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운전 무서운 택시기사들…새해에도 폭언·만취 승객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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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불성 손님 요금시비 등 행패
경찰 불러도 처벌 못해 속앓이만 기사 절반 3개월에 한 번씩 봉변 64%, 억울해도 그냥 참고 넘어가 “승차거부 우려 안 태우기 힘들어 직업이 이러니 어쩔 수 없어” 한숨 “요즘 일을 안 나오고 싶을 정도예요.” 5년 전 퇴직한 뒤로 ‘핸들밥’을 먹고 있다는 택시기사 채건석65씨는 며칠 전 취객을 태웠다가 봉변을 당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강동구 천호동으로 가는 길이었는데, 술에 취해 인사불성이 된 손님이 채씨가 요금을 더 받으려고 일부러 돌아서 간다며 행패를 부린 것이다. 채씨는 “내비게이션 따라가는 거라고 설명해도 욕을 멈추지 않았다”며 “도저히 참기 힘들어 파출소로 데려갔더니 경찰은 참으라는 식으로 말할 뿐이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파출소까지 나온 요금은 받지 못했다. 채씨는 “그 요금 받으려면 소송을 제기해야 하는데 어떤 기사가 그렇게까지 할 여력이 있겠냐”고 했다.
18일 취재진이 만난 택시기사들은 만취해 난동을 부리는 손님을 만나도 ‘속수무책’이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37년째 택시를 몰고 있는 박원섭 서울개인택시평의회장은 “택시기사들은 ‘내 직업이 이러니 어쩔 수 없구나’하고 소주 한 잔 먹고 말 수밖에 없다”고 한탄했다. 박 회장은 “술집도 만취한 사람은 안 받는 것처럼 택시기사도 취객을 기피하는 건 당연하지만, 안 태우면 자칫 승차거부로 신고당해 경위서를 써야 하는 처지”라고 했다. 취객을 피하려고 야간 운행을 기피하는 택시기사들도 적잖다. 이날 영등포구 한 LPG 충전소에서 만난 택시기사 박모66씨는 “취객 상대가 지긋지긋해서 밤에 운행을 안 한다”며 “38년 운행을 하며 차에 소변을 보겠다는 손님도 봤다”며 손사래를 쳤다. 박씨는 “‘저녁에는 넥타이 맨 사람만 태워라’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한국노총 중앙연구원이 2020년 발표한 ‘택시노동자 노동환경 실태 및 개선방안 연구’를 보면, 조사에 응한 택시기사 518명의 절반 가까이48.2%가 3개월에 최소 1회 이상 승객으로부터 폭언·욕설·협박을 경험한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64.4%가 승객으로부터 폭언·욕설·협박을 듣고도 참고 넘어간다고 답했다. 고소 등 법적으로 대응했다고 응답한 이는 0.8%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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