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8일!] 입주 3개월 만에 와르르…잠자다 참변당한 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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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 오늘] 와우아파트 붕괴사고
1960년대 곳곳에 생긴 판자촌이 미관상 마음에 들지 않았던 박정희 정부는 조금 더 근대적인 주택 형태인 아파트를 짓기로 결정했다. 산 중턱의 판자촌 대신 생겨난 수많은 시민아파트 중에는 와우아파트도 있었다. 와우아파트는 지금 홍대 거리 뒷산인 와우산 자락에 5층 규모의 총 19개 동으로 설계됐으며 1969년 12월26일 완공돼 입주가 시작됐다. 입주 3개월 후인 1970년 4월8일. 와우아파트 15동이 산 아래로 넘어가듯이 무너져 아래에 있는 판자집 3채를 덮쳤다. 와우아파트 붕괴 사고는 우리나라 첫 아파트 붕괴 사고로 수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한 대참사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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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더 짓자"… 그런데 예산은 그대로?
━ 1966년 린든 존슨 미국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남산 자락과 청계천 일대의 판잣집이 TV를 통해 미국에 생중계됐다. 이에 "나라 망신"이라는 여론이 높아졌고 박정희 대통령은 서울에 있는 무허가 판자촌을 정리하라고 지시했다. 김현옥 서울시장은 1969년부터 1971년까지 3년간 시민아파트 2000개 동, 9만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서울시는 기한 내 빠르게 입주까지 마무리 하기 위해서 아파트 골조만 짓고 나머지 공사는 입주자가 담당하게 했다. 또 입주금이 없어도 가구당 20만원씩 15년 동안 대출해주기로 하면서 돈이 없는 서민들도 쉽게 내 집을 마련하도록 했다. 시민들은 크게 환영했다. 여기에 힘을 받아 김 시장은 아파트를 더 지으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전체 예산은 그대로였다. 서울시는 적은 돈으로 아파트를 많이 짓기 위해 턱없이 적은 비용을 건설업자에게 책정했다. 실제로 한 동에 1200만원이 들어가야 했지만 절반 값인 660만원밖에 사용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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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있던 주민 33명 사망… 예견된 참극
━ 이런 총체적 난국 속에서 공사는 급박하게 진행됐다. 1969년 6월 착공을 시작한 와우아파트가 그해 12월26일 완공될 정도로 희대의 날림공사였다. 아무것도 모르는 입주민들은 자기 집을 갖게 됐다는 들뜬 마음으로 입주를 시작했다. 그런데 1970년 4월8일 오전 6시30분. 와우아파트 15동이 순식간에 산 아래로 무너져내렸다. 당시 이른 아침이어서 아파트에서 잠을 자고 있던 주민 33명과 잔해에 깔린 판잣집 주민 1명이 사망했다. 이밖에도 부상 40명, 재산피해 50억원이 발생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부실 공사에도 와우아파트가 그나마 석달을 버틴 건 겨울12월이어서 땅이 얼어 그 하중을 버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시간이 흘러 봄이 되자 얼었던 땅이 녹으며 아파트는 무너지고 말았다. 와우아파트는 무너지지 않은 3개월간 70도 경사 위에 아슬아슬하게 세워져 있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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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풀이되지 말아야 할 붕괴사고
━ 이 사고 이후 박정희 정부는 사람들 사이에 싹튼 불신을 해소하고자 고급진 아파트를 짓기로 방법을 바꾼다. 더욱 높고 쾌적한 아파트를 목표로 한 것이다. 그렇게 지은 아파트에는 국내 최초로 엘리베이터가 설치되거나 온수를 자유자재로 쓸 수 있는 등 지금의 아파트와 유사한 형태를 갖췄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부터 2020년대까지 60년 동안 여러 사고를 겪으며 안전수칙을 만들어왔다. 1990년대 각종 붕괴사고 이후 생긴 시설물관리에대한특별법은 지금까지도 계속 개정되며 우리 안전을 위해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일어난 붕괴 사고를 보면 자꾸만 과거의 참사들이 떠오른다. 와우아파트 이후 성수대교, 삼풍백화점, 그리고 광주아파트 붕괴 참사까지 여전히 우리 주변에서는 부실시공에 따른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똑같은 사고가 더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늦추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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