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형 총을 들고 환전소에 나타나 4000만 원 넘는 돈을 훔쳐 간 남성이 20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24일 경기 시흥경찰서는 환전소 주인에게 플라스틱 탄알BB탄을 쏠 수 있는 모형 총을 들이밀며 협박해 4000여만 원을 훔쳐 도주한 조선족 남성을 붙잡았다고 밝혔다.
경찰 등에 따르면 23일 오전 10시 50분경 경기 시흥시 정왕동의 한 환전소에 검은 옷과 모자,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30대 중반 남성 A 씨가 들어왔다. A 씨는 잠시 환전을 하러 온 척하더니 강도로 돌변했다. 그는 환전소에서 근무하고 있던 여성 주인에게 모형 총을 들이밀면서 챙겨온 쇼핑백을 건네며 “있는 돈을 여기에 다 담으라”고 협박했다.
이 남성은 도난 방지를 위해 창구에 설치된 대형 유리 가림막을 뛰어넘는 등 대담하게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가 확보한 폐쇄회로CCTV 영상에 따르면 환전소 창구 위에 설치된 약 3m 높이의 도난방지용 가림막도 단숨에 뛰어넘어 주인에게 다가갔다. A 씨는 직접 쇼핑백을 벌리며 주인에게 돈을 담으라고 재촉했다. 모형 총을 든 A 씨가 가까이 오자 겁에 질린 주인은 금고에 들어 있던 현금 약 4000만 원을 모두 건넸다.
다만 주인은 창구 책상 아래에 달린 비상벨을 몰래 눌러 범인은 환전소 인근에서 붙잡혔다. 비상벨 신고를 받은 경비업체가 경찰에 신고했고 범행 20분 만인 이날 오전 11시 10분경 경찰은 환전소 인근에서 도주하고 있던 A 씨를 체포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돈이 필요해서 벌인 일”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특수강도 혐의로 A 씨에 대해 24일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최원영 기자 o0@donga.com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