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한 상태로 벤츠 차량을 몰다가 오토바이를 치어 운전자를 숨지게 한 20대 여성 A씨가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4.2.5/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송상현 박혜연 기자 = "대화를 해보려고 했는데 멍하니 강아지를 안은 채로 눈만 끔뻑끔뻑했어요. 상황 인지 자체가 안되는 거 같았죠. 술이 아니라 약을 했다고 생각했어요."
지난 3일 새벽 만취 상태로 차를 몰다가 사망 사고를 낸 20대 여성을 사고 현장에서 만난 30대 배모씨의 목격담 중 일부다. 배씨는 사고 직후 119에 전화를 건 신고자기도 하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호텔 주차요원으로 새벽 근무를 하고 있던 배씨는 도로 쪽에서 갑자기 큰 소리가 나자 놀라서 뛰쳐나갔다. 배씨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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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의 통화에서 "일반적으로 교통사고가 났을 때 나는 쾅 소리가 아니라 끼익하고 끌리는 소리가 났다"고 설명했다.
배씨는 사고 현장에서 오토바이 운전자 A씨가 벤츠 차량에 부딪혀 100미터가량을 끌려간 후 깔린 모습을 목격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피의자 20대 안모씨여는 같은 차선을 서행하던 오토바이 운전자 A씨를 그대로 뒤에서 들이받고 계속 주행하다 멈췄다.
배씨는 "머리에서 피가 양동이만큼 나오는 상황이어서 차마 손을 댈 수가 없었다"며 기억을 떠올리기 힘든 듯 깊은 한숨을 쉬기도 했다.
배씨는 구급대원들이 도착해 심폐소생술 후 A씨를 구급차에 실어 가는 모습까지 목격한 후 안씨의 상태도 살폈다. 배씨는 안씨에 대해 "20대 초중반처럼 보였는데 상황 파악을 전혀 못 하는 것처럼 보였다"며 "사람이 아무리 경황이 없어도 그렇지 그냥 멍하니 강아지 안은 채로 눈만 끔벅끔벅하더라"고 황당해했다.
이어 "다른 형주차요원과 함께 그 여자분하고 대화를 해봤는데 술을 먹었다기보단 약을 한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상황 인지 자체가 안되는 것 같다"고 재차 강조했다.
피의자 안씨는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 경찰 호송차를 타고 하얀 캡 모자에 마스크를 쓰고 수갑을 찬 채로 법원 앞에 나타난 안씨는 "구호 조치를 안 했는데 돌아가신 피해자에게 할 말 없냐"는 취재진 질문에 "죄송하다"고 답했다. 또 "들이받은 걸 알고 있었냐"고 묻자 "몰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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