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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의 진실? 44명만 알고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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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307회 작성일 24-06-05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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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기사
“신상 공개, 엄연히 불법…홍위병과 다를 게 없다”

‘사적 제재’ 허용 범위에 대한 사회적 고민도 커져


맛집으로 널리 알려진 경북 청도군의 한 식당에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 주동자가 근무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지난 4일 오후 청도군의 해당 식당이 영업을 중단한 채 문이 닫혀 있다. 뉴스1
2004년 ‘경남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에 가담했던 가해자들의 신상이 공개되면서 파문이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다.

주동자가 일했던 경북 청도군 식당은 불법 건축물로 드러나 영업을 중단했다. 수입차 전시장에서 일했던 또 다른 가해자는 결국 해고당했다.

가해자 신상이 여과 없이 드러나면서 관련 후폭풍이 갈수록 더해지는 형국인데, 사적 제재 허용 범위에 대한 사회적 고민도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사적 제재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사법 불신이 사적 제재를 정당화해주진 않는다” “신상 공개 엄연히 불법인데 홍위병과 다를 게 없지 않나” “혹시라도 엉뚱한 사람이 지목돼 피해를 보면 어떡하나” 등의 반응이었다.

이처럼 일반인 신상 털기가 잇따르는 것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각종 개인정보를 찾아볼 수 있고, 검색도 비교적 수월해졌기 때문이라는 게 중론이다.

◆“특정인 신상 낱낱이 유포…사건 본질과 관련없는 선정성 부추길 우려”

물론 중대 범죄자인 경우 신원을 마냥 보호하는 게 합당하냐는 시각도 있다. 다만 사적 영역에서 물불 가라지 않은 채 특정인의 신상이 낱낱이 유포될 경우 자칫 사건의 본질과 관련 없는 선정성을 부추길 우려도 있다.

이번 사건의 가해자 신상을 파헤친 유튜버는 지난 1일, 주동자인 38살 박 모 씨가 경북 청도군 맛집으로 소문난 식당에서 일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2년 전 식당을 방문했을 당시 직접 음식을 서빙하기도 했다.

“친척인 박 씨를 채용한 건 죄가 아니다”라는 취지로 항변했던 식당의 감춰왔던 실상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지적도를 조회한 결과 건축물대장이 없다며 일부 누리꾼이 제기한 의혹이 ‘팩트’였던 것.

박 씨의 동갑내기 친구로, 집단 성범죄에 가담했다는 두 번째 가해자 신상도 추가로 공개됐다.

38살 신 모 씨가 이름을 바꾸고 지방의 한 수입차 전시장에서 딜러로 일해왔다고 한 유튜버가 직격했다.

이에 업체 측은 "2021년 말 그를 고용할 당시 밀양 사건에 연루된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논란을 엄중하게 인식해 하루 만에 신 씨를 해고 조치했다"며 "앞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 가해자가 썼던 반성문 재조명…줄곧 억울함 호소

이런 가운데 과거 한 가해자가 썼던 반성문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밀양 사건 가해자 중 한 명인 A 씨가 지난 2005년 소년보호시설 퇴소 후 쓴 글이 화제다. 당시 그는 "포털사이트 모 카페에서 밀양 성폭행에 대한 기사를 봤다"며 "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소년부 재판에서 2월 7일 6호 단기를 받고 7월 29일에 퇴소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A 씨는 자신이 피해자와 직접적인 성관계를 가지지 않았다고 줄곧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이 사건이 나쁜 것은 알지만 제 나이대는 한참 여자들도 만날 나이고 즐겁게 놀 시기인데 이런 나쁜 사건에 포함된 것이 너무 분하고 억울하기만 하다"며 "저는 피해자와 몇 번 만나지도 않았고 성관계를 갖지도 않았는데 검사한테 조사받을 때 자꾸 피해자가 성관계를 가졌다고 해서 억울하게 소년보호시설을 다녀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성관계를 하려 고는 했지만 피해자가 안 좋게 볼까 봐 3명이서 집단 강간하는 게 싫어서 안 했다"며 "성관계를 하지 않았으므로 제 죄명은 강간미수로 나와야 하는데 특수강간으로 돼 있는 걸 봤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자신이 글을 쓴 이유에 대해 "기사에 가해자 4명이 서로 공모해 야외 테니스장에서 주먹으로 피해자 머리를 때리고 팔다리를 잡아 꼼짝 못 하게 한 채 성폭행했다고 나오는데 그 4명 중 저도 껴있었으나 저는 그런 일을 한 사실이 없다. 카페에서 이 기사를 보고 너무 황당해서 글을 올린다"고 말했다.

그는 "밀양 사건의 진실은 저희 44명만 알고 아무도 모른다. 그 피해자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지 모르지만 평범한 그런 여학생 아니다. 오히려 저희만 크게 다 뒤집어썼다"고 원통해하며, 피해자에 대한 사과가 아닌 "전 국민에게 저 혼자만이라도 사과하고 싶다"는 말을 덧붙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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