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동물원] "살고 싶어요!" 해오라기 부리 끝에 매달린 오리의 몸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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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 부엉이 못지 않은 사냥꾼 왜가리류
그 중에서 가장 몸집작은 해오라기 천적 피해 밤에 사냥하지만 먹성과 사냥술은 왜가리 못지 않아 왜가리에게 목덜미를 잡힌 새끼오리가 달아나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다./Ngorongoro Facebook 새끼오리의 날갯짓이 애처롭습니다. 해오라기의 부리를 어떻게든 빠져나가려고 하지만 여의치 않아요. 관건은 사냥꾼과 먹잇감의 덩치 차이가 그리 크지 않다는 거예요. 제 몸에 비해 아무래도 비대해보이는데 저걸 삼킬 수 있을지 싶어요. 이런 생각을 하던 찰나 해오라기가 무서운 킬러 본능을 발휘합니다. 버둥거리며 애타게 빠져나가려는 새끼오리를 물속에 푹 담급니다. 날개와 깃털이 물을 머금으면서 순식간에 먹잇감이 잔뜩 무거워지지만, 새끼오리를 그로키상태로 몰고가 저항을 제압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한집안 육촌 격인 왜가리·백로가 사용하는 전법을 그대로 쓰네요. 잔뜩 무거워진 새끼오리를 단 한 번도 부리에서 놓지 않은 해오라기는 끝내 목구멍으로 먹잇감을 들이밀고 꾸역꾸역 삼킵니다. 그렇게 오리의 꿈을 꾸던 새끼가 세상과 작별하고, 사냥꾼의 에너지원으로 흡수되고 맙니다. 이 장면을 통해서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백로·왜가리가家의 영원한 넘버 쓰리로 알려진 해오가리기의 무서운 킬러 본능을요. 영어로 ‘birds of prey’ 또는 ‘raptor’라고 부르는 맹금류에 속하는 새들로 통상 ‘수리·매’류와 ‘올빼미·부엉이’류를 꼽기 마련인데요. 최근에 백로·왜가리류까지도 맹금류의 카테고리에 넣는 경우를 찾는게 어렵지 않습니다. 먹잇감에 대한 강렬한 집착과 신출귀몰의 사냥기술 등을 보면 독수리나 부엉이에 전혀 뒤처지지가 않습니다. 물새로 알려져있지만, 작은 새와 설치류, 심지어 어린 악어까지도 거뜬히 먹어치우는 모습 때문에 서식지역 생태계의 최고 포식자로 쉽사리 등극했지요. 몸색깔과 몸의 형태가 왜가리의 미니어처버전같은 느낌을 주는 해오라기./Smithsonian Zoo 해오라기가 사냥의 타이밍을 기다리고 있다./Missouri Department of Conservation 해오라기가 막 사냥한 뱀을 삼키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John Magera. US Fish and Wildlife Service 생김새는 상대적으로 온순해보일지언정, 백로·왜가리류의 사냥과 포식은 끈질기고 가혹하기 그지 없어 수리·매나 올빼미·부엉이 못지 않은 맹금류의 본성을 드러낼때가 많아요. 겉보기에는 우아하고 맵시있는 몸매라서 더 눈에 띄기도 하고요. 이런 드센 본성은 어쩌면 이 족속이 후천적으로 학습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짐승에게 인간의 윤리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일 수도 있겠지만, 백로·왜가리류는 부화한 직후부터 한 둥지안에서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여야 하거든요. 대개의 경우 한 배에 낳은 알이라도 하루 이틀 시차를 두고 부화합니다. 늦게 깨어나는 놈은 태생적으로 생존경쟁에서 밀릴 수 밖에 없어요. 그러다보니 하루가 지나고 일주일이 지나면 부화 순서대로 새끼들의 체급차가 확연해집니다. 놈들은 한 배에 나온 동기가 아닌 생애 최초의 생존투쟁 상대입니다. 그렇게 같은 체급간 새끼들의 격차가 커질 경우 극단적 상황이 발생해요. 동족 포식이죠. 해오라기 새끼가 한 배에서 자란 가장 어리고 약한 새끼를 삼키고 있다. 가족을 상대로 생애 첫 사냥을 한 것이다./Space Invader Youtube 캡처 수요동물원 뉴스레터 구독하기 ☞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91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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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닷컴 바로가기] [ 조선일보 구독신청하기] 정지섭 기자 xanadu@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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