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카눈 우럭 피난처 뒤집어놨나…15만 마리 폐사체 둥둥 [이슈추적] > 사회기사 | society

경남 남해안 가두리 양식장에서 최근 물고기가 잇따라 폐사해 양식 어가에 비상이 걸렸다. 수산당국은 고수온을 원인으로 의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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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우럭’ 15만 마리 폐사 추정
20일 경남 통영시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통영에서 양식어류 폐사 민원이 30여건 접수됐다. 주로 욕지면 욕지도와 산양읍 풍화리에서 발생하고 있다. 폐사 어종은 태반이 조피볼락우럭이라고 한다.

통영시는 정확한 피해 현황을 집계하진 못했지만, 민원 내용을 토대로 폐사량을 60t으로 보고 있다. 우럭 성어350g~400g 이상 기준, 15만~17만 마리에 이른다. 통영과 인접한 거제시 동부ㆍ둔덕면에서도 비슷한 민원이 7건 접수됐다.

통영시 관계자는 “지난 15일부터 폐사한 우럭이 떠오르기 시작해 16~18일 많은 민원이 접수됐다”며 “고수온 때문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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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물 좋아하는 우럭…“고수온 폐사 의심”
통영시·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우럭은 찬물을 좋아하는 어종이다. 적정 수온은 12~21도로, 7~26도까지도 서식할 수 있지만 27도에 이르면 움직임이 느려지면서 죽기 시작한다.

통영 욕지도 일대와 가까운 연화도·두미도 관측지점 수온표층은 지난달 말부터 오후 3시 기준 27~28도를 오르내리고 있다. 산양읍 풍화리 관측지점 수온표층도 지난 9일부터 26도를 넘어섰다. 앞서 지난달 28일부터 통영·거제를 포함한 경남 남해안 연안은 고수온 주의보가 발령된 상태다. 고수온 주의보는 수온이 28도에 도달하거나 예상할 때 발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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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속은 시원해 버텼는데”…태풍 ‘카눈’이 뒤집어
우럭 폐사 현상은 지난 10일 태풍 ‘카눈’이 한반도에 상륙하기 전까진 발생하진 않았다. 우럭은 수온이 높은 바다 표층수심 1~3m이 아닌 중·저층4~8m에서 서식하며 고수온을 피했기 때문이다. 양식장이 있는 바다의 중층 수온은 태풍 전까지 20~22도를 유지해왔다고 한다. 중층 수온도 측정하는 통영 산양읍 풍화리는 고수온 주의보가 발령된 지난달 28일부터 이번 달 7일까지 18~21도를 기록했다.

수산당국은 태풍 ‘카눈’ 관통하면서 바닷속 수온에 변화가 발생, 우럭 폐사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태풍으로 많은 비가 내리면서 바다 표층 수온이 잠시 떨어지긴 했지만, 그 전후로 밀려든 파도 때문에 표층과 중·저층 바닷물이 섞여 수온이 갑자기 올랐단 설명이다. 게다가 태풍 이후에도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높은 수온이 유지됐다. 통영 풍화 관측 지점은 태풍 전날인 9일부터 중층 수온이 26~27도를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국립수산과학원 남동해수산연구소 관계자는 “우럭이 25~26도까지는 버티는데, 서서히 온도가 올랐다면 이 정도로 폐사하진 않았을 것"이라며 "갑자기 5~6도씩 오르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이렇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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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식어류 절반 이상 ‘우럭’
우럭이 계속 폐사하자 관계 당국과 어민은 비상이다. 통영은 115개 양식장에 어류 1억2700마리가 있는데 이 중 약 60%가 우럭이다. 경남 전체 양식장 어류 가운데 절반 이상은 우럭이다. 경남도와 각 시·군, 국립수산과학원 남동해수산연구소는 21일부터 정식으로 고수온 어류 폐사 신고를 접수하고, 정확한 폐사 규모와 원인을 파악할 계획이다.

통영·거제=안대훈 기자 an.dae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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