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리무진인 줄"…서울 도심에 뜬 초미니 마을버스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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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 줄인 초미니 마을버스 타보니
중랑01 노선서 서울 최초 스타리아 마을버스 등장 서울시 마을버스, 코로나 이후 이용객 급감 "재정난으로 인한 경영 효율화 측면 크다" 1월부터 중랑01번 버스로 이용되고 있는 서울시 최초의 스타리아 마을버스. /사진=교통 블로그 Solar Bus 제공 소형 승합차인 스타리아 마을버스가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포착됐다. 앞서 운영 중인 승합차인 마을버스 성북05번 스타렉스에 이어 중랑01 스타리아가 두 번째로 등장한 것. 그간 소형 승합차 마을버스는 탑승 수요가 적은 지방에서 운행됐지만, 천만명이 거주하는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서 목격되자 "신기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서울시 스타리아 마을버스 타보니
스타리아는 현대자동차에서 2021년에 출시한 대형 레저용 차량RV으로 최대 15인까지 탑승할 수 있다. 연예인 리무진으로 익숙한 기아의 카니발과 같은 체급이다.
중랑01 노선은 중랑구 중화동종점 정류소에서 동대문구 신이문역 정류소 사이 2km 남짓을 오간다. 자동차 등록 원부에 따르면 해당 차량은 스타리아 중에서 차체가 가장 긴 스타리아 투어러 2022년식 차량으로 올해 1월부터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 해당 노선을 잇던 현대자동차의 뉴 카운티 모델에서 대체됐다. 중랑01번이 지나는 정류소에는 일부러 스타리아 마을버스를 기다렸다가 탑승하는 시민도 있었다. 20대 안모 씨는 "아직 운행한 지 얼마 안 돼서 하차 벨과 안내방송 기기는 따로 없었지만, 일반 시민들은 다들 신기해했다"면서 "기사님이 중랑01 노선은 골목 구간이 많은데, 스타리아로 다니니 차폭이 좁아 편해졌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1월부터 중랑01번 버스로 이용되고 있는 서울시 최초의 스타리아 마을버스 내부 모습. /사진=독자 제공
버스 몸집 왜 줄었나…승객수 급감에 운수회사 재정난
업계에서는 서울에서 초소형 마을버스가 등장한 원인으로 마을버스 운수회사의 재정난을 꼽는다. 한 관계자는 "탑승 수요가 많지 않은 노선이 운영 비용을 최대한 절약하기 위해 버스의 몸집을 줄이게 됐다"고 진단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일평균 마을버스 이용객은 2016년 하루 120만명에서 2017년 110만명대로 떨어졌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작된 2020년에는 85만1000명으로 전년 117만명 대비 31% 급감했다. 엔데믹에도 마을버스 이용객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아 2021년과 2022년 모두 80만명대를 기록했다. 운수회사의 적자를 막기 위해 서울시는 하루 23만원 한도 내에서 적자분의 85%를 지원해왔다. 2022년에만 509억원의 재정지원액을 쏟아부었다. 그럼에도 재정상황은 나아지지 않아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는 한편 요금도 900원에서 1200원으로 인상했다. 도로 위에서 포착된 스타리아 마을버스의 모습. /사진=교통 블로그 경성여객 제공
전국 마을버스 소형화 추세…"인구 감소·이동 영향 커"
문제는 수요가 감소하고,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해서 운수회사 마음대로 노선을 없앨 순 없다는 점이다. 마을버스 운영은 민간이 하지만, 시민 이동 편리성이라는 공공재적 성격을 띠기에 기존에 허가받은 노선을 의무적으로 운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적자로 마을버스 폐선을 검토할 경우 관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스타리아는 차량 교체만으로도 운수회사가 최대 50% 가까운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고 평가받는 모델이다. 마을버스로 주로 사용되는 뉴 카운티는 버스 전용 모델이라면, 스타리아는 일반 개인용 차로도 쓰이는 승합차로 중고차 가격에도 차이가 있다. 뉴 카운티는 주행거리에 따라 6000만~8000만원대에 중고차 거래 플랫폼에 매물로 나와 있는 반면, 같은 연식의 스타리아는 400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전문가들도 전국적으로 버스는 계속 작아지는 추세이며, 앞으로도 이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연 한국교통안전공단 교수는 "운수 회사가 버스를 운영할 때 인건비 다음으로 많이 드는 비용이 차량 교체 비용과 사고 처리 비용"이라며 "이 경우 운용하는 차량의 물리적 크기가 작을수록 보험료 등 소요되는 비용이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인구감소 등으로 마을버스의 수요가 감소하자 운수회사가 허리띠를 졸라매서라도 노선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동 인구가 적은 농어촌 지역은 기존에 있던 버스 노선을 아예 폐선하고 지자체에서 100원 택시, 희망택시 등 대체 교통수단을 도입하는 상황"이라며 "2025년에는 우리나라가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할 전망인데다 서울은 타시도로 전출하는 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에 경영 효율화 측면에서 앞으로 초소형 마을버스가 더 많이 등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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