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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발급하셨죠? 지금 갈게요" 배송기사 전화…남편 덕에 피싱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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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86회 작성일 24-04-09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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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는 사진./사진=게티이미지뱅크
"○○카드 새로 발급하셨죠? 지금 배송하려고 하는데 집에 계시나요?"

9일 오후 서울에 사는 여성 A씨60는 휴대전화 번호로 걸려 온 전화 한 통을 받았다. A씨는 얼떨결에 "집에 있다"고 답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A씨는 ○○카드를 발급한 적이 없었다. 그는 곧바로 "○○카드요? 저는 이용한 적 없다"고 했다.

그러자 카드 배송 기사라고 밝힌 상대방은 A씨의 이름과 생년월일을 언급하며 "본인이 맞냐"고 물었다. A씨가 "맞는데, 카드 발급한 적이 없다"고 하자 "확인하고 다시 전화드리겠다"고 했다.


몇 분 뒤 다시 전화한 상대방은 "저는 배송 기사라 확인할 수 없다. 직접 전화해서 확인하고 취소하시면 될 것 같다"며 전화번호를 받아 적게 했다. 옆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A씨의 남편은 해당 번호가 아닌 ○○카드사의 고객센터를 검색해 전화했다.

상담사는 A씨 명의로 새로 발급된 카드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해줬다. 배송 기사가 알려준 번호에 대해서는 "저희 카드사의 번호가 아니다. 발신을 유도할 목적이므로 절대 전화를 걸면 안 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A씨는 "○○카드를 이용했다면 바로 속았을 것"이라며 "수상했지만 받아 적었던 번호로 전화해서 확인하려고 했다. 다행히 사기 범죄를 의심하던 남편 덕분에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밝혔다.

최근 신종 피싱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실제 카드사 고객센터와 유사한 번호로 문자를 보내 웹 주소URL 접속을 유도하거나 해당 번호로 다시 전화를 걸게 하는 등 더 교묘해졌다. 사기 일당은 피해자의 개인정보를 빼돌려 정교한 보이스피싱을 위한 재료로 사용한다.

보이스피싱 범죄는 지난해 말부터 급증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 달간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561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해 1월 257억원과 비교하면 11개월 만에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발생 건수는 1813건으로, 1인당 피해액으로 환산하면 3094만원이다.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대치다.

피해를 예방하려면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상대방이 전화를 걸게 하거나 앱 설치 등을 요구할 경우 응하지 말고 무시해야 한다. 출처가 불분명한 문자메시지를 수신한다면 메시지에 포함된 URL이나 전화번호를 누르지 말고 반드시 삭제해야 한다.

경찰은 보이스피싱을 비롯한 10대 악성 사기를 선정하고 대응에 나섰다. 경찰청은 지난 2월 보이스피싱 전담부서인 피싱범죄수사계를 신설했고, 3월부터는 보이스피싱·스미싱을 겨냥한 신규 특별 단속도 진행했다. 각 경찰서 수사과에 악성 사기 추적팀을 설치해 사기 피의자에 대한 집중적인 검거 활동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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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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