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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화통 터지는 시민들···"윤석열 탄핵 될 때까지 매일 촛불 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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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1회 작성일 24-12-09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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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시민들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촛불집회를 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시민들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촛불집회를 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새로운 주가 시작된 9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역 앞은 오후 5시부터 교복을 입은 학생, 노트북 가방을 든 직장인들로 붐비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모두 한 손에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탄핵!’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었다. 학교·직장을 마치고 촛불을 들기 위해 온 이들은 “내란범들 때문에 화가 나서 도저히 주말 집회 때까지 기다릴 수 없다”며 “오늘도, 내일도 촛불을 들겠다”고 했다.


참여연대·전국민중행동 등 시민사회단체는 이날 오후 6시부터 국회 앞에서 ‘내란죄 윤석열 퇴진! 국민주권 실현! 사회대개혁! 범국민촛불대행진’을 열었다. 이들은 두 번째 탄핵소추안 표결이 예정된 오는 14일까지 매일 촛불집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평일인데도 집회에는 전국 각지에서 시민들이 모였다. 충북 청주에서 온 강명서씨60는 낮 12시쯤 여의도에 도착해 집회를 기다렸다고 했다. 강씨는 “윤석열과 그 부역자들을 보고 있으니 마음이 들끓어서 안 올 수가 없었다. 토요일까지 기다릴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오후 10시 집으로 가는 충주행 버스표를 끊어뒀다는 그는 앞으로도 매일 서울집회에 참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시민들이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역 앞에 놓인 촛불집회 손팻말을 가져가고 있다. 김송이 기자

시민들이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역 앞에 놓인 촛불집회 손팻말을 가져가고 있다. 김송이 기자



시험을 앞뒀거나 이제 막 하교한 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대학생 지승호씨24는 저녁 아르바이트 출근을 앞두고 오후 3시30분부터 국회 앞을 찾아 ‘전국 집에누워있기 연합’ 깃발을 흔들고 있었다. 지씨가 제작한 지난 주말 촛불집회에 들고나온 이 깃발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큰 화제가 됐다. 지씨는 “저녁 일 때문에 집회 참여를 못 하니까 그 전에라도 와서 연대감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재치 있는 깃발에 대해 “지금도 집에 가서 누워만 있고 싶은데 너무 화가 나서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면서 “나 같은 집돌이마저 집회로 끌어낸 윤석열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복을 입고 온 중학생 김민수군14은 집회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겠다고 했다. 김군은 “뉴스를 보고 전두환의 12·12 군사반란이 생각나 잠을 잘 수 없었다”며 “내일 학교에 가기 힘들겠지만 상관없다. 학교 선생님도 ‘제대로 된 가치관을 갖고 살아야 한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계속되는 혼란에도 “한덕수 국무총리와 국민의힘이 정신을 못 차린다”며 울분을 토했다. 건축현장 미장공으로 일하는 김민갑씨67는 “뉴스를 보면 울화통이 터져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며 “경제가 죽어서 일거리도 평소보다 30%는 줄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경제 살릴 생각은 안 하고 싸우고만 있는 게 말이 되냐”며 “젊은 사람들을 본받아 나 또래 사람들도 집회에 더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모씨51는 국회에서 지하철로 30분 거리에 있는 직장에서 일찍 퇴근한 뒤 경기 김포시 자택으로 돌아가는 대신 집회에 나왔다고 했다. 이씨는 “윤석열이 계엄 선포한 날의 분노를 잊지 않기 위해 집회에 왔다”며 “시민으로서 당연히 할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오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역에서 국민의힘 당사까지 행진하고 있다. 김송이 기자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역에서 국민의힘 당사까지 행진하고 있다. 김송이 기자



집회 참가자들은 오후 7시40분쯤 시민 자유 발언을 마무리 한 뒤 국민의힘 당사 앞으로 행진했다. 이들은 “불법계엄 윤석열 퇴진” “내란동조 국힘 해체” 등 구호를 외쳤다. 주최 측은 이날 집회에 3만명이 참석했다고 추산했다.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는 서울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열렸다. 인천 남동구 구월동 롯데백화점인천점 앞에서 윤 대통령 탄핵 및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하는 시민촛불행사가 열렸다. 경기 수원역에서 열린 경기시민촛불문화제 참석자들은 “윤 대통령이 탄핵 또는 체포될때까지 매일 같은 시간 문화제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충남 천안·세종, 전북 전주, 부산, 제주에서도 퇴근길 시위와 촛불집회가 이어졌다.

김송이 기자 songyi@kyunghyang.com,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이종섭 기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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