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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오피스텔 불…청년이 맨발로 이웃 깨워 56명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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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70회 작성일 23-06-05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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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식당에서 일하는 박진우씨 “몸이 먼저 움직여”
입주민 56명 무사 대피…화재도 30여분만에 완진

4일 새벽 5시 서울 강서구 공항동 한 오피스텔에서 불이 나자 입주민 박진우씨가 8층부터 10층까지 3개 층을 뛰어다니며 이웃들을 깨우는 모습./독자제공

4일 새벽 5시 서울 강서구 공항동 한 오피스텔에서 불이 나자 입주민 박진우씨가 8층부터 10층까지 3개 층을 뛰어다니며 이웃들을 깨우는 모습./독자제공

“‘설마’하는 생각에 바지만 입고 문을 열었는데, 복도가 시꺼먼 연기로 가득하더라고요. 무섭다는 생각이 들기도 전에 몸이 먼저 움직였습니다.”

지난 4일 오전 5시쯤, 서울 강서구 공항동의 한 오피스텔 8층에서 불이 났다. 8층에 살고 있던 직장인 박진우29씨는 귓전을 때리는 소방벨 소리를 듣고 단잠에서 깼다고 한다. ‘뭔 일인가’ 싶어 회색 트레이닝복 바지만 입고 현관문을 열었던 박씨는 복도를 가득 메운 시꺼먼 연기를 보자마자 맨발인 채로 복도로 뛰쳐나가 이웃집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목이 터져라 “불이야”를 외치며 8~10층까지 3개 층을 뛰어다녔다.

서울 강서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피스텔 화재는 8층에 사는 김모64씨가 피워놓은 모기향이 옆에 있던 가연성 물질에 옮겨 붙으며 발생했다.

4일 새벽 5시쯤 서울 강서구 공항동 오피스텔 화재 당시 입주민들을 깨워 대피시킨 의인 박진우씨./박진우씨 제공

4일 새벽 5시쯤 서울 강서구 공항동 오피스텔 화재 당시 입주민들을 깨워 대피시킨 의인 박진우씨./박진우씨 제공

박씨는 함께 사는 여자친구와 대피하는 대신 이웃집을 돌아다니며 잠을 깨웠다. 119에 신고한 뒤 귀중품을 챙겨 대피할 수도 있었지만, 사람들을 빨리 대피시켜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고 한다. 이날 화재 신고가 접수된 5시2분부터 소방 인력이 도착한 5시9분까지 7분동안 박씨가 깨워 대피시킨 집은 21곳이라고 한다.

경기 하남시의 중식당에서 일하는 박씨는 “평소 불과 가까운 일을 하다 보니 불이 얼마나 위험한지 잘 알고 있었다”고 했다. 불이 난 직후 박씨는 연기가 위층으로 올라간다는 사실을 기억해내 9층과 10층의 주민들도 대피시켰다. 위층으로 올라갈수록 연기가 심해지자 박씨는 발걸음을 돌려 처음 불이 난 호실로 돌아왔다. 벽에 설치된 소화전의 호스를 끌어낼 때쯤 소방관들이 도착해 박씨를 대피시켰다.

강서소방서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입주민 56명은 엉덩이에 2도 화상을 입은 김씨를 제외하고 모두 안전하게 대피했다. 화재도 신고 접수 후 30분가량이 지난 5시33분 완전히 진화됐다. 강서소방서 측은 “박씨가 불이 난 직후 입주민들을 깨워 대피시킨 덕분에 빠른 화재 진압에 큰 도움이 됐다”며 “인명 구조에 크게 기여했다”고 했다.

4일 새벽 5시쯤 서울 강서구 공항동에서 발생한 화재로 오피스텔 내부가 불에 타버린 모습/강서소방서 제공

4일 새벽 5시쯤 서울 강서구 공항동에서 발생한 화재로 오피스텔 내부가 불에 타버린 모습/강서소방서 제공

박씨의 평소 좌우명은 “당연한 일을 하고 칭찬받으려 하지 마라”라고 한다. 박씨는 “무섭다는 생각보다 당연한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며 “이렇게 칭찬받는 것이 부끄럽다”고 했다. 그는 “내가 아닌 그 누구라도 똑같이 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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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준 기자 me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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