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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창 갈 각오로 팬다"…1분에 2.5대씩 구타, 멍 지워가며 때린 악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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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95회 작성일 24-04-0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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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영창 갈 각오로 팬다quot;…1분에 2.5대씩 구타, 멍 지워가며 때린 악마들

고故 윤 모 일병 사망 당시 온몸에 멍이 가득했다. 군인권센터 제공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아닌 말로 군대 가서 참으면 윤 일병 되는 거고 못 참으면 GOP 총기 난사 사건의 임 병장 되는 현실에서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군대 보내겠습니까?"

2014년 4월 7일, 28사단 소속 포병부대 의무대 병사인 고故 윤 모 일병이하 당시 23이 기도 폐쇄에 의한 뇌 손상으로 사망했다. 곧바로 헌병대 조사실에서 4명의 가해자가 긴급 체포됐다.


주범 이 모 병장25을 포함해 하 모 병장22, 이 모 상병20, 지 모 상병20. 윤 일병이 자대에 전입하고 35일간, 4명의 선임병은 가혹 행위를 멈추지 않았다.

◇"음식물 기도 막혀서 사망"…윤 일병, 25분간 64대 맞았다

윤 일병은 훈련소에서 퇴소할 때까지만 해도 밝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2014년 3월 3일, 이곳 의무대로 배치돼 악마의 탈을 쓴 선임 병사들을 만나면서 목숨을 잃었다.

윤 일병 사망 전날인 4월 6일 오전 7시 30분부터 잠을 잤다는 이유로 이 병장의 폭행이 시작됐다. 뺨 때리기, 발로 걷어차기, 가래침 핥아먹게 하기, 기마자세 벌주기, 잠재우지 않기.

가해자들은 돌아가며 윤 일병을 구타했다. 특히 하 병장과 이 상병은 이 병장의 지시로 윤 일병의 얼굴과 허벅지의 멍을 지우기 위해 안티푸라민을 바르고 이를 그의 성기에도 바르며 고문했다.

3시 50분쯤, 이들은 윤 일병과 함께 냉동식품을 먹던 중 "쩝쩝거리며 먹는다"면서 윤 일병의 가슴과 턱, 뺨을 때렸다. 윤 일병이 입 안의 음식물을 바닥에 떨어뜨리자, 이 병장은 이를 핥아먹게 했다.

"음식 때문에 대답이 늦다" "네가 왜 우리 아버지가 깡패라는 얘기를 하느냐" "물을 마시러 간 뒤 1분 이내에 안 왔다"고 복부와 가슴 부위 등을 폭행당한 윤 일병은 4시 32분, 오줌을 싸면서 의식의 끈을 놓았다.

윤 일병이 쓰러지기 전 25분 동안 가해진 구타는 무려 64대였다. 1분에 2.5대씩 때린 것이다. 당시 병원으로 긴급 이송된 윤 일병은 끝내 숨을 거뒀다. 음식물이 기도를 막아 산소 공급이 중단되면서 뇌 손상을 입어 사망했다.

군 당국은 "기도 폐색에 의한 질식사"라고 사인을 발표했다. 그러나 부검 결과, 약 3개월 만에 선임병들의 구타와 고문에 의한 살인 정황이 드러났다

윤 일병의 종아리, 허벅지, 배, 어깨, 넓적다리 등 온몸에 피멍이 가득했으며 갈비뼈는 무려 14곳이나 부러져 있었다. 위, 간, 폐, 심장 등 중요 장기에는 피까지 고여 있었고 비장은 아예 터져있었다.


현장 검증 사진. 폭행을 주도했던 이 병장이 대답을 똑바로 안한다는 이유로 발로 윤 일병의 좌측 옆구리를 5회 폭행하는 상황을 재연하는 모습. 육군 제공




◇"영창 갈 생각하고 팬다"…면회 막고 증거 인멸까지

사건 이후 주범 이 병장 등은 윤 일병이 음식을 먹고 TV를 보던 중 갑자기 쓰러졌다며 "냉동식품 하나에 이렇게 될 줄 몰랐다" "평소 화목한 분위기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튿날에는 증거 인멸을 위해 윤 일병의 관물대를 뒤져 수첩 2권을 찢었고, 폭행 과정 중 발생한 유리 조각 등을 분리수거장에 버렸다. 이후 이들은 "윤 일병의 의식이 돌아온 것 같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 나서야 범행을 자백했다.

조사에 따르면 가해자들은 폭행 사실을 숨기기 위해 독실한 기독교 집안인 윤 일병이 교회에 가는 것을 막았다. 또한 부대 내 가족 초청 행사가 열렸을 때도 가족들의 면회를 막기도 했다.

당시 의무대에 입실한 환자로, 윤 일병 전입 이후 사망 당일 현장까지 지켜본 핵심 목격자인 김 모 일병은 평소 이 병장의 협박성 폭언을 폭로하기도 했다.

김 일병에 따르면, 이 병장은 "심부름센터 같은 데에 돈 몇억 원 주고 사람 몰래 죽이는 건 간단하다. 아버지가 이전에 영남 근방에서 굉장히 잘 나가던 조폭이고, 자기아버지 밑에 대신 들어간 부하도 있다"고 말했다.

또 가해자들은 "우리는 영창 갈 생각하고 널 패는 거다"라는 말도 했다고. 윤 일병의 "살려달라"는 마지막 외침에도 가해자들은 폭행을 이어갔다.


바닥 음식물 핥기 상황을 재연하는 모습. KBS 화면 갈무리




◇방관하던 의무반 책임자 "때려서라도 군기 잡아" 지시

주범인 이 병장은 상해치사, 폭행 및 공동폭행, 강요, 위력행사, 가혹행위, 의료법 위반, 강제추행으로 기소됐다. 하 병장, 이 상병, 지 상병은 상해치사와 공동폭행 및 폭행 등 혐의로 기소됐다.

여기에 강요로 윤 일병을 폭행한 맞선임 이 모 일병21도 폭행으로 기소됐다. 이 일병은 윤 일병이 자대 배치를 받기 전까지 가혹행위의 피해자라고 알려졌다.

그뿐만 아니라 사망 사건이 발생한 의무반을 책임지고 있던 유 모 하사22도 심판대에 올랐다. 유 하사는 "선·후임 간 구타가 있어도 참견하지 않겠다. 구타는 있을 수 있다"며 가해자들의 폭행을 방관, 묵인했다. 아울러 하 병장, 이 일병을 불러 "윤 일병을 때려서라도 군기를 잡아라"라며 직접적으로 폭행을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 하사는 폭행을 주도한 이 병장을 병사들 앞에서 형이라고 부르며 의무반 내 절대권력을 쥐여줬다. 특히 휴가 기간에는 이 병장의 고향인 창원까지 내려가 이 병장과 하 병장을 만나서 술을 마시고 퇴폐 안마방에서 성매매하기도 했다.


가해자인 이 병장 등 구속 피고인 5명이 육군 제3군사령부 보통군사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 News1




◇살인 고의 두고 재차 뒤집힌 재판…이 병장, 징역 40년 선고

군검찰은 당초 이들을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했다가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살인 혐의로 공소장을 변경했다. 이어 이 병장에게 사형, 나머지 병사 3명에게는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유 하사는 징역 10년, 이 일병은 징역 6월을 구형했다.

그러나 1심을 맡은 육군3사령부 보통군사법원은 "이 병장 등에게 살인의 고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면서 상해치사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이 병장에게 징역 45년을 선고했다. 나머지 공범들에게는 각각 15~30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이에 2심인 고등군사법원은 "윤 일병이 죽을 수도 있다는 점을 용인하고 폭행해 살인의 고의가 인정된다"면서도 "살인을 주도적으로 계획한 것이 아닌데도 1심 형량이 다소 무겁다"며 이 병장에게 징역 35년, 공범들에 각각 징역 10~12년을 선고했다.

이러한 판결은 대법원에서 다시 뒤집혔다. 대법원은 "이 병장을 제외한 나머지 공범들에게 살인의 고의 및 공동정범 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사건을 고등군사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이 과정에서 복역 중이던 이 병장은 군 교도소에서도 가혹행위를 일삼다가 추가로 기소됐다. 이 병장은 코를 곤다는 이유로 감방 동료를 구타하거나 동료의 몸에 소변을 보고, 자기 성기를 보여주면서 희롱하는 등 엽기적인 범행을 저질렀다.

또 피해 동료에게는 "윤 일병 걔도 너처럼 대답을 잘 안 했는데 너도 걔 같다. 너도 당해볼래? 너도 걔처럼 해줄까? 걔가 죽어서 내가 지금 이렇게 됐다"며 윤 일병을 모욕하기도 했다. 이에 군검찰은 이 병장에 대해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사건을 돌려받은 고등군사법원은 주범 이 병장의 군 교도소 사건도 함께 심리해 그에게 징역 40년, 공범들에게는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여기서 유 하사는 자신이 관리·감독하는 병사의 범행을 방조한 혐의 등으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2016년 8월 25일, 대법원 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재상고심에서 이 병장에게 징역 40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이 병장의 지시를 받고 윤 일병을 폭행하는 데 가담한 혐의상해치사 등으로 함께 재판받은 하 병장과 이 상병, 지 상병에게는 징역 7년이 선고됐다. 유 하사도 원심판결 그대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윤 일병의 유해가 담긴 납골함이 국립현충원 내 충혼당에 안치 돼 있다. ⓒ News1




◇피고 대한민국, 배상 책임 없다…윤 일병, 현충원에 잠들다

이 사건의 진실이 규명되고, 가해자들에 대한 법의 심판이 내려지는 데는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윤 일병의 유족은 정부가 사건 초기에 근거 없이 사망 원인을 질식사로 알리고 수사서류 열람 요청도 무시했다며 2017년 4월 국가와 이 병장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이 민사재판의 1심 판결을 하기까지 4년이 걸렸다. 2021년 7월 24일, 1심 재판부는 이 병장이 윤 일병 가족에게 4억여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또 다른 피고인 국가에 대한 배상 청구는 기각, 책임을 묻지 않았다. 윤 일병의 사인이 추후 다르게 밝혀졌다 해도 군 수사 기관이 진상을 은폐하거나 조작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였다. 이후 2심도 기각됐으며, 대법원 역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아울러 윤 일병 가족은 부실 수사의 책임을 물어 관련자 30여명을 차례로 고소했다. 하지만 군검찰은 모두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이후 윤 일병은 순직 처리됐다. 2014년 5월 8일 1계급이 추서됐으며, 윤 일병의 유해는 서울 현충원 충혼당에 봉안됐다.

40년형을 선고받은 이 병장을 제외한 하 병장, 이 상병, 지 상병 그리고 유 하사는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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