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명작가, 한국 여행 뒤 "세계에서 가장 우울한 나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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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맨슨이 한국을 방문한 후 ‘세계에서 가장 우울한 국가를 여행했다’는 영상을 올렸다. 사진 유튜브 캡처 맨슨은 『신경 끄기의 기술』 등 유명 자기계발서를 집필한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구독자 140만명을 보유한 유튜브 크리에이터이기도 하다. 맨슨은 약 24분간 이어지는 영상에서 한국이 경제·문화적으로 전 세계 주목을 받고 있지만 한국인들은 깊은 우울증과 외로움을 앓고 있으며, 이는 한국이 유교 문화의 나쁜 점과 자본주의의 단점을 극대화한 결과라며 안타까워했다. 한국을 방문한 맨슨은 한국인의 불안, 우울증, 자살률이 높아지는 추세를 언급하며 “무엇이 최악의 정신건강 위기 상황을 주도하는 것일까. 얼마나 강력한 사회적 압력이 한국인을 불안과 우울증으로 몰아가는지 알아보러 왔다”고 말했다. 그는 1990년대 유행한 게임 스타크래프트까지 거슬러 올라갔다. K팝, 스포츠, 대기업의 기숙사 문화 등 한국의 각종 산업에 스타크래프트가 시작한 ‘양성 문화’가 뿌리 깊이 박혔고, 경쟁의 일상화가 됐다고 분석했다. 맨슨은 한국에서 15년간 살며 스타크래프트 해설가 활동을 하고 있는 니콜라스 플롯을 만났다. 플롯은 “내가 여기 처음 왔을 때 놀랐던 것 중 하나가 직업윤리였다. 그들은 거의 과로할 뻔했으나 어떠한 말도 하지 않았다”며 “서울 교외의 한 아파트에서 15~16명의 게임 플레이어가 이층 침대를 쓰면서 PC방과 비슷한 환경에서 훈련했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사람이 서로 밀어붙여 점점 나아지게 하는 작은 생태계가 생기면 한국인이 그 환경을 완전히 지배한다”며 “자신이 잘하는 일에 전념하도록 강요한 다음 가능한 많은 성과를 짜내기 위해 사회적 압력, 경쟁을 적용하는 공식은 효과적인 것으로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동시에 나는 그것이 만들어낸 심리적 부진도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스타크래프트의 성공 공식은 K팝, 운동 등 여러 분야에서도 이어졌다고 맨슨은 지적했다. 맨슨은 “K팝스타들은 어린 시절 오디션을 거쳐 모집돼 기숙학교에 보내진다”며 “삼성 같은 대기업도 회사 근처 기숙사, 식당, 병원 등을 마련하고 직원들이 직장을 떠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이어 “자신이 하는 일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한 다음 그들에게서 가능한 많은 것을 얻어내기 위해 강렬한 사회적 압력과 경쟁을 적용한다”며 “이 공식은 효과적인 것으로 입증됐으나 동시에 심리적 낙심을 만들어냈다”고 했다. 한국의 심리학자이자 작가인 이서현씨를 만난 후 맨슨은 ‘인지 왜곡’이란 개념을 소개했다. 이 작가는 “교육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 모든 분야에서 경쟁이 심하다. 한국엔 완벽주의자가 많다. 만약 100점을 맞지 못하면 실패한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라며 “이는 우울증과 연관이 깊다. 항상 실패의 느낌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경쟁을 중요하게 여기게 된 배경에는 6·25전쟁을 비롯한 한국의 역사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쟁 후 한국의 경제 성장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였다”며 “국가를 경제적으로 건설하기 위해 정부는 잔인한 교육 시스템을 만들었고, 그것은 결과적으로 한국 젊은이들에게 엄청난 부담으로 돌아왔다”고 덧붙였다. 맨슨은 ‘인지왜곡’이라는 개념에 대해 설명하며 “가장 흔한 인지 왜곡은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것all or nothing’”이라며 “한국 젊은이는 ‘전부가 아니면 전무’라는 평가를 받는 것 같다. 정신건강 관점에서 이건 좋은 일이 아니다”고 우려했다. 특히 한국이 유교 문화의 나쁜 점과 자본주의의 단점을 극대화한 점이 안타깝다고도 강조했다. 맨슨은 “유교 문화에서는 개인이 없다. 모든 것이 가족 중심으로 이뤄진다. 가족을 위해 더 많이 희생할수록 더 나은 사람이 된다. 당신이 희생할 의지나 능력이 적을수록 더 많은 수치와 심판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교 문화에서는 우울증이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같은 정신 건강 문제를 공감하려고 하지 않고, 오히려 인격의 실패로 판단한다”고 짚었다. 맨슨은 “한국은 슬프게도 유교의 가장 나쁜 부분인 수치심과 판단력을 유지하면서 가장 좋은 부분인 가족 및 사회와 친밀감은 내버려 둔 것 같다”며 “자본주의 최악의 면인 현란한 물질주의와 돈벌이에 대한 노력은 채택하면서 자기표현 능력과 개인주의는 무시했다”고 분석했다. 맨슨은 또 “정신적 웰빙의 가장 큰 부분이 자기 삶의 자율성과 통제성, 즉 내가 어떠한 것을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인데 한국 직장문화에서는 그러기 어렵다”며 개인이 없다 보니 자율성이 떨어지는 것 또한 스트레스를 유발한다고 봤다. 그러면서도 맨슨은 “한국에는 세계에서 보기 드문 회복력이 있다”며 “한국을 강하게 만든 원동력은 눈부신 경제 성장이나 대중 문화의 지배력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문화를 배우면 전쟁과 절망 속에서도 항상 돌파구를 찾아왔다는 것을 알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오늘날 한국의 과제는 바뀌었다. 한국인은 위험한 지평선에서 벗어나 내면의 깊은 곳을 들여다 봐야 한다”며 “그들이 길을 찾을 거라 믿는다”고 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J-Hot] ▶ 80대가 40대 뇌 가졌다…간단한 습관 3가지 기적 ▶ 식스팩 몸짱 "콩팥 망가져"…이렇게 운동하면 역효과 ▶ "왜 우리 애만 모기 물렸냐"…中 뒤집은 쯔한엄마 ▶ "디스크 저절로 낫는다" 척추의 신이 알려준 비밀 ▶ 개그맨 최형만, 목사 됐다…뇌종양·청력 상실 근황 ▶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영혜 han.younghye@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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