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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가 더 싸" 손님 떠나고, 정부 지원 소외…시장 상인들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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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86회 작성일 24-04-04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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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축산식품부의 할인지원을 받아 서울 송파구 마트에서 2790원에 파는 대파왼쪽와 송파구 가락시장의 한 채소가게에서 3000원에 파는 대파. 고나린 기자

“올해 들어 손님이 반으로 줄었어요. 와서도 마트가 더 싸다며 그냥 가는 사람들이 많고요. 과일은 상하기 전에 빨리 팔아야 하니까, 손해 보더라도 가격을 내려서 팔아야 해요”



3일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에서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정보영46씨가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비싸졌다”는 사과, 배, 토마토를 가리키며 말했다. 사과는 10키로에 11만원, 배는 13만원이었다. 실제 이날 기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중도매인 판매가격을 보면, 사과부사와 배신고배의 10㎏ 평균 가격은 각각 9만3220원, 7만6930원으로 1년 전4만3330원, 2만8090원에 견줘 두 배 이상 올랐다.




오후 1시께 가락시장엔 장을 보는 손님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가락시장은 새벽엔 도매시장, 오후엔 소매시장으로 운영되는데 오후 손님이 뚝 끊인 상황이다. 간혹 보이는 손님마저 ‘토마토 한 바구니에 12000원’이라는 말을 듣고 비싸다며 자리를 떴다. 채소가게를 운영하는 조아무개65씨는 “이제 소매 장사로는 밥 벌어먹고 살 수가 없다. 손님이 배추 가격을 보고는 김치도 못 먹겠다며 떠난다”고 했다.



3일 오후 2시께 한산한 서울 가락시장. 새벽은 도매시장, 오후엔 소매시장으로 운영되는 가락시장의 상인들은 “오후 손님이 뚝 끊겼다”고 말했다. 고나린 기자

정부가 장바구니 물가를 잡겠다며 지난달 18일 1500억원 규모의 가격 안정자금을 투입했지만 전통시장의 한숨은 되레 깊어지고 있다. 가격 안정자금의 절반 이상이 대형마트 중심의 납품가격 지원에 배정되며 전통시장은 상대적으로 소외된 탓이다. 나아가 기업 자체 할인까지 더해지며 일부 식자재 가격은 마트가 전통시장보다 낮아지는 ‘역전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실제 가락시장에서 한 포기에 약 5000원인 배추는, 인근 대형마트 홈플러스 잠실점에선 3840원에 팔리고 있었다. 사과 5개의 가격 역시 가락시장은 13000원, 마트는 9090원이었다.



김덕수 까치산시장 상점가진흥사업협동조합 조합장은 4일 한겨레에 “손님 30∼40%가 줄었다”며 “가게유지가 힘들어 임대를 내놓은 점포도 7∼8곳 생겼다”고 했다. 서울 자양전통시장 상인회 관계자도 “상인들이 다들 장사가 안 돼 못 살겠다고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통시장이 소외된다는 지적에 정부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일까지 전통시장 11곳을 대상으로 ‘납품가격 지원 시범사업’을 시작했지만, 기간이 짧고 서울지역에 국한된 탓에 체감효과가 크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시범사업 시장에 포함됐던 서울 마포농수산물시장의 정양호 상인회장은 “4일간 30% 할인 행사를 했는데 손님들 반응은 좋았다. 이제 막 홍보 효과를 보려던 찰나 사업이 끝나서 아쉽다”며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원 사업에 포함되지 않았던 까치산시장의 김덕수 조합장은 “시장 전체가 균형 있는 가격을 설정할 수 있도록 일부 시장이 아닌 전반적인 지원이 이루어졌으면 한다”고 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시장 납품가격 지원이 실제로 물가를 잡는 효과가 있었는지 점검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어 정확한 사업 재개 시기가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더 많은 시장이 포함될 수 있도록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나린 기자 m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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