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올 백이 대통령기록물이라니…"직무 수행과 무슨 상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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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이 김건희 여사가 받은 명품 가방을 “대통령 부부에게 접수되는 선물”로 규정하고, “관련 규정에 따라 보관”하고 있다는 취지로 설명한 데 대해 관련 규정을 억지로 끼워맞춘 궤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 여사 명품 가방 수수 보도 뒤 침묵하던 대통령실은 지난 19일 “대통령 부부에게 접수되는 선물은 대통령 개인이 수취하는 게 아니라 관련 규정에 따라 국가에 귀속돼 관리, 보관된다”고 기자들에게 설명했다. 김 여사가 받은 명품 가방은 ‘대통령 선물’이고, 관련 규정에 따라 처리했으므로 문제가 없다는 취지다. 관련 규정이 대통령기록물법이냐는 질문에 묵묵부답 ‘대통령 선물’에 관한 유일한 규정은 대통령기록물법에 있다. 법 제2조는 대통령 직무수행과 관련하여 받은 선물로서 국가적 보존 가치가 있는 선물 및 공직자윤리법 제15조에 따른 선물을 ‘대통령기록물’로 간주한다. 같은 법 시행령은 대통령기록물로 간주된 대통령 선물의 경우 등록정보를 생산해 관리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명품 가방이 국가적 보존 가치가 있는 선물은 아니기 때문에 대통령실 설명대로 ‘대통령 선물’로 간주되려면 공직자윤리법 제15조에 따른 선물에 해당해야 한다. 공직자윤리법 제15조는 공무원이 외국으로부터 선물을 받거나 직무와 관련해 외국인에게 선물을 받으면 소속 기관·단체의 장에게 신고하고 그 선물을 인도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가족이 받은 경우도 동일하다. 인사혁신처 설명 자료를 보면, 해당 조항은 ‘공직자 선물 수수 금지의 예외’ 조항이다. 공직자는 어떤 선물도 수수할 수 없는데 외교 및 국제 관례상 외국외국인으로부터 받는 선물은 거절하기 어려우므로 직무와 관련하여 공직자 또는 공직자 가족이 선물을 받은 경우 이를 신고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최재영 목사가 미국 시민권자라 해도, 그에게서 받은 명품 가방을 공직자윤리법이 규정한 ‘외교 관례상 어쩔 수 없이 수수한 선물’로 간주하는 건 무리한 해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장동엽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선임간사는 22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대통령기록물법에 배치되는 내용을 입장이라고 내놓은 건 부적절하다”며 “만약 ‘대통령 선물’이라면 김 여사가 받은 금품이 대통령의 직무수행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대통령기록물법 시행령에 따라 등록정보를 생산해 관리하고 있는지 등을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고 했다. 이날 대통령실은 ‘관련 규정이 대통령기록물법을 뜻하는 것이냐’ 등을 묻는 한겨레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앞서 지난해 11월27일 서울의소리는 김 여사가 최 목사로부터 명품 가방을 받는 모습 등을 촬영한 영상을 보도했고, 이후 김 여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및 함정 취재 논란 등이 일었다. 이후 대통령실은 계속해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윤연정 기자 yj2gaze@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실세 김건희 각인시킨 ‘디올백 충돌’ ‘북극한파’ 체감 영하 28도 이미 찍었다…이틀 더 견뎌야 해요 디올 백이 ‘대통령기록물’이라니…“직무 수행과 무슨 상관인가” 체감 -20도 살 에는 추위에도…가슴 에는 유족들의 1만5900배 어른들 이혼에 자녀 생존 위협받는 나라…‘양육비 이행 법안’은 국회서 잠 잔다 ‘마이웨이’ 못박은 한동훈…여권, 파국이냐 봉합이냐 혼돈 ‘저강도 전투’ 약속 어긴 이스라엘…칸유니스서 50여명 사망 삼성 반도체 공장 ‘태아산재’도 인정될까?…“간접 증거는 확인” 내 안의 ‘지름신’ 직시하는 순간, 저축은 시작됐다 ‘태양전지 미작동’ 일본 달 착륙선 160분 만에 꺼져…“60점짜리 성과” 한겨레> ▶▶한겨레의 벗이 되어주세요 [후원하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기획] 누구나 한번은 1인가구가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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