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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워진 도로에 타이어 터져…옆 하천 뛰어들어 구사일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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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0회 작성일 25-03-27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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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산불’ 확산]

긴박했던 대피 순간

방파제 고립 104명, 해경이 구조

“불붙은 뒤에야 재난문자”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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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 살아서 어릴 때부터 산불은 많이 겪었지만 이런 산불은 처음입니다. 마치 화산이 폭발하는 것처럼 굉음과 함께 불덩이가 비닐하우스와 집을 덮쳤고 겨우 몸만 빠져나와 마을회관 쪽으로 도망쳤습니다.”

26일 경북 영양군 석보면 화매2리 마을회관. 주민 황호진 씨66는 불에 까맣게 타버린 집을 바라보며 연신 눈물을 훔쳤다. 화마에서 가까스로 대피한 사람들은 참담한 심정을 금치 못했다. 경북 의성 산불이 번진 석보면에서는 여러 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연기와 화염에 뒤덮인 마을을 가까스로 빠져나온 주민들은 “평생 처음 보는 산불”이라며 당시의 참혹한 순간을 전했다.

이번 산불로 전국 2만7000여 명이 대피한 가운데 경북 청송군 주민들도 가까운 대피소로 몸을 피했다. 청송군 파천면에 사는 김미외 씨62는 “창밖을 보니 약 200m 되는 거리 앞산에 불길이 하늘을 찌를 듯이 솟고 있었다. 깜짝 놀라 내복 차림으로 뛰쳐나오다가 미끄러져 왼쪽 다리를 크게 다쳤다”고 말했다.

25일 밤 산불은 산맥을 넘어 동해안 지역인 경북 영덕까지 번졌다. 불길을 피해 방파제로 달아난 주민들은 바다와 불길 사이에 고립됐다. 울진해양경찰서는 방파제와 해안가 등에 갇힌 104명을 구조했다. 구조에는 낚시어선 등 민간 선박도 동원됐다. 또 다른 마을에선 주민 9명이 한 차량에 타고 급히 탈출을 시도했지만 뜨거워진 도로 표면 탓에 타이어가 터지면서 차가 도로 한복판에 멈춰 섰다. 이들은 불길과 연기를 피해 인근 하천에 몸을 던져 물속에서 버티다 지나가던 경찰에 구조돼 목숨을 건졌다.

이번 화재에서 재난문자가 제때 도착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지역에서는 화재를 알리는 재난문자가 불길이 이미 마을에 번진 뒤에야 도착한 곳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몇몇 마을에서는 이장과 주민들이 동네 노인들을 일일이 찾아가 대피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렸다. 화매1리 이장 김모 씨는 “마을 여기저기 불이 붙기 시작한 뒤에야 재난문자가 도착했다”고 했다. 그는 “불길을 본 뒤 마을에 대피방송을 2번 했다”며 “마을에 불이 붙은 뒤에야 면사무소에서 직원의 대피 요청과 재난문자가 도착했다”고 밝혔다. 다른 주민도 “문자가 화재가 덮친 후 뒤늦게 많이 왔다. 문자보단 뉴스로 산불 소식을 주로 접했다”고 말했다.

의성군 관계자는 “행정 직원이 직접 어르신들을 모시고 나올 상황이 못 돼 이장을 포함한 동네 지도자, 부녀회, 젊은 사람들이 주도해 대피를 도왔다”고 설명했다. 일부 노인들은 스스로 대피했다. 석보면에서 만난 김숙자 씨84의 경우 화재로 갑자기 정전이 돼 TV도 꺼져 약만 챙겨 혼자 걸어나와 동네 주민 차를 빌려 타고 대피소로 이동했다.

영양=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청송=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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