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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러갔다 죽었다는 말 가슴아파…공황증세로 가방엔 늘 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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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00회 작성일 23-10-24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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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핼러윈 참사 1년-中 트라우마에 갇힌 사람들

“딸 마지막 문자 저장해두고 봐”

“마음둘 곳은 같은 처지 유족뿐”

“책임지겠단 사람 아무도 없어

그런 비극 반복되지 않으려면

전국적 안전 매뉴얼 만들어야”


지난해 10월 29일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딸 정주희 씨를 잃은 정해문63 씨는 딸이 기르던 강아지 ‘모이’를 보며 딸을 떠올린다. 주희 씨가 태어났을 때부터 지금까지의 모든 자료를 휴대폰에 넣어 딸이 그리울 때마다 열어 본다는 그는 이태원에 간 딸에게 ‘연락이 안 된다’고 2022년 10월 30일 오전 12시 52분에 보냈던 마지막 문자도 보관하고 있었다.

당시 정 씨는 딸에게 “둘째 딸 전화 안 되네. 빨리 통화하자고. 이태원에 있는지 궁금하네” “아빠가 이태원 가는 중”이라는 마지막 메시지를 보냈다. 이태원 참사 1주기를 앞둔 지난 20일 만난 정 씨는 “1년이 지났는데도 주희가 그냥 주위에 있는 것 같아요. 당연히 있던 자리에 없으면 이상하고…”라며 허공을 바라봤다.

21살 딸 진세은 씨를 잃은 진정호50 씨도 딸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다 결국 눈물을 흘렸다. “11월 27일이 생일인 세은이는 1년 내내 본인 생일을 기준으로 사는 아이였어요. 지금쯤이면 ‘생일날 이것 하자’ ‘선물로 이거 받고 싶다’ 그렇게 조잘대지 않았을까 생각하죠. 정보기술IT 관련 공부를 했으니까 ‘올해 실습이나 인턴을 할 수도 있었겠네’ 그런 생각도 들고요.”

세은 씨는 참사 당일 병원으로 옮겨져 4번의 수술을 받았지만, 결국 11월 1일 세상을 떠났다. 진 씨는 “29일은 유가족들과 함께 보내도 11월 1일은 가족들끼리 보내야 하는데 벌써 걱정이 된다”며 “너무 마음이 아플 것 같다”고 말했다.

참사 유가족들은 여전히 가족을 잃은 슬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1년이 지난 지금도 우울감과 불면, 공황 증세에 시달리고 있다. 진정호 씨와 그의 가족은 아직도 심리 상담을 받고 있다. 진 씨는 “처음에는 세은이에게 죄짓는 것 같아서 밥도 못 먹었어요. 그런데 다른 유가족들과 만나서 처음으로 제대로 밥을 먹었죠. 여기서는 농담도 할 수 있고, 보고 싶은 아이들 얘기하며 같이 울 수도 있고 웃을 수도 있어요”라고 말했다.

고 김의현 씨의 어머니 김호경58 씨는 갑자기 심장이 뛰거나 머리가 쿵쿵 울리는 증세가 생겼다. 그래서 늘 신경정신과 약을 가방 속에 넣고 다닌다. 주변 사람들과 멀어졌다는 김 씨는 “나는 괜찮은데, 사람들이 내 눈치를 보니까 그게 힘들고 미안해서 어쩔 수 없이 서서히 멀어지게 되더라고요”라고 말했다.

유가족들은 참사 희생자들의 명예 회복을 위해 분향소를 찾는다고 말했다. 진 씨는 “참사가 일어나고 초기에 가장 많이 들었던 얘기가 ‘놀러 가서 죽은 애들’이라는 말이었어요. 맞아요. 우리 아이 놀러 간 것 맞아요. 그런데 놀러 간 사람이 죽어서 돌아오면 안 되는 것 아닌가요”라고 물었다.

그는 “참사 이후 경찰 특별수사본부 수사부터 국회 국정감사까지 쭉 지켜봤지만 제대로 된 수사는 없었다”며 “경찰의 잘못을 경찰이 수사하는 상황을 신뢰할 수 없었고, 국정감사는 여야가 정쟁만 하다 끝이 났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도 정치적으로든 법적으로든 책임지겠다는 사람 한 명 없이 서로 잘못을 떠넘기고 있다”며 “참사 원인을 제대로 밝히고 책임자는 사과해야 하며, 이런 재난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전국적인 안전 매뉴얼도 꼭 만들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조율 기자 joyu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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