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왕릉에 일본산 벚나무뿐…경주에 국산 한 그루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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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벚꽃이 활짝 핀 경주 미추왕릉 입구. 국내외 관광객이 북적이고 있다. 경주=정은혜 기자 세계문화유산인 대릉원지구 신라왕릉을 둘러싼 벚나무들은 대부분 일본 수종인 왕벚나무소메이요시노다. 국산 벚꽃 식재 운동을 하는 사단법인 왕벚프로젝트2050의 조사 결과, 경주 시내 주요 벚꽃 명소에 식재된 벚나무 10그루 중 9그루는 일본 왕벚나무로 밝혀졌다. 보문호둘레길, 불국사 벚꽃단지, 흥무로벚꽃길, 첨성로, 암곡동벚꽃터널 등 9개소 왕복 약 45㎞를 조사한 결과 일본왕벚나무는 4956그루로, 전체5576그루의 88.9%를 차지했다. 나머지는 개량종인 만첩개벚나무가 8.9%, 일본산 처진올벚나무가 95그루1.7%, 한국과 일본에 모두 분포하는 벚나무24그루, 0.4%, 잔털벚나무4그루, 0.1%, 올벚나무1그루 등이다. 국산인 제주왕벚나무는 한 그루도 없었다. 제주왕벚나무왼쪽, 일본왕벚나무. 사진 왕벚프로젝트2050 왕벚프로젝트2050는 "미추왕릉에 소메이요시노 벚나무 노거수들이 고분을 호위하듯 서 있는 모습을 보고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경주는 수명이 다한 노거수 소메이요시노를 우리나라 특산 제주왕벚나무로 교체하는 일을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진오 동북아생물다양성연구소 대표는 “소메이요시노는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이자 일제가 불순한 의도로 조선에 들여온 수종이라는 점에서, 적어도 주요 유적지나 충무공을 기리는 진해군항제에 자리를 차지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 "수령 다 한 일본 벚나무, 국산 자생종으로 교체해야" 2일 오전 경주 불국사 벚꽃단지. 관람객들이 꽃을 감상하고 있다. 경주=정은혜 기자 일본 왕벚나무가 일본 내에서도 온난화로 인해 사라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올 만큼 기후 변화에 취약하다는 것도 교체 이유 중 하나다. 반면 제주왕벚나무는 한라산 자생 개체들이 각각 고유한 유전자를 보유해, 단일 유전자 복제품인 일본 왕벚나무보다 환경 변화 대응력이 높고 기후변화에 강한 신품종 개발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게 이 단체의 설명이다. 여의도봄꽃축제가 열리고 있는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윤중로 일대. 뉴시스 ━ 수종 교체 목소리, 외신도 관심 2일 오후 벚꽃 명소인 경주 대릉원 돌담길. 길 따라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경주=정은혜 기자 실제로 일본왕벚나무와 제주왕벚나무는 구분하기 어려울 만큼 외관이 유사해, 오랫동안 원산지 논란이 있었다. 그러다 최근 국립수목원, 성균관대 등에서 왕벚나무 전체 유전체 검사 결과 제주왕벚나무와 일본왕벚나무는 유전적 관련성이 전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각각 한국과 일본의 자생종이었다. 현 소장은 “많은 분이 벚나무는 일본 나무로 생각하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고 한국 고유 벚나무가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도 프로젝트의 목표”라고 말했다. 경주=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J-Hot] ▶ 여아 강간·성매매 40번…악질 두놈 동거지 첫 공개 ▶ MC몽 "이승기가 엄청난 투자자 소개" 코인뒷돈 재판 ▶ "열공 착각 마라" 서울대 쌍둥이 선행중독 끊는 법 ▶ "꽃길"…류준열·한소희, 결별 후 동시에 SNS 올렸다 ▶ "미성년 임신 시키고 낙태" 스맨파 댄서 논란 ▶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은혜 jeong.eunhye1@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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