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해상 어선 침몰 사고 현장에서 구조된 인도네시아 국적 선원 A씨23·왼쪽가 28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성산항에 도착한 직후 마중나와 있던 친구의 어깨에 기대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2024.1.28./뉴스1 ⓒ News1 오미란 기자
서귀포=뉴스1 오미란 기자 = 제주 서귀포 해상에 침몰한 옥돔잡이 어선4.11톤·성산 선적·승선원 3명은 순간적인 너울성 파도에 재차 휩쓸리면서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어선에 타고 있었던 인도네시아 국적 선원 A씨23는 28일 오전 2시30분쯤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항에 도착한 직후 진행된 해경 조사에서 이 같은 취지로 진술했다.
해경에 따르면 A씨는 "조업을 마치고 복귀하던 중 너울을 맞아 배 앞부분에 부분에 사고가 났는데, 이후 배가 침수되면서 엔진이 멈췄고 기울어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A씨는 이어 "당시 선장 B씨60는 조타실에 있었는데 너울이 덮친 뒤 모습을 볼 수 없었다"며 "저와 동료 선원 C씨25·인도네시아는 배를 붙잡고 버티고 있었는데 한 번 더 너울이 덮쳤고 이후에는 C씨도 보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서귀포 해상 어선 침몰 사고 현장에서 구조된 인도네시아 국적 선원 A씨23가 28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성산항에 도착한 직후 119구급차로 옮겨지고 있다.2024.1.28./뉴스1 ⓒ News1 오미란 기자
사고 어선의 조난신고가 제주해상관제센터에 접수된 시각은 27일 오후 9시53분으로, A씨는 구명조끼를 입지 않은 채 표류하다 30분 뒤인 오후 10시23분쯤 인근을 지나던 어선에 의해 가까스로 구조됐다.
A씨를 구조한 선원 천인찬씨57는 "배에 물이 차서 넘어갈 것 같다는 사고 어선의 무전을 받고 가 보니 사람 1명이 바다 위에서 힘 없이 다리를 들어 보였는데 그게 A씨였다"면서 "응급조치를 받고 얼마 안 있어 기운을 차리더니 사장님, 고맙습니다라고 인사도 했다"고 전했다.
구조 직후 A씨는 저체온증 등을 보였지만 현재는 안정을 되찾고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상태다.
해경은 사고 추정 해점인 서귀포 표선 남동쪽 18.5㎞ 해상에 경비함정 3척과 항공기 2척, 민간선박 3척, 상선 1척 등을 투입해 사고 어선과 실종 상태인 선장 B씨, 인도네시아 국적 선원 C씨의 행방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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