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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앞 맥주 든 여성에 촉 발동…풍덩 소리 20초 만에 끌어냈다[베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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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62회 작성일 24-07-20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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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지은 기자] 서울숲지구대 2팀 안연회 경감, 정은재 경사, 이준혁 경장, 김도현 순경

[편집자주] 한 번 걸리면 끝까지 간다. 한국에서 한 해 검거되는 범죄 사건은 113만건2022년 기준. 사라진 범죄자를 잡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이 시대의 진정한 경찰 베테랑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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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연회 서울숲지구대 경감이 지난달 13일 오후 11시30분쯤 한강공원에서 물에 빠진 여성을 구조하는 모습. /사진=독자제공

"한강에서 사람이 불을 피우고 있어요."


지난달 13일 오후 11시30분쯤 서울 성동경찰서 서울숲지구대에 112 신고가 들어왔다. 뚝섬한강공원에서 한 여성이 지푸라기를 태우고 있다는 시민 신고였다.

당시 안연회 서울숲지구대 경감을 비롯해 정은재 경사, 이준혁 경장, 김도현 순경 등 4명이 현장에 출동했다. 신고 장소에 가보니 3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중국인 여성이 맥주 캔을 마시며 한강변 쪽에 앉아있었다.

이곳은 평소 가로등도 없어 인적이 드문 곳이었다. 경찰은 손전등을 비추며 여성에게 다가갔다. 바닥에는 라이터가 있었고 지푸라기에 불을 피운 흔적도 있었다. 여성은 한강 산책로 앞에 설치된 펜스를 넘어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

안 경감을 비롯한 경찰들은 "여기서 이러면 안된다" "일어나라"고 말했다. 여성은 "싫다"며 횡설수설했다. 경찰이 "여기서 왜 그러느냐"고 묻자 "돈이 없다. 너무 춥다"고 답했다. 인적사항을 확인하기 위해 여성 지갑을 살폈지만 신용카드만 있었다.



"이럴 줄 알았어" 한강 뛰어든 여성, 경찰은 눈치챘다



안연회 서울숲지구대 경감이 지난달 13일 오후 11시30분쯤 한강공원에서 물에 빠진 여성을 구조하는 모습. /영상=독자제공
안 경감은 여성을 조용히 지켜봤다. 어딘가 불안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여성은 술에 취한 상태였고 돈이 없다며 삶을 비관하는 태도를 보였다. 결정적으로 바로 앞에 한강이 있다는 게 불안했다.

안 경감은 후배 경찰들이 인적사항을 확인하는 동안 조용히 한강변 쪽으로 이동해 위치를 잡았다. 여성을 조심히 일으켜 세우는 순간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다. 여성이 물 속으로 뛰어들었다.

1분 1초가 급박한 상황. 안 경감은 곧장 한강에 뛰어들었다. 눈 앞은 어두컴컴했고 수심은 깊어 발이 닫지 않았다. 안 경감은 빠르게 여성을 붙잡고 단 20초 만에 육지 위로 올라왔다.

후배 경찰들은 신속하게 소방에 공동 대응을 요청하고 건강상태를 확인했다. 빠른 구조 덕분에 여성은 무사했다. 경찰들은 여성과 함께 지구대로 이동한 뒤 보호자에게 안전하게 인계했다.



퇴직 앞두고 마지막 야간 근무…"몸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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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경감이 명예퇴직을 한 날 서울숲지구대 팀원들이 함께 모여 찍은 사진./사진=독자제공

이날은 안 경감이 명예퇴직을 앞둔 마지막 야간 근무날이었다. 안 경감은 31년 동안 경찰 생활을 하면서 절도범을 검거하고 표창을 받는 등 동료 경찰에게 귀감이 됐다. 안 경감은 소감을 묻자 "제복을 입었으니 응당 해야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네 사람이 함께 근무한 지는 6개월 정도 됐다고 한다. 김 순경은 주변에 성수대교가 있어 평소에도 한강 투신 신고가 자주 들어온다고 했다. 그 때마다 이들이 생각하는 것은 신속함이다.

김 순경은 "현장에 최대한 빨리 도착해서 투신을 막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보통 상대방에게 질문을 하면서 고민을 들어주고 안정 상태가 되면 보호조치한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숲지구대 경찰들도 여성에게 "어떻게 한국에 왔느냐" "뭐가 그렇게 힘드냐"며 계속해서 대화를 시도했다. 김 순경은 "갑자기 한강에 뛰어들어 깜짝 놀랐지만 무사히 구조돼서 다행"이라며 "안 경감을 뒤이어 모범이 되는 경찰이 되겠다"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running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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