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잣집 딸이라고요?" 그 양심 여고생, 덕질비 한 푼씩 모으던 소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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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 여고생’ 양은서17양 조선닷컴 인터뷰
지난 19일 경남도민체전 여자부 볼링에서 금메달을 딴 금남고등학교 1학년 양은서양. 왼쪽, 오른쪽은 경찰에 갖다준 현금 / 독자제공 지난 2월 27일 경남 하동군에서 밤길에 떨어진 현금 122만원을 고스란히 주인에게 돌려줘 화제가 된 금남고등학교 1학년 양은서17양은 25일 조선닷컴 통화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은서양에게 사건 당일밤 여고생에겐 거액인 현금을 주워놓고, 그길로 5분동안 걸어 경찰서에 갖다준 이유를 물었다. ‘부잣집 딸이냐’고. 은서양의 대답은 이랬다. “저 사실 돈을 모으고 있었어요. 목표는 100만원. 제가 아이돌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팬이거든요. 멤버들 포토카드와 각종 굿즈를 사고 싶지만, 저희 집 형편에 대학생 오빠 2명 뒷바라지하며 사시는 어머니에게 선뜻 용돈을 달란 말이 나오지 않아서, 꼭 필요한 지출이 있을 때마다 받은 돈의 우수리를 조금씩 모으고 있었어요.” 그런데 때마침, 눈앞에 122만원 현금 뭉치가 떡하니 펼쳐져 있었던 것이다. ‘꿈이냐 생시냐’. 당시 상황이 믿기지 않았던 은서양은 곧바로 돈을 주울 생각도 못 한 채 몇 초간 돈만 바라봤다. 이내 친한 언니에게 영상통화를 걸어 “어떡해야 하느냐”고 묻기도 했다. 은서양은 짧은 고민 끝에 ‘내 돈도 아닌데 경찰에 갖다 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돈을 주섬주섬 주웠다고 했다. ‘사람에겐 양심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그는 말했다. 은서양은 현금 122만원을 손에 꼭 쥔 채 습득 장소에서 도보 5분 거리 하동경찰서에 찾아갔다. 길거리에서 현금 뭉치를 들고 다니는 자신을 힐끗힐끗 쳐다보는게 느껴졌다. 은서양은 “돈을 가방에 넣는 모습을 누가 보면 내가 가지려 했다는 오해를 받을까봐”라고 했다. 지난 2월 경남 하동군에서 길에 떨어진 현금을 줍고 있는 여고생. / 경찰청 이틀 뒤 경찰로부터 분실자를 찾았다는 연락을 받았다. 현금 주인은 하동군에서 국밥집을 운영하던 60대 하창실씨였다. 하씨는 장사로 모은 돈을 보험 통장으로 바꿔 넣기 위해 현금을 인출해 가게로 돌아오던 중 목돈을 잃어버린 것이었다. 주머니에서 흘린 탓에 경찰이 오기전까지는 돈을 잃어버린 줄도 모르고 있었다고 한다. 지난 2월 경남 하동군에서 한 남성이 자전거를 타고 가다 현금 뭉치를 떨어뜨리는 장면./ 경찰청 은서양의 이 같은 사연은 최근 경찰청 유튜브에 소개되며 화제가 됐다. 그는 “두달 전 일이어서 잊고 있었는데 갑자기 기사가 나와서 당황했다”며 “학교 선생님들이 ‘모든 사람들이 너를 칭찬해주고 너를 응원해주고 예쁜 말들을 해준다’고 칭찬해주셔서 뿌듯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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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닷컴 바로가기] [ 조선일보 구독신청하기] 최혜승 기자 hsc@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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