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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 환기했는데 완전히 노래져"…날 더워지자 소나무 꽃가루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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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37회 작성일 24-05-07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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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꽃가루 농도 높음 수준
일부 남쪽 지역선 매우 높음도
"꽃가루 지속기간 늘고 양 많아져"

"잠깐 문 열었는데 책상 위에 둔 안경이 완전히 노래진 거예요."

서울 노원구에 사는 강진오씨34가 차 보닛 위로 뿌옇게 내려앉은 송홧가루를 바라보며 말했다. 강씨 부부는 지난 주말부터 송홧가루와 전쟁 중이다. 환기를 위해 창문을 열어놓으면 채 10분이 지나지 않아 창틀부터 책상 위까지 노란 송홧가루로 뒤덮여서다. 야외 주차장에 세워둔 차 보닛은 세차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노랗게 변했고,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아내는 콧물과 기침 증상이 부쩍 심해졌다.


강씨는 "아내가 기침을 자주 하길래 반팔을 입고 다녀 감기에 걸린 줄 알았는데 송홧가루 때문이었다"며 "환기하고 창틀과 바닥을 닦으면 걸레가 노랗게 변할 정도다. 애들 앉는 놀이터에도 송홧가루가 날려 뿌옇게 앉았다"고 말했다.


송홧가루가 차 앞, 옆면에 내려 앉은 모습.[사진=독자제공]


날씨가 점차 더워지면서 송홧가루가 전국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최근 평균기온이 올라가고 공기 중 이산화탄소가 농도가 높아지면서 꽃가루 지속 시기가 길어지고 생성 양도 많아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기상청 날씨누리의 지역별 꽃가루 농도 위험지수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전국 소나무 꽃가루 농도 지수는 높음~매우 높음 수준으로 나타났다. 서울을 포함한 전국 대부분이 높음 수준인 가운데 전남 순천, 여수, 진도 등 일부 남쪽 지역에선 매우 높음을 나타내는 곳도 있었다.


꽃가루 지수가 높음 단계일 경우 대개의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에게서 기침과 콧물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매우 높음일 때는 거의 모든 알레르기 환자에게서 증상이 나타나며,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고 부득이하게 외출할 시엔 선글라스와 마스크 등을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기상청 관계자는 "본격적으로 날씨가 더워지는 4월20일부터 5월10일까지를 꽃가루가 가장 왕성하게 날리는 시기로 보고 있다"며 "날씨가 따뜻하면서 맑고 바람이 불고 건조한 날에 더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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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기준 전국 꽃가루 농도 위험지수소나무. 노란색이 보통, 주황색이 높음, 빨간색이 매우 높음 단계에 해당한다.[사진=기상청 날씨누리]


송홧가루란 매년 4월 말~5월 초 사이 소나무의 수꽃에서 생성되는 노란 꽃가루를 말한다. 생성된 꽃가루가 바람에 날려 자주색 암꽃에 앉으면 수분 활동이 시작된다. 외관상으로 노란색 빛깔을 띠며 냄새는 거의 없다.


전문가들은 평균 기온 상승 등을 송홧가루가 예년보다 많아진 이유로 분석한다. 매년 꽃가루의 생성 시기가 빨라지고 생성량 또한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꽃가루가 공기 중에 날리는 지속 기간이 길어져 시민들이 체감하는 불편함 또한 더욱 커지고 있다.


한매자 국립기상과학원 연구원은 "꽃가루가 생성되는 시기는 매년 조금씩 빨라지는 반면 지는 시기는 늦어져 공기 중에 날리는 지속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며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면서 꽃가루 생성양도 조금씩 많아지고 있다는 학계의 분석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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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화가루가 바람에 날리고 있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송홧가루는 그 자체로 인체에 해롭진 않다. 다만 콧물과 기침 등의 증상을 유발할 수 있고, 특히 알레르기 환자의 경우 심하면 천식으로 번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강규석 서울대 산림과학부 교수는 "송홧가루 자체가 인체에 해로운 것은 아니나 코나 눈에 떨어지면 꽃가루가 활동하면서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는 화합물을 분비한다"며 "심한 날엔 되도록 마스크를 착용해 코와 입을 막고, 증상이 심할 경우엔 약국이나 병원에 들러 처방을 받을 것을 권유한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또 "최근 들어 소나무와 같은 침엽수종을 도심 가로수로 이용하는 경우가 늘면서 주택가에서도 송홧가루가 많이 날린다"며 "농도 높은 날엔 창문을 닫아 집 안으로 꽃가루가 들어오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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