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KTG 사외이사들, 부부동반 외유 1000만원씩 회삿돈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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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일정처럼 보이게 ‘허위 출장’
현지 직원이 쇼핑 등 ‘황제의전’ 세계 5위, 국내 1위 담배 업체 KTamp;G가 매년 회삿돈 수천만 원을 들여 사외이사들에게 외유성 외국 여행을 보내준 것으로 확인됐다. 사외이사들은 ‘해외 연수’나 ‘해외 사업장 시찰’ 같은 명목으로 출장을 가서 미국·유럽 등 주요 관광지를 여행했다. KTamp;G는 사외이사들에게 비즈니스 클래스 왕복 항공권과 고급 호텔 숙박료를 지원하고, 별도로 식대·교통비 등 명목으로 하루 500달러약 67만원씩 현금으로 지급했다. 해외 출장에 배우자를 데려가기도 한 사외이사도 있었다. 국세청 간부 출신의 전前 KTamp;G 사외이사가 2014년 부인과 함께 자회사인 KGC인삼공사의 미국 법인으로 출장을 가서 업무보고를 받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내부 문건./김지섭 기자 그래픽=박상훈 과거 KTamp;G의 한 사외이사가 터키로 해외 출장을 갔을 때 차량과 가이드로 의전받은 것을 보여주는 문건. 마지막에 이사님께 직접 추가 금액 요청 등을 지양하기 위해 상기 2535유로는 추가비용 발생 등을 포함 사후 지출 예정입니다라는 문구가 보인다./김지섭 기자 실제로 사외이사 A씨가 일주일간 다녀온 튀르키예 출장 일정을 보면, 이스탄불 도착 다음 날 오전 9시부터 낮 12시 30분까지 3시간 30분간 업무 보고를 받고 이스탄불 시내 담배 시장을 둘러본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일정은 모두 아야소피아 성당, 부육아다섬 등 관광지 방문이었다. 사외이사 중에는 업무 일정을 한 건도 잡지 않고, 일주일 내내 그리스·이탈리아·이집트 등에서 유람선 여행을 한 사람도 있었다. 사외이사들은 여행사 패키지 상품을 이용하거나 현지에서 KTamp;G 직원들의 의전을 받으며 관광을 다녔다. KTamp;G 사외이사가 해외 출장을 가면서 배우자까지 동행시킨 것을 보여주는 회사 내부 문건. KTamp;G 직원들이 사외이사와 사외이사의 배우자 여권까지 받아서 여행 수속을 밟아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외이사 부부가 터키와 그리스 테살로니키 등을 방문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김지섭 기자 일부 사외이사는 배우자와 함께 여행사 패키지 상품으로 갈 수 있도록 준비해달라는 요구를 하기도 했다. KTamp;G 관계자는 “사외이사가 본인과 배우자 여권 등을 보내주면 KTamp;G 직원이 여행 관련 모든 절차를 밟아줬다”고 했다. 패키지 여행을 신청하지 않은 사외이사는 현지 직원들의 의전을 받았다. 지난 2014년 KGC인삼공사 미국 법인에 다녀온 사외이사 B씨는 아내와 함께 현지 법인 사무실에서 업무 보고를 받기도 했다. 현지 직원들은 B씨 부부를 태우고 관광 가이드 역할을 하고, 함께 쇼핑을 다녔다. 본지가 입수한 내부 자료에 따르면 당시 B씨 부부 의전을 맡았던 인삼공사 직원은 동료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OO씨는 종일 운전하고, 나는 사모님·이사님 옆에 찰싹 붙어서 찍사를 했다”고 했다. 사외이사들은 배우자의 왕복 항공료를 자비로 부담했지만, 공적 출장을 부부 동반으로 다녀온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과거 KTamp;G 사외이사가 해외연수 명목으로 떠난 현지 일정표 일부. 전부 관광 일정으로 채워져 있다./김지섭 기자 ◇“현지 직원이 법인 카드로 식사와 교통비 결제”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해외에서 KTamp;G 직원이 사외이사의 식사비, 교통비 등을 법인 카드로 대신 결제해주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주재원이나 KTamp;G 전략실 직원 1~2명이 동행하며 법인 카드로 많이 결제해주기 때문에 사외이사들이 매일 지급되는 현금 경비 500달러를 거의 쓰지 않고 대부분 모아서 돌아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직 사외이사 2명은 해외 출장에 대한 설명을 요청하는 본지 연락에 “회사의 커뮤니케이션팀에 문의해 달라”고 밝혔다. KTamp;G 측은 사외이사의 해외 출장 문제에 대해 “회사는 사외이사에게 규정에 따라 관련 업무 수행을 지원하고 있다”며 “해외 생산 시설 방문, 해외시장 고찰 및 사업 현황 파악 등 업무상 필요한 경우 연 1회, 7일 내외로 출장을 다녀왔으며, 회당 비용은 항공료를 제외하고 1인 평균 680만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일러스트=김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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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닷컴 바로가기] [ 조선일보 구독신청하기] 김지섭 기자 oasis@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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