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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중 일요일에 나만 일해…마트 휴업, 평일로 바뀌자 벌어진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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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326회 작성일 24-01-1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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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마트산업노조와 의무휴업공동행동 관계자들이 1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서비스연맹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일요일에서 평일로 바꾼 대구시의 상권분석 보고서와 청주시의 노동자 건강영향 변화 연구결과를 설명하며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의 평일 변경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대형마트 의무 휴업일을 일요일에서 평일로 바꾸는 지방자치단체가 늘고 있는 가운데, 이런 조처를 한 지역 마트 노동자의 주관적 건강 상태와 일·생활 균형 만족도가 크게 악화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노동자들의 일요일 근무 횟수가 늘고 이에 따라 심신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다. 지자체가 대형마트 의무 휴업일을 변경할 때 이런 요인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뒤따른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은 18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와 함께 진행한 ‘마트 의무휴업일 변경에 따른 노동자의 건강과 삶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5월 충북 청주시는 월 2회 일요일로 정한 대형마트 의무 휴업일을 수요일로 변경했는데, 이에 따른 노동자의 건강 변화를 살펴보기 위해서다. 조사는 휴업일 변경 전인 지난해 4월27일~5월9일, 변경 3개월여가 지난 8월21일~9월3일 진행됐다. 변경 전 조사엔 청주 지역 마트 노동자 55명이, 변경 뒤 조사엔 33명이 참여했다.



응답자 중 ‘한 달 일요일 근무 횟수가 3회 이상’이라는 비율은 변경 전 30%에서 변경 뒤 75%로 늘어났다. ‘워라밸일·생활 균형 만족도’를 묻자 변경 전 조사에선 70%가 부정적 답변을 했던 데서, 일요일 휴업이 사라진 뒤 무려 96%가 “불만족 한다”고 했다. 휴무일 변경 전 54%가 ‘전반적 건강상태가 나쁘다’고 응답한 데서, 변경 뒤 이 비율은 66%로 늘었다.



면접 조사에서 한 노동자는 “자녀들이 다른 지역에서 사회생활을 하기 때문에 만날 수 있는 시간이 주말뿐”이라며 “평일에 나만 쉬니까, 가족한테서도 고립된 느낌이 든다”고 했다. 한 달 전체 휴일 수와 별개로 일요 근무 자체가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친다고 토로한 것이다. 조사를 진행한 조건희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상임활동가는 “청주 마트 노동자의 휴일을 통한 직무 스트레스 회복 점수는 변경 전 60점에서 변경 뒤 50.31점으로 낮아졌다”며 “일요일 근무가 휴일 스트레스 회복 기능을 떨어트린다는 기존 연구 결과들과 부합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정부가 규제개혁 1호로 내걸었던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는 거두어진 상태이지만, 각 지자체는 의무 휴업일을 일요일이 아닌 평일로 바꾸는 방법으로 대형마트의 일요일 운영길을 트고 있다. 지난해 청주와 대구에 이어 서울 동대문구와 서초구가 조만간 의무 휴업일을 평일로 바꿀 계획이다. 유통산업발전법은 지자체장이 이해당사자 합의를 거쳐 공휴일이 아닌 날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강우철 마트산업노조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의무 휴업 변경의 이해당사자인 노동자 의견 반영도 없이 각 지자체들이 평일 변경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행정이 노동자 건강권보다 유통 대기업의 욕심을 채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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