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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자 티샷 공에 맞아 카트에 있던 골퍼 실명…캐디 과실 유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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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95회 작성일 24-04-06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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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건이 발생한 골프장 티박스

카트에 있던 골퍼가 동반자의 티샷 공에 맞아 실명한 것은 카트 하차 후 타구자 후방에 있게 해야 한다는 안전 매뉴얼을 지키지 않은 캐디의 과실이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춘천지법 원주지원은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골프장 캐디 A52·여 씨에게 금고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습니다.

A 씨는 2021년 10월 3일 오후 1시쯤 원주의 한 골프장에서 고객들과 라운드 중 티박스 좌측 10m 전방에 카트를 주차한 뒤 남성 골퍼에게 티샷 신호를 했고, 이 공이 날아가 카트 안에 있던 B34·여 씨의 눈에 맞아 실명하게 한 과실로 기소됐습니다.


이 사고로 B 씨는 왼쪽 눈이 파열돼 영구적인 상해를 입었습니다.

골프장 캐디로 20년 이상 근무한 A 씨는 재판에서 "업무상 주의 의무 위반이 없었고, 이 사건 결과 발생과의 상당한 인과관계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여러 증거와 진술 등을 종합한 재판부는 캐디인 A 씨의 업무상 과실이 명백하다고 봤습니다.

사고 당시 남성 2명과 B 씨 등 여성 2명이 라운드 중이었고, 사건이 발생한 뒤쪽 티박스는 좌측 10m 전방에 카트를 주차할 수밖에 없는 다소 이례적인 구조였습니다.

남성 2명이 먼저 순서대로 친 티샷이 모두 전방 좌측으로 날아가 OBOut of Bounds가 된 상황에서 이른바 멀리건 기회를 얻어 다시 친 공이 전방 좌측의 카트 방향으로 날아가 이 사건이 발생한 것입니다.

재판부는 카트를 해당 홀 티박스 뒤쪽에 주차할 수 없는 이례적인 구조였지만, 카트는 세우고 손님들은 모두 내려서 플레이어의 후방에 위치하도록 해야 한다는 매뉴얼 등에 어긋나게 경기를 운영한 과실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불운이 함께 작용한 사건이라 하더라도 피고인은 2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베테랑 캐디로서 사건 발생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고 기본적인 매뉴얼을 지키지 않은 채 안일하게 대처한 점이 인정된다고 판시했습니다.

이어 이로 말미암은 결과가 매우 중대하고 사건 발생 이후 2년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피해자에 대한 별다른 사고나 피해 보상 노력이 없어 무책임한 태도에 비추어 실형 선고를 면하기 어렵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A 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이 사건은 상급법원에서 2심이 진행됩니다.

한편, 해당 골프장은 이 사건 발생 이후 안전상의 이유로 티박스의 구조를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진=연합뉴스

류희준 기자 yoohj@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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