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갈 곳도 없는 공포의 집…아동학대 가해자 80%가 부모였다 > 사회기사 | society

삽화=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아동학대 가해자 10명 중 8명 이상은 부모인 것으로 조사됐다. 아동학대가 발생한 공간도 주로 가정이었다. 지난해 아동학대로 사망한 아동은 50명으로, 치명적 신체학대 외에 자녀 살해 후 극단적 선택을 한 경우도 많았다.

보건복지부가 31일 발간한 2022년 아동학대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신고된 아동학대는 4만6103건이다. 이는 전년5만3932건 대비 14.5% 줄어든 수치다. 외형상으로는 아동학대 신고건수가 크게 줄었지만 일시적 요인의 영향을 받았다는 게 복지부의 판단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2021년에는 16개월 입양아의 사망 등 중대 아동학대 사건 등으로 아동학대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인식 제고, 코로나19에 따른 가정 내 활동 증가 등 일시적으로 아동학대 신고접수가 급증한 것"이라며 "최근 5년간 신고건수는 여전히 증가추세"라고 설명했다.

연도별 아동학대 신고건수는 △2018년 3만6417건 △2019년 4만1389건 △2020년 4만2251건 △2021년 5만3932건 등이다. 복지부가 일시적 영향이 있었다고 분석한 2021년을 제외할 경우 아동학대 신고건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아동학대 신고건수 중 아동학대 전담공무원 등의 조사를 거쳐 아동학대로 판단된 사례는 2만7971건이다. 학대행위자는 부모가 2만3119건82.7%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학대 장소는 가정 내에서 발생한 사례가 2만2738건81.3%으로 가장 많았다.

학대 피해아동을 가정에서 분리 보호한 사례는 2787건10.0%이다. 재학대 사례는 4475건16.0%을 차지했다. 재학대 비율은 전년대비 1.3%포인트 상승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사례관리와 모니터링을 지속 강화함에 따라 재학대 사례가 보다 적극적으로 발견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동학대로 사망한 아동은 50명이다. 연도별로는 △2018년 28명 △2019년 42명 △2020년 43명 △2021년 40명 등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아동학대로 사망한 아동 50명 중 2세 이하인 경우는 28명56%이다.

사망 유형을 살펴보면 치명적 신체학대로 인한 사망이 17명으로 가장 많았다. 자녀 살해 후 극단적 선택을 한 경우도 14명이다. 화장실 등에서 출생 후 사망한 경우는 5명이다. 감독소홀에 의한 사망 8명 등 치명적 방임에 따른 사례도 나왔다.

조우경 복지부 아동학대대응과장은 "신고 활성화를 위한 신고의무자 범위 확대를 추진하고 재학대 방지를 위해 부모상담·양육기술 교육 등을 제공하는 가정기능회복 지원사업을 지속 확대할 계획"이라며 "주요 위기지표를 활용해 아동의 소재·안전 확인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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