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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버그 올해는 서울 전역에 본격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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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72회 작성일 23-06-25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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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북한산·은평구 일대 대거 출몰…"날고 히치하이킹해 남하 경향"
은평구청엔 방충 민원 폭주…"익충이어서 무차별 방충은 생태계 악영향"

러브버그 올해는 서울 전역에 본격 진출러브버그
[촬영 고미혜]

서울=연합뉴스 최윤선 최원정 기자 = "오늘만 몇 마리를 봤는지… 셀 수도 없어요."

24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한약재를 파는 김모55씨는 한숨부터 내쉬었다. 대화 중에도 러브버그 한 쌍이 가게에 들어오자 김씨는 "저기도 보인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지난해 여름 서울 은평구와 경기 고양시 등 북한산 주변에서 기승을 부린 러브버그가 최근 서울 곳곳에 출몰해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 서울 곳곳 러브버그 출몰…은평구청엔 방충 민원 폭주

이날 서울 종로구의 버스정류장에서는 러브버그 한 쌍이 날아와 버스를 기다리던 여성 승객의 팔뚝에 앉았다.

기척을 느끼고 고개를 돌려본 승객은 기겁해 러브버그를 털어냈다.

인도를 걷다가 갑자기 손을 휘휘 내젓는 이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출몰하는 러브버그에 골치가 아픈 건 상인들도 마찬가지다.

이날 오전 11시께 남대문시장 내 한 카페에는 손님이 들락거릴 때마다 따라 들어온 러브버그가 카페 벽면 곳곳에 앉아있었다.

카페 사장 이모44씨는 "작년 이즈음에는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사흘 전부터 갑자기 많이 보인다"며 "시장 골목을 한 5분 동안 걷다 보면 러브버그 대여섯 쌍은 보는 것 같다"고 전했다.


AKR20230624043800004_02_i.jpg카페 실내 벽면에 붙은 러브버그
[촬영 최원정]

대거 출몰한 러브버그에 방충 민원이 폭주하면서 구청도 바빠졌다.

은평구청의 한 공무원은 "러브버그를 방충해달라는 민원 전화가 매일 빗발치고 있다"며 "주택가와 야산 지역을 중심으로 특별 방충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쏟아지는 민원에 영등포구·성동구 등 일부 지자체는 러브버그의 생태 습성과 방법 등을 소개하는 안내문을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벌레의 습격에 방충용품을 사는 사람도 늘었다.

남대문시장에서 양말 매장을 운영하는 김모38씨는 "러브버그가 너무 많아 자비로 살충등을 샀다. 아침마다 벌레 사체를 치우는 게 일"이라며 "구청 소독차가 시장 골목 구석구석을 소독해주지는 못해 매장에서 벌레가 계속 나오고 있다"고 했다.

관악구에 사는 김석연26씨도 "밤에 창문을 열지 못해 답답하다"며 "창문을 열어야 할 때는 방충망에 살충제를 계속 뿌리지만 러브버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AKR20230624043800004_01_i.jpg차량 안에 들어온 러브버그
[촬영 최윤선]

◇ 북한산 일대서 수도권 전역으로 퍼져

러브버그의 정식 명칭은 파리목 털파리과 붉은등우단털파리다.

주로 중국 남부 지역이나 일본 오키나와 등지에 서식하는데 다른 털파리과 곤충과 마찬가지로 보통 암수가 쌍으로 다녀 러브버그라 불린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서울 은평구와 북한산을 중심으로 대거 나타난 러브버그가 주변 지역으로 서서히 퍼져나간 것으로 본다.

신승관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지난해 서울 은평구·경기 고양시 인근에서 많이 발생한 러브버그가 일부는 날아서, 일부는 차량 또는 지하철에 붙어 히치하이킹 해 멀리 퍼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선재 국립생물자원관 연구관은 "최근 러브버그가 서울 관악구와 경기 부천·과천시, 인천 등에서 목격되는 등 점차 남하하는 경향"이라며 "서울시 민원 접수 현황 등을 모니터링해 러브버그 출몰 지역을 계속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브버그는 생존력이 뛰어나 도심에서도 쉽게 번식하는 것으로 보인다.

신 교수는 "러브버그는 사실 어느 정도의 낙엽만으로도 생존할 수 있기 때문에 도심의 작은 공원이나 하다못해 가로수만 있어도 살아남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2021년 은평구 방충 과정에서 사마귀 등 천적 개체수가 줄어 러브버그 애벌레가 대규모로 성충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러브버그 암컷 한 마리는 보통 300∼500개의 알을 낳는다.


PYH2022070611520001300_P2.jpg지난해 러브버그 출몰에 수요 급증한 방충용품
[연합뉴스 자료사진]

◇ 알고보면 익충…토양 정화·화분 매개 역할

전문가들은 러브버그가 사람에게 직접적인 해를 미치지 않고 오히려 환경 정화에 도움이 되는 익충益蟲이라며 무차별적인 방충 작업이 부작용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박 연구관은 "주로 낙엽이 많이 쌓인 곳에 사는 러브버그 애벌레는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고 성충도 화분꽃가루받이을 매개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 입장에서는 해충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생태계 전반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감안하면 무차별적 방충이 오히려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전방위적 방충보다는 생활공간 주변에 한정해 선택적으로 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신 교수는 "자외선을 좋아하는 러브버그의 특성을 고려해 도심 지역에 자외선을 차단한 가로등을 설치하거나 가정에서는 러브버그가 꼬이는 창문틀 등에 끈끈이를 설치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박 연구관도 "천적이나 미생물을 이용해 러브버그의 개체 수를 조절하는 접근을 권장하고 있다"며 "가정에서는 모기 살충제로 충분히 방충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PYH2022070507230001300_P2.jpg작년 7월 러브버그 대거 발생해 대비해 성북구에서 이뤄진 방충작업
[연합뉴스 자료사진]

ys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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