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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 의무휴일 평일로 바꿨더니···"골병들고 생활 무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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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62회 작성일 24-01-18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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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휴일 주말→평일’ 청주 마트노동자들
워라밸·건강·직무만족도 ‘뚝’…“업무 과중”


지난해 12월13일 서울 시내 한 마트에 식품류가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2월13일 서울 시내 한 마트에 식품류가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주말에 휴무라고 체크하고 일정이 확정됐는데도 ‘인원이 부족하니 나와달라’는 경우도 다반사예요. 의무휴업일이 평일로 바뀌고 나서 더 잦아졌어요. 딜협상을 하는 경우도 있어요. ‘이번에 나와주시면 다음 주에 주말을 드리겠습니다’ 하는 식으로요.”

“금, 토, 일 일하면 가장 바쁜 시간에 일하게 되고, 월요일날 쉬어도 아무것도 못 해요. 가정일이고 뭐고 엉망진창이고. 쌓인 설거지도 못 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날은 진짜 그냥 누워서 쉬어야 해요.”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주말에서 평일로 바꾸면 노동자들의 일 생활 균형과 스트레스·건강상태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정부는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규제를 ‘규제완화 1호 과제’로 설정했고,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의무휴업일을 주말에서 평일로 바꾸고 있다. 노동자의 의견을 반영해 의무휴업일을 설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는 1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서비스연맹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마트 의무휴업일 변경에 따른 노동자의 건강과 삶 실태조사’를 발표했다.

연구를 진행한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연구진은 지난해 5월 마트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바꾼 충북 청주 마트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의무휴업일이 주말일 때 55명을 조사했고 평일로 바꾸고 3개월이 지난 때에 33명을 다시 조사했다.

청주 마트노동자들 중 ‘1개월당 일요일에 3회 이상 근무했다’는 비율은 의무휴업일 변경 전 30%에서 변경 후 75%로 부쩍 뛰었다. ‘직장생활과 가족개인 생활이 충돌해 갈등이 있다’는 응답은 56%에서 60%로, ‘업무 스트레스가 가족개인 생활까지 연결된다’는 응답은 71%에서 78%으로 올랐다. ‘일 생활 균형에 불만족한다’는 응답은 70%에서 96%로, ‘근무시간에 불만족한다’는 응답은 43%에서 54%로 증가했다.

‘전반적인 건강상태가 나빠졌다’는 응답은 의무휴업일 변경 전후로 54%에서 66%로 올랐다. 최근 3개월 동안 업무상 질환 발생 경험도 ‘근·골격계 질환93%→97%’ ‘두통·안구피로70.9%→78.8%’ ‘전신 피로95%→100%’ 등으로 뛰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가 1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서비스연맹 회의실에서 ‘대형마트 의무휴업 평일변경 이후 대구시 상권분석 보고서의 오류 및 청주시 노동자 건강영향 변화 연구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조해람 기자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가 1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서비스연맹 회의실에서 ‘대형마트 의무휴업 평일변경 이후 대구시 상권분석 보고서의 오류 및 청주시 노동자 건강영향 변화 연구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조해람 기자



청주 마트노동자들은 실태조사에서 “주말에 가족끼리 어울릴 수 없다” “주말에는 상품 입고가 두 배로 늘어 감당하기 힘들다” “날짜요일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아직도 헷갈린다.” 등 의견을 냈다. 의무휴업일 변경 과정에서 마트노동자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불만도 컸다. 마트노동자는 “우리도 가족이 있고 개인 생활이 있는데 그런 부분에 대한 존중이 하나도 없어서 자괴감을 많이 느꼈다”고 했다.

연구진은 “노동자들이 주말에 제대로 쉬는 것은 기업에도 이익”이라며 “노동자들의 건강에 악영향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의무휴업일 평일 변경 확대 추세를 저지하고, 이미 평일로 바뀐 곳도 일요일로 변경 및 확대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정부와 경제계 등이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변경의 근거로 드는 ‘대구광역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평일전환 6개월 효과 분석 보고서’가 잘못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해 2월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바꾼 대구시는 의무휴업일 변경 후 6개월 동안 슈퍼마켓·음식점 등 주요 소매업 매출이 19.8% 올랐다고 발표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이 전통시장의 매출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날 발제자로 참석한 유병국 인천대 무역학부 교수는 ‘대구시가 의무휴업일 변경 후 폐업한 중소소매업체를 빼고 매출을 분석해 착시가 생겼다’고 주장했다. 상가정보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대구시 중소소매업체 점포들의 1년간 영업 유지율은 의무휴업일 변경 전 86.2%에서 변경 후 20.0%로 떨어졌다고 유 교수는 지적했다. 유 교수는 “폐업한 업체를 빼고 매출을 분석해 ‘매출이 올랐다’고 홍보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특히 대형마트와 상품이 겹치는 종합소매점, 음·식료품 판매점 등은 유지율이 더 떨어졌다. 유 교수는 “현 상태에서 의무휴업일 평일 변경은 중소소매업 유지 실패는 물론 지역상권 내 업종간 불균등성을 더 심화시킬 것”이라며 “유통산업의 상생발전을 도모하는 유통산업법의 근본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했다.

조해람 기자 lenn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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