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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호떡 가게만 손님 몰려"…고물가에 먹자골목이 된 전통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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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55회 작성일 24-01-09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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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시장 식자재 급등 직격탄
한파 영향, 오이 호박 가격도 뛰어
저렴한 먹거리 위주로 가게 구성 변화

"야채 파는 건 장사가 안되니 맞은편 가게가 전부 음식점으로 바뀌었어. 오늘도 호떡집만 손님이 바글바글해."

갑진년 새해, 첫 번째 주말을 앞둔 지난 5일 오후 4시께 서울 중구 황학동 서울중앙시장에서 만난 정육점 주인 김모씨62가 시장 골목을 내다보며 한숨을 쉬었다. 예전에는 이 시간대면 저녁거리를 준비하기 위한 손님들의 발길이 잦았다. 그러나 식자재 물가가 급등하면서 손님은 뚝 끊겼다.


상인들은 간간이 손님이 나타나면 정리하던 자재를 내려놓고 황급히 가판대 앞으로 뛰어왔다. 가격표를 잠시 살피던 손님이 이내 호떡집으로 발길을 돌리자 상인들도 축 처진 어깨로 가게 안으로 모습을 감췄다. 노점에서 생선을 팔던 한 상인은 미처 팔지 못해 얼음 더미와 뒤섞인 고등어를 보며 고개를 내저었다.


[르포]quot;호떡 가게만 손님 몰려quot;…고물가에 먹자골목이 된 전통시장

지난 5일 오후 4시께 서울중앙시장 골목이 한산하다.[사진=이지은 기자]


고물가와 추위 여파로 식자재 가격이 폭등하면서 전통시장을 찾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뚝 끊기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끝을 맺으면서 상권도 회복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손님이 대거 줄면서 상인들은 다가올 설 대목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시장에서 만난 상인들은 농산물 가격이 지난해 말부터 급등했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시장 골목에서 좌판을 펼쳐놓고 채소를 파는 박모씨68는 "작년 이맘때 한단에 2000원 정도 하던 대파가 4000원대로 올랐다"며 "한 줌도 안 되는 쪽파도 1000원은 줘야 한다"고 말했다.


상회에서 곡식류와 생강 등을 팔고 있는 상인 이모씨70는 "땅콩이 4㎏에 작년엔 2만3000원 하던 게 지금은 2만8000원까지 뛰었다"며 "이전에는 손님들이 에누리를 요구하며 실랑이를 했지만, 요즘은 가격을 듣자마자 물건을 내려놓고 자리를 뜬다"고 혀를 내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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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중앙시장의 한 채소 가게가 가판대에 채소가 쌓여있는 채로 문이 닫혀있다.[사진=이지은 기자]


실제 소비자물가상승지수 통계에서 농산물 물가는 연일 상승 폭을 그리고 있다. 지난달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12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농산물 가격은 15.7% 상승하며 2021년 4월17.7% 이래로 가장 크게 올랐다.


사과, 감귤 등 신선과일 가격이 급등한 데다 한파 영향으로 오이와 호박 등 채소류의 출하량이 감소하면서 물가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대파 1㎏ 가격은 4308원으로 전달4135원 대비 4.18%, 전년 동월3576원에 비해서는 20% 뛰었다. 시금치 100g은 778원으로 한 달 사이 29원3.87% 올랐다. 쌀은 20㎏ 기준 5만6912원으로 지난해5만145원에 비해 13.5% 올랐다.


경기 악화를 체감하는 상인들도 늘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지난달 29일 발표한 12월 전통시장 경기실사지수BSI는 49.7을 기록했다. 이는 팬데믹이 종료되지 않았던 지난해 12월54보다 낮은 수치다. 지수가 100 밑이면 경기가 추후 악화할 것으로 점친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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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서울중앙시장의 한 호떡 가게 앞에 손님들이 모여 호떡을 주문하고 있다.[사진=이지은 기자]


이처럼 식자재 장사가 잘 안 되자 시장 골목은 비교적 저렴한 먹거리 중심의 가게들로 바뀌는 실정이다. 서울중앙시장도 식자재 가게 앞은 한산한 반면 호떡집 앞에는 손님들이 붐비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저녁 식사를 위해 칼국숫집을 찾는 발길이 이어지기도 했다. 젓갈 가게를 운영하는 김모씨70는 "장사가 안되니까 반대편 골목이 죄다 음식점으로 바뀌었다"며 "음식점만 늘어나면 장을 보러오는 손님들이 점점 줄어들 텐데 걱정이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시장 상인회 관계자는 "지난해와 재작년에 걸쳐서 시장 내에 음식점들이 들어섰다"며 "몇몇 음식점들은 저녁이 되면 술을 마시기 위한 손님들이 가게를 찾기 때문에 그나마 장사가 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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