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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 샤워실서 손가락 절단된 10살 아이…"아무도 책임 안 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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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78회 작성일 24-04-08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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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실서 넘어지며 선반에 끼여 절단
초동조치 미흡으로 적절한 치료 지연
손해사정사 과실 유무 따져 “억울해”

경기 고양시의 한 수영장 샤워실에서 손가락이 절단된 10살 아이와 접합 수술을 마친 손가락 상태.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미끄럼 방지 패드가 없는 수영장 샤워실에서 넘어진 10살 아이가 선반에 손가락이 끼여 절단됐지만 과실번복으로 인해 제대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한 어머니의 사연이 전해졌다.

경기 고양시 일산에 거주하고 있다고 밝힌 어머니 A씨는 지난 6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10살 아이의 손가락 절단 사고에 대해 억울함을 느껴 글을 쓰게 됐다”고 밝혔다.


A씨는 3월 26일 오후 도시관리공사에서 운영하는 한 체육관 수영장 샤워실에서 10살 아이의 오른손 중지 손가락 한 마디의 반 정도가 뼈까지 절단됐다고 전했다.

A씨는 “샤워를 하려고 짐을 놓고 샤워실에 들어간 아이가 샤워기 앞에서 미끄러지면서 넘어지지 않으려고 무언가를 잡았는데 비누 등을 올려놓는 용도의 선반과 벽 사이 유격에 손가락이 끼이면서 잘리게 됐다”며 “선반과 벽 사이 유격에는 성인도 손가락을 넣으면 베일 정도로 날카로웠다”고 주장했다.

A씨에 따르면 체육관은 부모님이 입장할 수 없는 규칙이 있어 수영장을 이용하는 아이를 보살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아이가 나오지 않자 A씨의 남편이 아이에게 전화했고 그때야 아이는 아버지에게 들어와 달라고 요청, 탈의실에 혼자 손가락을 감싸고 있는 아이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아이가 다친 건 5시55분~6시쯤이었고, 주차장에서 있던 아버지는 6시20분쯤 전화를 걸어 이 사실을 알게 됐다. 당시 한 직원은 탈의실에 찾아간 아버지에게 아이가 손가락을 베였다는 말과 함께 연고를 바르면 괜찮을 것이라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경기 고양시의 한 수영장 샤워실에 있는 선반. 붉은색 동그라미 유격 부분에 10살 아이의 손가락이 끼여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이후 급하게 병원 응급실을 찾아가보니 손톱 중간 부분이 뼈까지 절단된 상황이었고, 절단된 손가락을 찾기까지 50분이 더 걸렸었다고 설명했다. 응급실에서 다시 체육관으로 절단된 손가락을 찾으러 갔지만 샤워하는 많은 사람으로 인해 습기가 가득해서 금방 찾지 못했고 샤워장 바닥에서 찾은 손가락은 이미 오염된 상태였다고 밝혔다.

A씨의 아이는 손가락 절단 3시간이 된 후에야 응급수술로 접합했지만, 손가락 길이가 미비하게 다를 수도 있고 끝부분은 신경이 죽었을 것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현재 아이는 접합수술 마친 상태로, 감염위험도 있어 1인실에 입원 중이다. 사고 후 체육관 측은 할 수 있는 조처를 하겠다며 보험사 측과 얘기했다고 조금이라도 편하게 있으라 했다고 A씨는 설명했다.

그러나 손해사정사의 설명은 달랐다. 아이의 퇴원이 며칠 남지 않았을 때 A씨는 사고 과실 유무에 따라 자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A씨는 아이 손가락 절단에 대한 치료에만 전념해야 하는 시기에 스트레스로 인한 하혈을 하면서 아이를 간병하고 있고, 부부 모두 생계인 직업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사고현장 보존이나 기록을 남기지 않은 사업주 책임, 사고에 대한 프로세스가 가동을 하지 않은 점, 초동보고 시 열상인지 절단인지 파악이 되지도 않은 채 보고서 번복, 119신고 미접수, 사고 경위 및 초동조치 미흡으로 적절한 치료가 지연돼 피해 확대 등 모든 책임을 묻고 싶다고 강조했다.

A씨는 “샤워실에 미끄럼방지 패드가 왜 없느냐는 물음에 직원은 여자 샤워장에는 있는데 수영장 개관 이후 남자 샤워실에는 넘어짐 사고가 없었다는 황당한 답변을 받았다”면서 “체육관 측은 부모는 샤워실이나 탈의실에 들어오지 말라는 공지는 하면서 아이가 정작 다쳤을 때는 어른 한 명도 책임지지 않았다. 시설에서 부모 입장을 금지했으면 아이들이 이용하는 공간에서 관리해줄 어른이 있었어야 했는데 그런 직원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상에 대해 과실 유무를 신경 쓰지 말라던, 울며 죄송하다던 사람들이 이럴 줄 몰랐다. 사고가 직후 직원들과 대화한 내용과 현재 손해사정사의 대화 내용은 다르다”며 “너무 억울하고 원통하다. 책임진다더니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상황”이라고 분노했다.

고양=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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