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만원 커피 선결제했어요"…찬 강바람 아닌 훈풍 부는 여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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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 촉구 집회에서 시민들이 손피켓을 들고 정권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2024.12.6/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토요일은 노시는 분들이 많은데 지금 다 문 열겠다고 해요."
서울=뉴스1 유수연 기자 =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 모 씨남·52는 "토요일 촛불집회 때 매출이 평소보다 4배가 올랐다"며 이같이 말했다. 직장인이 주 고객인 여의도 상권 특성상 주말엔 손님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10일 오후 여의도 상인들은 촛불집회가 시작된 후 매출이 올랐다고 입을 모았다. 많은 시민이 모이고 선결제 행렬까지 이어지면서 대규모 집회가 지역과 상생하고 있는 셈이다.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50대 여성 박 모 씨는 "근처 식당에서 일하시는 분이 손님이 너무 많아서 쓰러질 것 같다며 약을 사러 오셨다"며 "토요일은 원래 오후 4시까지 근무해야 하는데 9시까지 있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지난주엔 식당도 문을 안 연 곳이 많았는데 이번 주는 다 준비해서 나올 것"이라며 "쉬는 날 나와서 일할 수 있는 건데 대규모 집회는 절대 불편을 끼치는 게 아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다만 이 씨는 "특수긴 특수지만 정치 상황이 만든 특수"라며 "그저 나의 역할에 충실할 뿐"이라고 담담히 전했다. 그는 국회의사당 담벼락을 지키는 고등학교 3학년 여학생에게 줄 따듯한 차를 구매하는 손님에게 "이번 주 안으로 끝내야 한다"고 응원하기도 했다.
인근 상인들이 집회 소음을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선결제하는 경우도 이어지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커피 선결제 500만 원 영수증과 함께 사용 방법을 공유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여의도 식당에서 김밥 50줄과 만두 50판을 선결제한 최 모 씨여·36는 "주변 상인 분들은 조금 바빠지시겠지만, 혹시라도 생길 수 있는 집회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줄이고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며 "사장님께서 집회에 참여했던 시민들에게 나눠드리는 등 적극적으로 배포에 동참해 주셨다"고 말했다.
A 씨여·25는 "어머님께서 집회에 가면 뭐라도 하나 사서 들어가야 주변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주셨다"며 "주변 상권에도 도움이 되면서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이 밥이라도 잘 먹고 돌아다녔으면 하는 마음에 식사 10분을 선결제했다"고 밝혔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시민들이 선결제 등으로 자신들의 의사를 전달하는 등 시위가 고도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사회 현상"이라며 "시위 목적에 대한 전반적인 동의 수준이 높기 때문에 주변 상인들도 집회를 높이 평가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shush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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