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한 사우나에 전기·수도·가스요금 상승으로 인한 이용료 인상 안내문이 붙어있는 모습. 독자 제공2024.1.28/뉴스1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박지현 수습기자 = 광주 동구에 자리한 4층짜리 대중목욕탕 건물은 폐업 뒤 최근 빵과 커피, 스파게티 등을 먹을 수 있는 베이커리카페로 새단장했다. 20여년 넘게 그 자리에서 영업을 해왔지만 더이상 늘어나는 적자를 감당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광주 북구의 한 사우나는 전기·수도·가스요금 상승으로 인한 이용료 인상 안내문을 내걸었다. 사우나 이용료는 어른 기준 6500원에서 7500원으로, 어린이는 4000원에서 4500원으로 올렸다.
연료비 부담에 따른 목욕료 인상, 이에 따른 이용객 감소로 대중목욕탕이 폐업기로에 놓였다.
28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과 한국목욕업중앙회 광주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광주지역 목욕료가 직전년2022년보다 7.8% 올랐다.
이는 10년 간 가장 높은 폭으로 오른 2022년 수치2021년·2022년 대비인 8.2%와 비슷한 수치로 2년 연속 인상폭이 컸다.
지난해 목욕 물가 상승률은 광주 전체 생활물가 상승률의 2배에 달했다. 한국소비자원이 조사한 2023년 12월 기준 광주의 평균 목욕비는 8000원이다.
이처럼 이용료가 크게 오른 데는 전기와 가스 등 연료비 부담이 대폭 커진 것이 주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목욕탕은 매출에서 연료비 부담이 차지하는 비중이 30~50%다. 손님이 없더라도 탕을 따뜻하게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천영태 한국목욕업중앙회 광주시지회장은 "전에는 연료비로 한 달에 600만원이 들었다면 현재는 900만원 가량 내야 한다"며 "이용객도 이전에는 100명 정도 왔다면 지금은 40명도 오지 않아 적자만 쌓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목욕탕에 입욕료 안내가 붙어 있는 모습. 뉴스1 ⓒ
운영비가 치솟자 폐업과 휴업을 택한 업장도 늘고 있다. 광주시 목욕장업 인허가 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한 목욕탕만 11곳에 이른다.
지난해 기준 광주에서 영업 중인 목욕탕은 총 169곳이다. 자치구별로는 동구 18곳, 서구 32곳, 남구 32곳, 북구 57곳, 광산구 30곳이다.
한 목욕탕 업주는 "공공요금은 오르고 이용객이 줄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주거 취약계층과 서민들은 오른 목욕값에 울상을 짓고 있다.
광주지역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목욕요금 인상 안내문과 함께 목욕탕비도 오르네요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 게시자는 "500원도 아니고 1000원이나 올랐다"고 하소연했다.
댓글을 단 다른 시민은 "저희 동네는 이미 8000원이었다"며 "더 오른다면 부담될 것 같다. 이제 사우나도 못가겠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너무 비싸졌다. 그렇지만 가스비 오른 것 보면 목욕탕을 이해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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