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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하구 점령한 분홍빛 생명체…"이것만 잔뜩" 어민들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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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89회 작성일 24-04-12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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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뱀장어는 인공부화가 어려워서 실뱀장어로 불리는 새끼 뱀장어를 잡아서 양식합니다. 봄이 되면 한강 하구에서도 실뱀장어를 잡는데, 끈벌레라는 생물체 때문에 갈수록 어획량이 줄고 있습니다.

그 현장을 편광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30년 가까이 한강 하구에서 실뱀장어를 잡고 있는 어민 김홍석 씨.


실뱀장어 철인 봄이 됐지만, 조업을 나가는 일이 드뭅니다.

어획량이 절반 넘게 줄었기 때문입니다.

어장에 설치했던 그물을 끌어올리자, 실뱀장어 대신 지렁이처럼 생긴 분홍빛 생물체가 잔뜩 모습을 드러냅니다.

[김홍석/행주어촌계 어민 : 아주 많이 나올 때는 이것만 새빨갛게 들어와.]

길게는 30cm까지 자라는 포식성 생물, 끈벌레입니다.

끈벌레는 다른 고기와 닿으면 독성이 있는 점액질을 분비합니다.

그러다 보니 그물에 함께 잡힌 실뱀장어는 대부분 폐사합니다.

방금 건져 올린 실뱀장어 두 마리입니다.

원래는 몸통 색깔이 투명한데, 끈벌레 점액질에 닿으면 이렇게 하얗게 굳어버립니다.

끈벌레는 지난 2013년 한강 하구에 처음 나타난 뒤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행주어촌계 어민들은 어장 인근에 있는 물 재생센터에서 방류하는 하수를 원인으로 지목하는데, 서울시는 검사 결과 방류수 수질에는 문제가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고양시는 6년 전 이 지역 염분 농도가 높아져 끈벌레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으로 변했다는 결론을 냈지만, 원인을 찾지 못하면서 별다른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명철/SOKN 생태보전연구소장 : 지식의 공백인 부분들이 많습니다. 끈벌레가 언제부터 한강하구에 서식했는지, 강바닥에서 먹이 등 생태적 특성 연구가 아직 부족한 상황입니다.]

한때 45명이던 행주어촌계에 남은 어민은 15명.

정부는 조업 방식을 바꾸라고 권고하지만, 어민들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합니다.

[김홍석/행주어촌계 어민 : 실뱀장어가, 80~90%가 우리 생계에 이제 달려있거든요… 방법은 여러 가지 다 해봤는데 이그물포획 방법밖에 없어요.]

어민들은 끈벌레 출현 원인을 다시 조사하고,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박기덕, VJ : 노재민

편광현 기자 ghp@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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