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B] 강제추행 당하고 퇴사했는데…"근무지 이탈로 신고"
페이지 정보
본문
지원하지 않는 브라우저로 접근하셨습니다.
[앵커]
우리나라에서 일할 수 있도록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주는 취업 비자를 정부가 올해 가장 큰 규모로 늘린 바 있습니다. 늘어난 숫자만큼 처우도 나아졌는지 두 가지 사례를 같이 보시겠습니다. 먼저 한 고용주가 동료에게 강제 추행을 당한 노동자에게 회사를 옮겨주겠다고 한 뒤 오히려 근무지를 이탈했다며 신고한 사건을, 최광일 PD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A씨/피해자 캄보디아 외국인 노동자 : 제가 한국에 온 건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서입니다.] 지난해 10월 일자리를 찾아 한국에 들어온 A씨. 경기도의 한 공장에서 일하던 A씨는 최근 두려운 일을 겪었습니다. [A씨/피해자 캄보디아 외국인 노동자 : 태국 사람이 제 옷을 잡아당겨서 깜짝 놀랐고 싸움까지 일어나 너무 무서웠어요.] 저녁 식사 중 술을 마신 한 외국인 노동자가 떨어져 앉아있던 A씨의 옷을 잡아끌었고 동료 노동자들이 이를 말리면서 몸싸움까지 일어난 겁니다. 그날 밤엔 더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A씨/피해자 캄보디아 외국인 노동자 : 그날 밤 12시쯤 그 사람이 내 방문을 열려고 하더라고요.] 18명의 외국인 노동자가 일하는 이 공장의 침실은 10개. 그런데 모든 방의 도어락 번호는 1234로 맞춰져 있고 바꾸는 것이 금지되어 있었습니다. [A씨/피해자 캄보디아 외국인 노동자 : 사장님이 노동자들이 방 관리 잘하는지 점검을 쉽게 하려고 모든 방을 똑같은 비밀번호로 고정한 것 같아요.] A씨가 불안감에 문에 쇠사슬을 걸어뒀지만 부수고 들어온 겁니다. [A씨/피해자 캄보디아 외국인 노동자 : 갑자기 그 사람이 제 방에 들어오려고 문을 열었고 걸어둔 줄 때문에 안 열리는데도 문을 열려고 계속 당겼어요.] 비명을 지르자 다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자기 방으로 돌아갔습니다. [A씨/피해자 캄보디아 외국인 노동자 : 가해자가 나가고 나서 줄로 여러 번 묶어서 문을 잠갔고 무서워서 밤을 새울 수밖에 없었어요.] 다음날 고용주를 찾아갔지만 대답은 당황스러웠습니다. [해당 사업장 대표 : 왜 거길 잡아당겼어. 방을 왜 갔어? 죄송합니다라고 해. 괜찮아? 가해자가 이제 안 그렇게 하겠대.] 며칠 후에도 가해자가 정상적으로 근무한 것을 확인한 A씨는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하고 공장을 나갔습니다. [해당 사업장 대표 : 너피해자 마음이 중요해. 너가 OK 하면 같이 일하고. {아니야 아니야. 너피해자가 가. 사인해 줄게, 그냥 퇴사해.}] 그런데 다른 회사로 보내준다던 고용주는 이후 A씨의 사업장 변경신고를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전화를 차단하더니 A씨가 근무지를 이탈했다는 신고를 했습니다. 취재진은 해당 공장을 찾아가 봤습니다. [해당 사업장 대표 : {고용 허가를 다른 곳으로 옮겨주시면 다른 곳으로 갈 수 있잖아요? 그런데 왜 그걸 안 해 주시는지?} 당신들한테 내가 답해 줄 의미도 없고 내가 시간 뺏길 것도 없으니 그냥 가세요. 법으로 하라고. {비밀번호를 1234로 한 건 맞는 거죠?} 그것도 내가 말할 필요가 없고.] 사건 한 달 가까이 지났지만 해당 지역의 외국인 고용 센터도 노동자 이탈 신고를 받았을 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습니다. A씨는 졸지에 미등록 체류자 신분이 될 처지에 놓였습니다. [VJ 한재혁 허재훈 이지환 / 리서처 이채빈] 최광일 기자 choi.kwangil@jtbc.co.kr [영상편집: 이지훈] [핫클릭] ▶ 홍준표 "바닥을 쳤다고들 하는데…지하실도 있다" ▶ 이준석 "개혁신당, 조국혁신당과 민의 받드는 경쟁" ▶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 임박했냐 묻자, 바이든 대답은 ▶ "교수들, 전공의 착취 사슬의 중간 관리자 역할 해와" ▶ 보석으로 풀려난 오타니 통역사…미 법원 내건 조건이 JTBC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All Rights Reserved. |
관련링크
- 이전글"부모님이 키운 두릅 10년간 훔친 자매…양손엔 금반지 5개" 24.04.14
- 다음글과속 승용차에 50대 배달원 사망…10중 추돌 사고로 이어져 24.04.14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