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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녀로 살기 싫어"…청산가리 소주로 내연남 아내 살해[뉴스속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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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0회 작성일 24-10-2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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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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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머니투데이
"범행 동기와 그 후 정황 등을 보면 원심이 선고한 무기징역이 부당해 보이지 않는다."

2017년 10월 23일 대법원이 살인 혐의로 기소된 40대 여성 한모씨 상고를 기각했다. 한씨에게 내려진 무기징역 선고가 확정된 순간이다. 내연 관계에 있던 남성에 집착해 그의 아내를 살해한 이른바 청산가리 소주 살인 사건의 최후였다.


초등 동창 모임서 시작된 내연 관계


사건은 2014년 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씨는 초등학교 동창 모임에 나갔다가 피해 여성 A씨 남편 B씨를 만났다. 이들은 한 달 뒤인 3월부터 내연 관계를 시작했다.

관계가 지속되면서 한씨는 불륜녀가 아닌 B씨 아내가 되고 싶다는 욕구에 사로잡혔고 이내 부부를 이혼하게 만들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이를 위해 한씨는 자신과 B씨가 나눈 메신저 내용을 일부러 A씨에게 흘려 내연 관계를 알게 했다. 또 심부름센터 직원을 시켜 촬영한 불륜 관계 사진을 A씨에게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A씨는 오랜 기간 끝에 얻은 딸을 생각해 결혼생활을 포기하지 않았고 한씨는 강하게 압박하려고 자살 소동까지 벌였다. 이 소동으로 한씨가 병원에 입원하자 한씨 어머니는 B씨를 찾아가 한씨가 그의 아이를 뱄다가 낙태했으니 책임지라고 거짓말했다.

A씨는 두 사람이 헤어지는 것을 전제로 3억5000만원을 건넸다. 한씨 역시 "모든 일을 문제 삼지 않겠다"는 각서를 썼다. 하지만 그의 악행은 멈추지 않았다.


심부름센터에 납치 의뢰…거절당하자 "청산가리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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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돈을 받고 각서를 썼음에도 한씨는 B씨와 내연관계를 이어갔고 그 와중에 B씨에게서 A씨를 떨어트려 놓기 위해 납치와 성폭행을 계획하기에 이른다.

당시 한씨는 심부름 업체에 연락해 "어떤 여자를 내 앞에 끌고 와 줄 수 있냐. 그 여자에게 약을 먹이든 어떻게 해서 모텔에 가서 다른 남자와 성행위 하는 사진을 찍을 수 있냐"고 의뢰했다. 하지만 모두 거절당했다.

한씨는 결국 청산가리를 이용한 범죄를 결심한다. 그는 인터넷 검색해 나온 업체에 "청산가리 삽니다. 원하시는 가격에 삽니다. 그러나 사기가 아니란 걸 증명해 주시길 바랍니다"라는 이메일을 보냈다.

또 화공약품 취급 업체에 연락해 "얼마든지 원하는 금액을 줄 테니 청산가리를 판매해 달라"라고 했다. 한씨는 범행 직전까지 인터넷에서 청산가리에 관한 내용을 검색했다.


소주에 청산가리 탄 뒤 "술 마시자" 제안


사건이 발생한 것은 2015년 1월 22일이다. 한씨는 전날 오후 10시 32분쯤 집 근처에서 술을 산 뒤 피해자 A씨 집 근처로 이동 후 만나자고 연락했다. A씨는 남편 B씨에게 한씨와 만나기로 한 것을 알리고 밖으로 나갔다.

한씨는 A씨에게 차에서 술을 마시자고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 이후 이들은 집에서 술을 마시기로 하고 자정이 다 된 시간 한씨가 사 온 술을 들고 함께 집으로 향했다. 그것이 A씨의 마지막이었다.

이후 한씨가 A씨 집에서 나온 시간은 약 1시간 뒤인 22일 0시 46분쯤이다. 당시 한씨는 승강기를 두고 계단으로 나와 차를 타고 바로 그곳을 떠났다.

이후 B씨를 만난 한씨는 대화 후 그를 집에 데려다줬다. 새벽 4시가 넘은 시간 집에 들어간 B씨는 심정지 상태의 아내 A씨를 발견했다. 그런데 곧바로 병원으로 향하지 않았다.

B씨는 한씨에게 연락했고 이들은 새벽 4시 50분쯤이 돼서야 A씨를 병원으로 함께 옮겼다. 이때 이미 A씨에게서는 사후 강직이 보이기 시작한 상태였다.

A씨는 병원에서 40분간 심폐소생술을 받은 뒤 사망 판정을 받았다. 사인은 청산중독이었다. 몸 곳곳에서 청산가리가 발견됐다.


체포되자 극단 선택…법원에선 범행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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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한민국 법원
경찰은 사건 4일 만에 한씨를 긴급체포했지만, 그가 범행을 강하게 부인하고 청산가리 구입 증거를 확보하지 못해 수사에 난항을 겪었다. 또 한씨가 유치장에서 극단 선택을 시도해 두 달간 정신병원 입원 치료를 받으며 수사 속도는 더뎌졌다. 한씨는 청산가리 관련 증거가 나온 뒤인 같은 해 9월 2일 다시 체포됐다.

한씨는 재판에서 "사건 당일 피해자의 집에서 그와 소주를 마신 것은 사실이지만 소주에 청산가리를 타지 않았다"며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할 목적으로 청산가리를 구입하려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B씨가 아내 A씨를 살해했을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1심은 "불륜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살인이어서 동기가 불량한 데다 한씨의 계획적인 범행으로 아홉 살 난 피해자의 딸은 한순간에 사랑하는 엄마를 잃었다"며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1심에 불복한 한씨는 항소했지만 2심에서 형이 오히려 가중됐다. 2심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여러 거짓말과 변명으로 일관하면서 범행을 부인하는 한씨에게 원심이 선고한 형은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한씨는 이 역시 불복했지만 대법원에서 상고를 기각하며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판결이 확정됐다.

오랜 시간 내연관계를 유지하고 한씨의 행위를 방관한 남편 B씨는 경찰 조사를 받았지만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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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주 기자 ap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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