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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수 끝 의사된 간호사, 소장 썩은 590g 아기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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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03회 작성일 24-05-06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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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미선 삼성서울병원 소아과 교수

■ 살아낸 환자, 살려낸 의사
극한 상황에서 ‘살아낸 환자, 살려낸 의사’. 더중플이 인간 승리의 주인공들을 소개합니다. 이번 사연은 590g의 기적입니다. 양수가 터졌는데 동네 의원은 “기다리라”고 합니다. “아기가 유산될 때까지….” 그 아기를 23주 만에 받아 다섯 번의 수술로 살려낸 의사가 있습니다.


23주 이른둥이 장이산군이 엄마 김재인씨왼쪽, 삼성서울병원 양미선 교수와 병원 뜰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김경록 기자

23주 이른둥이 장이산군이 엄마 김재인씨왼쪽, 삼성서울병원 양미선 교수와 병원 뜰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김경록 기자

장이산은 생후 39개월의 씩씩한 사내아이다. 23주 2일 만에 태어난 590g 미숙아의 흔적이라곤 찾아보기 힘든 아이다. 그런 이산이에겐 엄마가 둘이다. 친엄마는 김재인37씨, 양엄마는 삼성서울병원 신생아중환자실 양미선40 소아청소년과 교수다.

지난달 26일 삼성서울병원 회의실에 들어선 양 교수가 “이산아”라고 부르며 볼을 만졌다. 김씨는 “이산아 양엄마 알지?”라고 말했다. 양 교수의 성이 양씨이기도 하지만 양 교수는 이산이를 살리고 키운 양엄마와 다름없다.

2020년 12월 30일 액체가 흘러 김씨의 레깅스가 젖고 바닥이 축축해졌다. 양수 조기 파열이었다. 임신 21주 6일 차에 벌어진 일이다. 동네 의원에서 청천벽력 같은 진단이 나왔다. 아기가 스스로 생명이 다할 때를 기다렸다가 꺼내야 한다는 것이었다. 김씨는 절대 포기할 수 없었다. 삼성서울병원 응급실로 실려 갔다.

23주 2일 차에 긴급 상황이 발생했다. 아기의 심장박동이 불규칙했고, 탯줄이 꼬였다. 제왕절개 수술로 이어졌다.

“아들이에요. 축하합니다.” 이산이는 590g의 이른둥이로 세상에 나왔고, 곧 중환자실로 이송됐다. 거기서 양 교수를 처음 만났다. 23주는 생존 한계다. 생존 확률 40%, 이산이의 지루한 생존 투쟁이 시작됐다.

첫 고비가 왔다. 혈액의 흐름이 태아 시절로 돌아가려는 이상 움직임이 포착됐다. 양 교수는 이를 막기 위해 일산화질소를 흡입시켰고, 이산이가 이겨냈다.

2주 후 더 큰 고비가 왔다. 소장이 썩고 구멍이 뚫리는 괴사성 장염이었다. 콩팥과 심장 기능이 떨어졌고, 혈압도 덩달아 떨어졌다. 이산이가 쇼크 상태에 빠졌다.

양 교수는 “괴사성 장염이 문제인데 23주 아기의 10% 정도만 수술이 필요한 상황에 부닥친다. 그런데 이산이는 두 차례 괴사성 장염이 왔다. 호흡기가 굉장히 안 좋아서 두 달 이상 인공호흡기 치료를 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괴사성 장염이 왔을 때 양 교수의 머리가 복잡해졌다. 수술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수술 전에 양 교수는 김씨에게 이렇게 말했다. “아기 손을 잡고 ‘힘내라’고 말해 주세요.”

수술시간 내내 승압제를 최고치로 투여했다. 기관 삽관을 해서 인공호흡기를 달았고, 중간중간 수액을 쏟아넣고, 수혈이 이어졌다. 양 교수는 “초긴박 상황이었다. 의학적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 했다. 이산이가 정말 잘 버텼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산이는 괴사성 장염에 패혈증 등으로 쇼크가 오면서 다른 장기에도 타격을 받았다. 특히 폐가 그랬다. 그래서 폐 성장 속도가 더뎠다. 양 교수는 “폐는 대개 5세까지 성장하는데, 이산이는 지금도 자라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산이는 수술 부위 재수술, 탈장 수술 등 5회의 수술을 받았다. 미숙아 망막증 수술과 백내장 수술도 받았다. 하지만 오른쪽 눈을 잃었다.

이산이는 8개월 만에 퇴원했다. 이산이 치료비는 3억원이었지만, 환자 부담은 1000만원 정도였다. 김씨는 “이산이는 나라가 만들어 준 아이이고, 신생아 중환자실 의료진의 아이이기도 하다”며 “나중에 소득세를 내게 키우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양 교수는 아이를 살리는 데 ‘미친’ 의사다. 간호사가 된 후 소아청소년과 의사가 되려고 삼수를 해 의학전문대학원에 갔다. 가끔 환자 부모님이 고마움에 선물을 주려고 하면 “아이 사진을 달라”고 한다. 10여 명의 아이 사진이 든 액자 3개가 거실에 걸려 있다고 한다.

양 교수는 전공의를 마치고 신생아 세부 전공 파트로 왔을 때 2년 동안 병원에서 묵으면서 아이들을 돌봤다. 요즘도 퇴근하면서 신생아 병실로 간다. “제가 키우는 애들이다. 아이를 돌보면 힐링이 된다”고 웃으며 말했다.

■ 살아낸 환자, 살려낸 의사 - 더 자세한 내용은 더중앙플러스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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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식 복지전문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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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식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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