. ▲ 누나는 한국 나이로 8살이었으니 본인과 동생, 어머니의 이름을 또박또박 댈 수 있었다. 누나는 부모를 찾아달라고 보육원에 여러 번 이야기했는데도 무시당했다고 했다. 당시에 누나는 다니던 용산구 평강교회도 기억하고 있었다. -- 보육원은 왜 누나의 요청을 들어주지 않았나. ▲ 고아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고아 한명을 데리고 있으면 국가에서 지원금이 나온다. 누나가 보육원에서 나가면 그만큼 수입이 줄어든다. 이런 것이 인신매매다. ◇ 이경림 세움 대표 이경림60은 교도소 수용자 자녀들을 지원하는 아동복지실천회 세움의 대표다. 수용자 자녀는 자기가 잘못을 저지른 것이 아닌데도 사회적 형벌을 받는다. 생계가 어려워지고, 소년·소녀 가장이 돼서 홀로 살기도 한다. 이 대표는 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부모 중 1명 또는 양부모가 교도소에 있는 18세 미만의 아이는 전국에서 1만여명에 이른다"고 했다. 그는 "어린이날을 맞아, 세움이 지원하는 미취학 아동과 초등학생에게는 과자 선물 세트를 보냈고, 중고생에게는 친구들과 즐길 수 있도록 영화와 팝콘의 티켓을 보내줬다"고 했다. 이 대표는 "세움은 이번 어린이날 기념식에서 대통령상을 받았다"면서 "정부도 수용자 자녀의 소중함을 인정한 것이니 수용자 자녀들은 기죽지 말고 당당하게 살아갔으면 한다"고 했다. 아래 내용은 2023년 10월27일 송고한 [삶] "엄마, 나 살고 싶어요…우리 이렇게 죽지 말아요"라는 제목의 기사에 담긴 이경림 대표의 답변이다. -- 세움은 어떻게 시작됐나. ▲ 초등학교 5학년생 여자아이가 있었다. 이 아이의 아버지는 초등학교도 나오지 않았으나 성실한 사람이었다. 트럭에 채소를 싣고 다니면서 장사를 했는데, 무면허 사고로 수감됐다. 이 아이의 아버지는 부인과 이혼한 상태였기에 딸을 동네의 지인한테 맡겼다. 얼마 후에 심각한 문제가 일어났다. 이 사람이 아이를 성적으로 학대한 것이다. 이 아이가 로뎀나무 집에 오면서 우리는 그 사실을 알게 됐다. 이때 나는 수용자 자녀에 대한 체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했다. -- 세움은 주로 어떤 일을 하나. ▲ 부모 중 한명 또는 부모 모두가 수감되면 그 자녀들은 위기에 빠진다. 당장 생계가 어려워지고, 정서적으로 흔들린다. 돈이 없어서 면회도 가지 못한다. 우리는 이런 아이들을 돕는 일을 한다. -- 부모가 범죄를 저지르면 자식들의 마음은 어떠할까. ▲ 양가兩價감정이 있다. 내가 왜 저런 부모한테 태어났는가 하는 원망이 있을 수 있다. 동시에 사람들이 범죄자라고 비난하지만 나한테는 하나뿐인 엄마이고 아빠인데, 도와야 한다는 생각을 갖기도 한다. -- 수용자 가족 전체가 심각한 위기에 빠지는 일도 있을 듯한데. ▲ 한 엄마는 평범한 주부였다. 어느 날 남편은 사업 실패로 경제사범이 돼서 수감됐다. 알고 보니 남편은 바람까지 피웠다. 이혼한 엄마는 아이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지방에 내려갔다. 공장에 취업했지만, 생활이 쉽지 않았다. 우울증과 공황장애까지 왔다. 이 엄마는 죽고자 했고, 아이들까지 하늘나라로 데려가려 했다. 이때 아이들은 무릎을 꿇고 빌었다. 초등학생 아이들 3명은 "엄마, 나 죽기 싫어. 나 살고 싶어. 우리 죽이지 말고 같이 살아요"라고 말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엄마는 세 아이를 껴안고 목 놓아 울었다. 엄마는 아이들한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다면서 후회했다. ◇ 김성은 갈렙 선교회 목사 김성은59 목사는 탈북민을 한국에 데려오는 일을 많이 했던 사람이다. 그가 목숨을 걸고 한국으로 인도한 탈북민이 1천여명에 이른다, 그가 직접 밀림을 헤쳐가면서 탈북민을 구출하는 모습은 다큐 영화 비욘드 유토피아에 담겨 있다. 그의 부인 박에스더 목사도 북한군 중대장 출신의 탈북민이다. 뇌 병변 장애를 갖고 있었던 아들은 부부가 탈북민 지원 자금을 얻기 위해 잠깐 집을 비운 사이에 7살의 어린 나이로 숨졌다. 김 목사는 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북한의 어린이들은 자기 행복보다는 가족의 생명을 이어가기 위해 힘겹게 일을 하거나 구걸을 하고, 심지어 도둑이 되기도 한다"면서 "북한의 어린이들도 행복하게 살아갈 권리가 있다"고 했다. 그는 "내가 2013년에 남한으로 구출한 탈북 고아 신혁이는 7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구걸로 힘겹게 살아가고 있었다"면서 "신혁이는 갈렙 선교회의 도움으로 남한에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그는 "남북한 어린이 모두가 손잡고 행복한 통일 한국을 만들어갈 날이 빨리 오기를 기도한다"고 했다. 아래 내용은 올해 3월29일 송고한 에 들어있는 김성은 목사의 답변이다. -- 꽃제비의 어원은. ▲ 북한과 중국 접경지역에서 여기저기 떠돌며 구걸하는 북한 아이들을 꽃제비라고 부른다. 러시아어로 꼬체비예는 유랑인, 떠돌이라는 뜻이다. 여기에서 꽃제비라는 말이 생겨났다고 한다. -- 어떤 아이들이 꽃제비가 되나, ▲ 부모 모두가 죽거나, 아버지나 어머니 한 분이 사망해서 꽃제비가 되는 경우가 있다. 양친이 모두 살아 있는 꽃제비도 있다. 아버지, 어머니라고 해서 더 이상 아이를 먹여 살릴 능력이 안 되니 가족이 해체되는 것이다. 살아남으면 언젠가는 만나겠지라는 생각으로 흩어져 각자 자기 입은 자기가 건사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가장 가슴이 아픈 것은 어머니와 아버지가 먹을 것이 생기면 "나는 먹었어. 너 먹어"라고 하면서 자꾸 자식에게 건네고는 굶어 죽는 경우다. -- 꽃제비들은 두만강을 건너오기도 한다는데, 위험하지 않나. ▲ 자동차 타이어 튜브를 타고 강을 건너기도 한다. 북한군 경비병은 아이들이 강을 건너는 것을 알고도 봐주는 경우가 많다. 어린아이들은 중국에서 잡혀 북한으로 끌려와도 대체로 처벌받지 않는다. 꿀밤을 맞는 정도다. 북한군 경비병은 강을 건너는 아이들에게 경제과제를 주기도 한다. 구걸해서 얻은 돈으로 담배나 신발 등을 사오도록 시키는 것이다. 물론 이런 일은 코로나 사태 이전의 이야기다. 지금은 꽃제비들이 국경선을 넘을 수 없다. keunyou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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