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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 갈아넣어요…젊은 사장님들, 눈물의 생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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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58회 작성일 24-04-12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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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가계부] 고물가에 재료 바꾸고 직접 배달하는 자영업자들
소비 패턴 파악할 수 있는 장부로 지출 내역 확인했더니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가게에 폐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시스


물가 폭등에 프랜차이즈 업계가 비상에 빠졌다. KFC는 버거에서 토마토를 빼면서 가격을 유지했고, 피자헛은 생피클 대신 절임피클로 바꿨다. 미스터피자는 새우 수급이 어려워져 인기 메뉴를 단종했다. 반면 대책을 마련하기 힘든 개인 자영업자들의 폐업은 점점 늘고 있다.

[우리들의 가계부]는 다양한 인물들의 가계부를 소개한다. 카페와 식당을 운영하는 두 개인 자영업자들의 일상을 취재했다.


“인건비 아껴 좋은 재료 사용”...개인 카페 살아남기

카페 메뉴판을 정리하는 유씨.


카페 사장 유종수29씨는 고뇌에 빠졌다. 부푼 꿈을 안고 개인 카페 창업에 도전했지만 고기보다 비싼 토마토값에 마진을 남기기 어려워졌다.

유씨는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야채값이 판매 가격의 25% 정도였는데, 지금은 40%가 넘어가는 상황”이라며 “월세나 관리비까지 고려하면 남는 게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재료를 대량으로 구매하는 프랜차이즈 카페와 비교했을 때 밀려날 수밖에 없다. 개인 카페에서는 그만큼 살 수 없으니 할인 혜택을 받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유씨의 카페 주변에는 저가형 프랜차이즈 카페들이 들어섰다.

유씨가 직접 손질한 재료들.


유씨는 생존 전략으로 재료 차별화를 선택했다. 우윳값이 오른 탓에 값이 저렴한 수입산 멸균 우유로 대체하는 자영업자들이 많지만 유씨는 오히려 프리미엄 우유를 사용하고 있다.

샌드위치와 샐러드를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는 유씨는 샌드위치 식빵을 통밀빵으로 바꾸고 샐러드 토핑 양을 늘렸다.

그는 “사람들이 개인 카페를 찾는 이유는 정성이 담긴 음식을 먹기 위해서일 것”이라며 “좋은 재료를 쓰고 직접 손질하고 있다. 값이 싼 프랜차이즈 카페와 경쟁하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씨의 일주일 장부. 유씨 제공


유씨는 일주일 동안 총 17만4830원어치의 재료를 샀다.

유제품을 제외한 대부분의 재료는 마트나 인터넷에서 구매하고 있어 재룟값 지출이 큰 편이다.

다만 유씨는 인건비를 쓰지 않고 있다. 그는 “매년 인상되는 최저임금이 두려워 혼자 운영하고 있다”며 “절약되는 인건비로 더 좋은 식재료를 사는 게 낫다”고 전했다.

몇백 원, 몇천 원 아끼려고...직접 배달하는 사장님

유씨가 식당에서 요리하고 있는 모습.


중식집을 운영하는 유승도24씨는 착한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가족과 함께 장사를 시작했지만 “인건비를 줄여도 힘든 건 마찬가지”라고 호소했다.

매장 테이블 수를 늘리고 요일별 특가 메뉴까지 제시해도 중국집 매출의 반 이상 차지하는 배달 주문을 포기할 수 없다.

2024년 1월 기준 음식점들이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등 배달 앱에 내는 수수료는 6.8%~27%다. 유씨는 수수료 절약을 위해 음식을 직접 배달하고 있다. 그는 “몇백 원, 몇천 원이라도 아끼려고 한다. 여유는 포기한 지 오래”라고 말했다.

줄일 수 있는 건 다 줄였다고 생각했는데 재룟값이 발목을 잡았다.

유씨는 “처음 장사할 때와 비교했을 때 가격 차이가 크게 난다. 야채값이 매번 오르고 있다”며 “가격을 올리면 바로 컴플레인이 들어온다. 자영업자 입장에선 이도 저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유씨의 일주일 장부. 유씨 제공


유씨는 일주일 동안 총 185만1580원어치의 재료를 샀다.

그는 “매장을 운영하면서도 장부를 쓰지 않다가 한 달 전부터 기록하기 시작했다. 지출 금액이 눈에 보이니 확실히 덜 쓰게 된다”고 말했다.

유씨가 통오징어를 직접 손질하는 모습.


유씨는 “조금이라도 더 아끼기 위해 재료 납품 방식을 바꿨다”며 “이전에는 손질된 오징어를 그대로 납품받았지만, 지금은 통오징어를 직접 손질하고 있다”고 했다.

짜장면이나 짬뽕 등에 들어가는 주재료들은 전문 식자재 업체에서 대량으로 납품받고 있다.

8일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애호박은 2736원에서 1724원으로 37.0% 떨어졌다. 오이100g와 깻잎100g은 각각 39.1%, 33.1% 낮아졌다. 대파는 1㎏당 3879원에서 2477원으로 36.1% 내려갔다.

그러나 이번엔 양배추·양파·당근 값이 뛰어 자영업자 입장에선 가격 인하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유씨는 “정부의 지원 대책이 하루빨리 실제 물가 안정으로 이어지길 바란다”는 간절한 마음을 내비쳤다.

유하늘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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