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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제품 성지, 추억 속으로…"가게 빼고 고향 간다네요" 상인 한숨[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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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71회 작성일 23-11-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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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 용산구 용산전자상가단지 내 나진상가. 대부분 점포가 폐쇄된 상태다. /사진=정진솔 기자
"이곳에서 23년 장사했는데 이제 너무 휑합니다. 나가는 게 아니라 쫓겨나는 겁니다." 컴퓨터 도매업 사장 A씨

20일 오후 찾아간 국내 최대 규모의 서울 용산구 용산전자상가. 상가 앞 거리에는 오가는 사람이 없었고, 대다수 점포 출입문에는 녹이 슨 자물쇠가 걸려 있었다.

PC방, 스타크래프트 등 2000년대 인터넷 게임 인기와 함께 떠오른 용산전자상가가 올해 말로 사라진다. 일부 상인은 내년 8월까지 임차 계약이 남았지만 이미 3분의 2 이상의 점포가 폐점한 상태다.

과거 용산전자상가는 이른바 전자제품 마니아의 성지였다. 전자랜드, 원효상가, 나진상가 등 단지 내 상가 건물만 22개 동이다. 상가 별 점포 수는 수천개에 달한다. 전자제품을 좋아하는 이들은 상가에서 조립품을 사거나 전자제품 관련 정보를 공유했다. 그러나 이제 모두 옛일이 됐다.

이날 나진상가 17동 2층에는 100개 점포 중 3개만 영업 중이었다. 취재하는 동안 물건을 사거나 구경하는 손님은 단 한명도 볼 수 없었다. 나진상가는 총 10개 건물, 수천개의 점포로 이뤄진 용산전자상가 내 가장 큰 규모의 상가다.

용산전자상가를 오래 지켜온 상인들은 하나같이 아쉬운 마음을 내비쳤다. 이곳에서 23년 동안 컴퓨터 도매업을 운영한 A씨는 "도매로 장사하기 때문에 큰 공간이 필요했다"며 "보상금은 필요 없고 건물 철거 전까지 최대한 오래 있고 싶다. 떠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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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 용산구 용산전자상가의 나진상가 17, 18동과 19동이 연결되는 통로. 뜯긴 천장과 벤치가 그대로 방치돼 있다. /사진=정진솔 기자

컴퓨터 조립 부품을 판매하는 사장 B씨는 손님이 없는 탓에 귀에 이어폰을 꽂고 있었다. B씨는 "가게 빼고 고향으로 간다는 사람도 있다"며 "그저 나가라는 식인데 우리가 받는 건 없다. 이 자리에서 오래 하고 싶은데 어쩔 수 없게 됐다"고 했다.

조명 가게에서 일하는 조형진씨34는 "오프라인보단 온라인 거래가 더 활발해지니 가게가 줄어든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있다"며 "소매가 줄어 인건비와 임대료도 안 나온다"고 말했다.

한때 전자제품의 성지였던 곳이 사라진다는 소식에 시민들도 아쉽다는 반응이다. 서울 용산구에 사는 이모씨25는 "용산아이파크몰에 갈 때 한 번씩 상가를 둘러보곤 했는데 사라진다는 소식을 들으니 아쉽다"고 했다.

2000년대 초반 PC방을 운영했던 50대 남성 정모씨는 "용산전자상가는 2000년대 조립 컴퓨터의 메카였다"며 "전자상가에서 조립품을 받아오거나 직접 조립하는 걸 지켜보는 낭만이 있던 장소인데 이제 없어 진다니 컴퓨터 마니아들에겐 아쉬운 소식"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나진상가를 비롯한 용산전자상가 일대를 국제업무지구와 연계해 용산전자상가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구체적으로 재개발 계획이 수립된 것은 아니지만 이른 시일 내 관련 계획이 세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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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솔 기자 pinetree@mt.co.kr 김지성 기자 so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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