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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 잔치하고 치킨뼈 떠다니는 한강공원 쓰레기 대환장파티 [김기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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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89회 작성일 24-05-06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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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마다 한강공원은 각종 쓰레기로 ‘몸살’

빗물을 머금은 비릿한 음식물 쓰레기가 코 찔러

물웅덩이마다 음식물 찌꺼기 ‘흥건’

갈매기 떼와 비둘기 떼는 버려진 음식물 쪼아 먹기도

빗물받이는 비릿한 악취를 풍기며 침출수까지


갈매기 잔치하고 치킨뼈 떠다니는 한강공원 쓰레기 대환장파티 [김기자의 현장]
“음식물 쓰레기 더미에서 풍기는 비릿한 악취 맡아보면 어휴…. 말도 마세요”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한 화장실에는 무단 투기한 음식물 쓰레기들이 어지럽게 널브러져 있다. 사진=김경호 기자

어린이날인 5일 전국 곳곳에서 비가 내리는 가운데 오전 7시쯤 서울 한강공원에서 만난 여의도 한 인근 주민이 미간을 찌푸리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이른 아침부터 환경미화원들은 비를 맞으며 잔디밭 곳곳 널브러진 쓰레기를 집게로 줍고 있었다. 주민들은 우산 쓴 채 종종걸음으로 걷고 있었다.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한 화장실에는 무단 투기한 음식물 쓰레기들이 어지럽게 널브러져 있다. 사진=김경호 기자

한강공원과 어울리지 않은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잔디밭부터 나무 밑동, 벤치까지 버려진 각종 음식물 쓰레기가 빗물에 젖은 채 어지럽게 방치돼 있었다. 검은 비닐봉지에는 먹다 버려진 치킨 뼈부터 각종 젓가락, 플라스틱 용기, 반쯤 남겨진 맥주 캔까지 다양했고, 손도 대지 않은 양념치킨도 있었다. 빗물을 잔뜩 머금은 탓인지 치킨에서 특유의 비릿한 냄새 미간을 찌푸리게 했다.

우산을 쓴 채 쓰레기통 주변을 살펴보았다. 빗물에 흘러 내려간 나무젓가락부터 플라스틱 용기가 한강에 둥둥 떠다니기도 했다. 찢어진 검은 봉투 틈 사이로 떡볶이 찌꺼기가 흘러내려 잔디밭은 붉은 기를 띄고 있었다.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는 각종 쓰레기들이 어지럽게 널브러져 있다. 사진=김경호 기자

곳곳에 설치된 테이블 위에는 어김없이 쓰레기는 눈에 띄었고, 담배꽁초 컵라면 등 간밤의 흔적들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화단 속에 숨겨져 있는 쓰레기도 여럿, 눈에 띄었다.

화장실도 다르지 않았다. 먹다 남은 컵라면을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 화장실 변기 뚜껑 위에는 먹다 남은 컵라면과 각종 찌꺼기로 보이는 이물질 그대로 널브러져 있었고, 쓰레기통에 나무젓가락, 맥주 캔, 플라스틱 용기 등 쓰레기가 담겨 있었다. 화장실 주변 외진 곳이라면 분리되지 않은 쓰레기가 나뒹굴었다.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는 각종 음식물 쓰레기들이 어지럽게 널브러져 있다. 사진=김경호 기자

마포대교 아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한 시민은 “비가 와서 그런지 오늘 아침은 좀 조용하네요. 여름철 밤만 되면 늦은 새벽까지 술 파티 소리에 여기가 한강공원이 맞냐라는 생각 들 때가 많아요”라며 “놀다 지치면, 치우기는커녕 그냥 갑니다. 저기도 있고 저기도 있고, 보세요”라며 헛웃음을 지었다.

버려진 나무젓가락 등이 한강에 둥둥 떠 다니고 있는 모습. 사진=김경호 기자

시간이 지날수록 빗줄기가 굵어지면서 우산에 떨어지는 소리가 거세졌다. 빗물받이도 다르지 않았다. 공원 곳곳 빗물받이는 제때 치워지지 않은 탓인지 치킨·라면 등 음식물 쓰레기 빗물을 타고 아래로 흐르고 있었다. 빗물받이에는 각종 오물과 함께 퇴적물처럼 쌓여 있었고, 어김없이 썩은 담배꽁초도 눈에 띄었다. 빗물받이 주변에는 힘줘 꾸겨 넣은 듯한 알 수 없는 각종 오물이 검은 때가 잔뜩 끼어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빗물받이 옆 쓰레기 수거함에는 비릿한 냄새가 코를 찔렸다. 쓰레기 수거함에는 버려진 음식물과 각종 쓰레기가 음식물이 남겨진 채 용기째 버려져 있었다.
한 갈매기가 버려진 음식 쓰레기를 쪼아 먹고 있다. 사진=김경호 기자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는 각종 음식물 쓰레기들이 어지럽게 널브러져 있다. 사진=김경호 기자

더욱 심각한 것은 비가 올 때마다 빗물을 타고 음식물 찌꺼기가 한강으로 바로 유입된다는 것. 이날도 다르지 않았다. 한강 곳곳에는 각종 플라스틱 술병과 음식물 쓰레기에서 빗물과 함께 흘러내리고 있었다. 각종 용기와 버려진 음식물 찌꺼기는 물웅덩이마다 둥둥 떠 있었다. 한강에는 주변 바위에는 각종 먹다 버려진 음식물 담겼던 용기 등이 손을 뻗어도 잘 닿지도 않았다.


방치된 음식쓰레기 주변에는 어김없이 비둘기 떼와 갈매기 떼가 몰려다니며 잔디밭에 버려진 쓰레기를 쪼아 먹고 있었다. 이 광경은 본 시민들은 불쾌한 기분을 감추지 못했다.

비를 맞으면 조깅하던 황모54씨는 “아침마다 반복되는 장면이죠. 그래도 작년 보다 좋아졌다고 생각합니다. 쓰레기를 분리해서 버려달라고 하소연 한들, 사람들이 쉽게 달라지나요. 그냥 청소를 잘하는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라며 “환경미화원들의 고생이죠. 그분들 덕분에 이만큼이라도 깨끗해진 겁니다”라며 가쁜 숨을 내쉬었다.


한강 공원 쓰레기 무단 투기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버려진 쓰레기는 모두 재활용이 불가능한 상태. 특히 빗물 젖은 채 버려진 쓰레기는 재활용하려면 안에 든 내용물을 버리고 세척까지 해야 한다. 손으로 일일이 분류하면 재활용이 가능하지만, 수지가 맞지 않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환경미화원들이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시민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 등을 주우며 청소를 하고 있다. 사진=김경호 기자

한편 지난달 10일 서울시 발표에 따르면 매일 오전 7시∼오후 10시 매시간 여의도 한강공원에 쌓인 쓰레기를 수거·처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용태 서울시 미래한강본부장은 “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해 한강 미화원들이 사명감으로 열심히 청소하고 있지만 시민 협조가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며 “떠날 때는 주변 정돈, 재활용 분리수거 등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함께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한 바 있다.

글·사진=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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