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담도휴게소 인근 창고에 방치된 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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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섬에 사람이 살았네 ⑦] 보존가치 높은 생흔화석, 19년째 방치... 갯벌 7만5000평 매립의 후과
[심규상 대전충청 기자]
서해대교. 행담도 휴게소. 행담도 하면 주로 떠올리는 단어다. 하지만 고속도로와 휴게소가 들어서기 직전인 2000년까지 이 섬에 사람이 살았다. 우리 역사도 담겨 있다. 개발에 밀려 끊어진 행담도 사람들이 역사와 이야기를 10회에 걸쳐 연재한다. 당진시에서 최근 펴낸 <그 섬에 사람이 살았네> 를 주로 참고하고, 추가 취재한 내용을 보탰다. <편집자말>
"저거 뭐지?"
2003년 7월 어느 날. 행담도에서 공유수면 매립 공사를 하던 도중 색다른 화석이 대거 확인됐다. 나무줄기 같은 단단한 주변에 기하학적인 모양의 돌이었다. 어떤 것은 작은 달걀 모양이었다. 빗살무늬토기를 만들 때처럼 무언가로 날카로운 것으로, 세로로 긁어 새긴 것 같은 문양이 있기도 했다.
당시 행담도는 1990년 11월 수립된 서해안고속도로건설 계획에 따라 1995년 10월 5일 고속도로 연접개발 승인을 받고 이미 대부분 개발이 이뤄진 뒤였다.
1999년 행담도개발주식회사는 서해대교 개통과 함께 행담도 휴게소를 개관했다. 2003년 당시 공사는 행담도 복합 휴게시설을 건립하기 위한 바다 일부를 매립하는 공사였다.
화석이 발견되자 당진군은 곧바로 행담도개발주식회사에 화석 관련 천연기념물에 대한 문화재 현지 지표조사를 요구했다. 행담도개발주식회사는 한국지질자원연구소에 지표조사를 의뢰했다. 조사 기간은 이듬해인 2004년 4월 16일부터 9월 15일까지였다.
갯벌에 엄청 박혀 있던 돌무더기 "생흔화석, 학술 가치가 높다"
지표조사 결과는 놀라웠다. 한국지질자원연구소는 결과보고를 통해 "생흔화석生痕化石으로 학술 가치가 높다"고 판단했다. 이어 연구소는 "추가 학술 조사를 시급히 벌여 종합적인 보존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생흔화석은 지질 시대에 살았던 고생물의 흔적이 퇴적물로 남은 것으로, 화석의 한 분류다. 돌 속에 동물이 기어간 흔적이 남아 있다는 얘기다. 이러한 생흔을 연구하는 학문을 생흔학生痕學, ichnology 혹은 화석학이라고 한다.
하지만 행담도 1공구는 이미 매립공사가 끝난 뒤였다. 이 때문에 1공구 남동쪽 갯벌에 생흔화석이 있었는지 조차 알 방법이 없었다.
"매립된 1공구에도 생흔화석 많았다"
그런데 당시 원주민들은 매립된 1공구에도 생흔화석이 다량 존재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게 생흔화석이구먼. 2공구지네바위 앞 갯벌에도 많았지만 홍하벌과 마당녀1공구 앞에도 많았어. 보존가치가 있는 돌인 줄 몰랐네. 다 매립돼 찾긴 글렀구먼"
"행담도에 산호초 같은 게 엄청 많았어. 일부는 골동품을 취급하는 사람이 가져가 팔기도 했어." -표선동,김종순
추가 학술 조사는 한국교원대학교가 맡아 2004년 10월 26일부터 2005년 3월 31일까지 1년간 진행됐다. 연구 대상 지역은 섬의 북동쪽 해안 갯벌 지역인 2공구 매립예정 지역으로 한정됐다. 면적은 5만2926평 정도였다.
이중 생흔화석은 행담도 북동쪽 해안인 행담도 휴게소 뒤편 주차장 너머에서 확인됐다. 생흔화석이 주로 발견된 곳에서 정면으로는 아산만을 가로질러 경기도 평택시가 보였다. 우측으로는 서해대교가 지난다.
추가학술조사, 2공구에서만 39만5000개 발굴
행담도에 발굴한 생흔 화석은 각 40cm x 60cm 크기로 총 개수는 39만5000개였다. 당시 생흔 화석이 묻혀 있는 평균 깊이는 약 50cm 이내였다. 지표에 드러난 부분은 암적색이고 땅에 묻혀 있는 부분은 녹회색 또는 회색이었다. 생흔화석을 만든 생물로 게보다는 민물새우나 가재와 같은 생물로 추정했다.
이곳에서는 다량의 식물화석도 나왔다. 행담도 북동쪽 해안과 가까운 지역의 식물화석은 대부분 목본 식물의 뿌리와 일부 줄기 부분이었다. 연구진은 "이곳이 식물이 자랄 수 있는 환경이었고 초본식물이 아닌 목본 식물의 뿌리가 발견된다는 건 당시 물속이 아니거나 수심이 깊지 않았던 곳임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해안을 중심으로 지메바위 인근 지역에서는 갈대류와 외떡잎식물의 뿌리로 보이는 뿌리 화석이 다량 확인됐다.
"민물새우나 가재의 흔적...식물화석도 다량 발굴"
"보존·전시· 교육· 체험 가능한 시설 필요"... 현실은 19년째 창고에 방치
연구진은 생흔화석의 형성 시기와 당시 장소에 대해서는 "약 1만1000년에서 8000년 사이에 해안가와 일정한 거리에 위치한 담수 습지 내지 늪 환경에서 형성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 "행담도 생흔 화석은 고생태, 고환경 및 해수면 변동과 관련한 중요한 학술적 정보를 지니고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보존 방법으로는 모형 전시, 실제 화석 표본 전시, 사진 전시 등을 제시했다.
연구진은 "최대의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단순 전시뿐 아니라 학습, 체험의 기능을 갖도록 활용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보존, 전시, 교육, 관광 및 체험 기능을 갖는 전시시설과 체험학습 시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도로공사가 참여하고 있는 행담도개발주식회사도 행담도 내에 전시, 체험학습을 위한 생태관 건립을 약속했다. 연구진이 이 같은 결과물을 내놓을 때는 2005년 3월이다. 그로부터 19년이 흘렀다.
당시 발견된 생흔화석은 어디에 있는 걸까? 현재 행담도 생흔화석은 한국도로공사가 관리하는 행담소 휴게소 인근 주차장 창고에 쌓여 있다. 쌓여있다고 한 것은 보존, 전시, 교육, 체험 기능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보고서의 결론처럼 지금이라도 행담도 생흔화석이 갖는 학술적 의미에 주목하고 이를 활용한 전시, 학습, 체험 시설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참고 자료: 충남 당진군 산출지 생흔 화석 산출지 정밀 학술 조사 보고서, 2005.3, 한국교원대학교.
행담도 갯벌은 생흔화석 뿐만이 아닌 시베리아에서 호주로 가는 나그네새, 흑꼬리도요새의 도래지였다. 주민들에게는 바지락, 굴, 동죽 등이 지천으로 널려 주요 소득원이자 삶의 터전이었다.
2000년 환경영향평가 조사보고서를 보면 당시 행담섬에서는 섬 안과 섬 밖 해수면에서 총 1과 43종이 관찰됐다. 2월에는 붉은머리오목눈이, 박새, 노랑턱멧새, 꿩, 개꿩, 청둥오리, 쇠오리, 고방오리, 흰뺨오리, 흑부리오리, 재갈매기, 붉은부리갈매기, 뿔논병아리가 관찰됐고, 4월에는 쇠제비갈매기, 꼬까도요, 큰뒷부리도요, 왕 물떼새, 촉새 등이, 10월 조사 때는 흰물떼새, 괭이갈매기가 관찰됐다.
2007년 조사 때는 섬 내 매립지 잡목과 잡풀에서 멸종위기 2급 종인 검은머리물떼새와 흰물떼새의 번식지와 도요새류의 휴식지로 이용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06년 조사 때는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도 보였다.
황조롱이-검은머리물떼새 살던 행담섬, 갯벌 매립으로 환경 크게 훼손 교란
하지만 서해대교와 고속도로 휴게소 건설로 리조트와 상가 등 오락시설과 돌고래쇼장 등 휴양시설을 조성하기로 하면서 대규모 갯벌 매립이 이어졌다. 2006년까지 약 7만5000평의 갯벌이 매립됐다. 매립에 사용한 흙만 약 16만 톤, 돌 약 58만 톤, 모래 약 35만 톤으로 모두 109톤이 사용됐다.
이 공사로 해수 면적이 감소하고 갯벌이 크게 훼손됐다. 지형과 지질 변화, 육상과 해양 동식물도 훼손되거나 교란됐다. 식물의 경우에도 1977년 조사 당시 197종에서 2000년 107종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염생식물인 나문재의 군락지도 갯벌 매립 과정에서 사라졌다.
무엇보다 행담도 주민들은 100년 가까이 대를 이어 온 삶의 터전을 떠나야했다. 1999년 주민들은 전국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 다음 기사에선 서해대교와 휴게소 건립, 대규모 종합 휴게시설 공사 계획으로 원주민들이 섬을 떠나게 된 과정을 다룰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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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규상 대전충청 기자]
서해대교. 행담도 휴게소. 행담도 하면 주로 떠올리는 단어다. 하지만 고속도로와 휴게소가 들어서기 직전인 2000년까지 이 섬에 사람이 살았다. 우리 역사도 담겨 있다. 개발에 밀려 끊어진 행담도 사람들이 역사와 이야기를 10회에 걸쳐 연재한다. 당진시에서 최근 펴낸 <그 섬에 사람이 살았네> 를 주로 참고하고, 추가 취재한 내용을 보탰다. <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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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담도의 개발 전위과 개발 이후아래 모습. 지형이 크게 변했고, 주변 갯벌이 매립됐다. |
ⓒ 당진시 |
"저거 뭐지?"
2003년 7월 어느 날. 행담도에서 공유수면 매립 공사를 하던 도중 색다른 화석이 대거 확인됐다. 나무줄기 같은 단단한 주변에 기하학적인 모양의 돌이었다. 어떤 것은 작은 달걀 모양이었다. 빗살무늬토기를 만들 때처럼 무언가로 날카로운 것으로, 세로로 긁어 새긴 것 같은 문양이 있기도 했다.
당시 행담도는 1990년 11월 수립된 서해안고속도로건설 계획에 따라 1995년 10월 5일 고속도로 연접개발 승인을 받고 이미 대부분 개발이 이뤄진 뒤였다.
1999년 행담도개발주식회사는 서해대교 개통과 함께 행담도 휴게소를 개관했다. 2003년 당시 공사는 행담도 복합 휴게시설을 건립하기 위한 바다 일부를 매립하는 공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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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흔화석을 발굴 당시인 2004년 행담도 모습. 사진 윗쪽 붉은 원안이 생흔화석을 발굴한 구역이다. 서해대교가운데를 기준으로 앞쪽 해안2공구은 이미 매립돼 생흔화석을 수습하지 못했다. 사진 가운데는 행담도 휴게소 모습이다. 사진출처: 생흔화석 산출지 정밀 학술조사 보고서 |
ⓒ 심규상 |
화석이 발견되자 당진군은 곧바로 행담도개발주식회사에 화석 관련 천연기념물에 대한 문화재 현지 지표조사를 요구했다. 행담도개발주식회사는 한국지질자원연구소에 지표조사를 의뢰했다. 조사 기간은 이듬해인 2004년 4월 16일부터 9월 15일까지였다.
갯벌에 엄청 박혀 있던 돌무더기 "생흔화석, 학술 가치가 높다"
지표조사 결과는 놀라웠다. 한국지질자원연구소는 결과보고를 통해 "생흔화석生痕化石으로 학술 가치가 높다"고 판단했다. 이어 연구소는 "추가 학술 조사를 시급히 벌여 종합적인 보존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생흔화석은 지질 시대에 살았던 고생물의 흔적이 퇴적물로 남은 것으로, 화석의 한 분류다. 돌 속에 동물이 기어간 흔적이 남아 있다는 얘기다. 이러한 생흔을 연구하는 학문을 생흔학生痕學, ichnology 혹은 화석학이라고 한다.
하지만 행담도 1공구는 이미 매립공사가 끝난 뒤였다. 이 때문에 1공구 남동쪽 갯벌에 생흔화석이 있었는지 조차 알 방법이 없었다.
"매립된 1공구에도 생흔화석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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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담도 갯벌에서 수거한 생흔화석. 수거한 생흔화석은 각 40cm x 60cm 크기로 총 개수는 39만 5000개였다. 사진 출처: 행담도 생흔화석 산출지 정밀학술 조사보고서 |
ⓒ 심규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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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척 등 과정을 하지않은 생흔 화석. 행담도에서 수거한 생흔화석은 각 40cm x 60cm 크기로 총 개수는 39만 5000개였다. |
ⓒ 심규상 |
그런데 당시 원주민들은 매립된 1공구에도 생흔화석이 다량 존재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게 생흔화석이구먼. 2공구지네바위 앞 갯벌에도 많았지만 홍하벌과 마당녀1공구 앞에도 많았어. 보존가치가 있는 돌인 줄 몰랐네. 다 매립돼 찾긴 글렀구먼"
"행담도에 산호초 같은 게 엄청 많았어. 일부는 골동품을 취급하는 사람이 가져가 팔기도 했어." -표선동,김종순
추가 학술 조사는 한국교원대학교가 맡아 2004년 10월 26일부터 2005년 3월 31일까지 1년간 진행됐다. 연구 대상 지역은 섬의 북동쪽 해안 갯벌 지역인 2공구 매립예정 지역으로 한정됐다. 면적은 5만2926평 정도였다.
이중 생흔화석은 행담도 북동쪽 해안인 행담도 휴게소 뒤편 주차장 너머에서 확인됐다. 생흔화석이 주로 발견된 곳에서 정면으로는 아산만을 가로질러 경기도 평택시가 보였다. 우측으로는 서해대교가 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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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담도 갯벌에서 수거한 식물화석 사진 출처: 행담도 생흔화석 산출지 정밀학술 조사보고서 |
ⓒ 심규상T |
추가학술조사, 2공구에서만 39만5000개 발굴
행담도에 발굴한 생흔 화석은 각 40cm x 60cm 크기로 총 개수는 39만5000개였다. 당시 생흔 화석이 묻혀 있는 평균 깊이는 약 50cm 이내였다. 지표에 드러난 부분은 암적색이고 땅에 묻혀 있는 부분은 녹회색 또는 회색이었다. 생흔화석을 만든 생물로 게보다는 민물새우나 가재와 같은 생물로 추정했다.
이곳에서는 다량의 식물화석도 나왔다. 행담도 북동쪽 해안과 가까운 지역의 식물화석은 대부분 목본 식물의 뿌리와 일부 줄기 부분이었다. 연구진은 "이곳이 식물이 자랄 수 있는 환경이었고 초본식물이 아닌 목본 식물의 뿌리가 발견된다는 건 당시 물속이 아니거나 수심이 깊지 않았던 곳임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해안을 중심으로 지메바위 인근 지역에서는 갈대류와 외떡잎식물의 뿌리로 보이는 뿌리 화석이 다량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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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담도 생흔화석 산출지역 위치도 왼쪽 갯벌. 사진 출처: 행담도 생흔화석 산출지 정밀학술 조사보고서, 2005 한국교원대 |
ⓒ 심규상 |
"민물새우나 가재의 흔적...식물화석도 다량 발굴"
"보존·전시· 교육· 체험 가능한 시설 필요"... 현실은 19년째 창고에 방치
연구진은 생흔화석의 형성 시기와 당시 장소에 대해서는 "약 1만1000년에서 8000년 사이에 해안가와 일정한 거리에 위치한 담수 습지 내지 늪 환경에서 형성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 "행담도 생흔 화석은 고생태, 고환경 및 해수면 변동과 관련한 중요한 학술적 정보를 지니고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보존 방법으로는 모형 전시, 실제 화석 표본 전시, 사진 전시 등을 제시했다.
연구진은 "최대의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단순 전시뿐 아니라 학습, 체험의 기능을 갖도록 활용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보존, 전시, 교육, 관광 및 체험 기능을 갖는 전시시설과 체험학습 시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도로공사가 참여하고 있는 행담도개발주식회사도 행담도 내에 전시, 체험학습을 위한 생태관 건립을 약속했다. 연구진이 이 같은 결과물을 내놓을 때는 2005년 3월이다. 그로부터 19년이 흘렀다.
당시 발견된 생흔화석은 어디에 있는 걸까? 현재 행담도 생흔화석은 한국도로공사가 관리하는 행담소 휴게소 인근 주차장 창고에 쌓여 있다. 쌓여있다고 한 것은 보존, 전시, 교육, 체험 기능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보고서의 결론처럼 지금이라도 행담도 생흔화석이 갖는 학술적 의미에 주목하고 이를 활용한 전시, 학습, 체험 시설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참고 자료: 충남 당진군 산출지 생흔 화석 산출지 정밀 학술 조사 보고서, 2005.3, 한국교원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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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발되기전 행담도 마을모습 |
ⓒ 이익주 |
행담도 갯벌은 생흔화석 뿐만이 아닌 시베리아에서 호주로 가는 나그네새, 흑꼬리도요새의 도래지였다. 주민들에게는 바지락, 굴, 동죽 등이 지천으로 널려 주요 소득원이자 삶의 터전이었다.
2000년 환경영향평가 조사보고서를 보면 당시 행담섬에서는 섬 안과 섬 밖 해수면에서 총 1과 43종이 관찰됐다. 2월에는 붉은머리오목눈이, 박새, 노랑턱멧새, 꿩, 개꿩, 청둥오리, 쇠오리, 고방오리, 흰뺨오리, 흑부리오리, 재갈매기, 붉은부리갈매기, 뿔논병아리가 관찰됐고, 4월에는 쇠제비갈매기, 꼬까도요, 큰뒷부리도요, 왕 물떼새, 촉새 등이, 10월 조사 때는 흰물떼새, 괭이갈매기가 관찰됐다.
2007년 조사 때는 섬 내 매립지 잡목과 잡풀에서 멸종위기 2급 종인 검은머리물떼새와 흰물떼새의 번식지와 도요새류의 휴식지로 이용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06년 조사 때는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도 보였다.
황조롱이-검은머리물떼새 살던 행담섬, 갯벌 매립으로 환경 크게 훼손 교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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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담도 개발 전 주변 갯벌 |
ⓒ 이익주 |
하지만 서해대교와 고속도로 휴게소 건설로 리조트와 상가 등 오락시설과 돌고래쇼장 등 휴양시설을 조성하기로 하면서 대규모 갯벌 매립이 이어졌다. 2006년까지 약 7만5000평의 갯벌이 매립됐다. 매립에 사용한 흙만 약 16만 톤, 돌 약 58만 톤, 모래 약 35만 톤으로 모두 109톤이 사용됐다.
이 공사로 해수 면적이 감소하고 갯벌이 크게 훼손됐다. 지형과 지질 변화, 육상과 해양 동식물도 훼손되거나 교란됐다. 식물의 경우에도 1977년 조사 당시 197종에서 2000년 107종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염생식물인 나문재의 군락지도 갯벌 매립 과정에서 사라졌다.
무엇보다 행담도 주민들은 100년 가까이 대를 이어 온 삶의 터전을 떠나야했다. 1999년 주민들은 전국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 다음 기사에선 서해대교와 휴게소 건립, 대규모 종합 휴게시설 공사 계획으로 원주민들이 섬을 떠나게 된 과정을 다룰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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