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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역사 교과서 데뷔" "수업 기다려져"…생생한 교육 현장 된 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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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3회 작성일 24-12-10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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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내란 사태 계기 수업 이후 경기 광주 초월고등학교 학생들이 남긴 활동 자료. 박미라 교사 제공


“내가 사는 시대가 이런 식으로 기록되기를 바라지 않았다.”



12·3 내란사태 이후, 학생들의 궁금증에 관련 수업을 한 고동민 제주 서귀포여고 역사 교사는 한 학생이 남긴 소감이 마음을 울렸다고 했다. 그는 “학생들의 생각을 기록해두는 것도 사료적으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 소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5·18 광주 민주화 운동때로 회귀한 줄 알았다”, “축! 윤석열, 역사 교과서 데뷔!” 등 이번 사태가 중대한 사건임을 인식하는 모습을 보였다.




‘12.3 그날 밤’ 이후 학교 현장에서는 이번 사태가 뜻하지 않게 생생한 현장 교육을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교사들은 “교과서로 설명하던 계엄령과 민주주의의 의미를 현재 상황을 통해 설명하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12·3 내란 사태 계기 수업 이후 제주 서귀포여고 학생들이 남긴 활동 자료. 고동민 교사 제공


12·3 내란 사태 계기 수업 이후 광명 충현중학교 학생들이 남긴 활동 자료. 한유라 교사 제공


12·3 내란 사태 계기 수업 이후 광명 충현중학교 학생들이 남긴 활동 자료. 한유라 교사 제공


학생들의 관심도 그만큼 컸다. 내란 사태 직후 수업자료를 만들어 전국역사교사모임 누리집에 올린 한유라 교사경기 광명 충현중는 “여느 때보다 질문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역사 시간은 점심시간 직후인 5교시에 들었을 경우 ‘수면제’라 불릴 만큼 따분하게 여겨지기도 하는데, 그 날4일만큼은 학생들이 역사 수업을 기다린 적이 없었다”며 “심지어 역사 수업이 안 든 반은 섭섭해 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비상계엄, 포고령 등 어려운 용어부터 계엄이 해제되지 않았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상황까지 질문이 이어졌고, 관련 활동 참여도 적극적이었다. 학생들은 수업 뒤 “친구와 농구할 권리를 잃을 뻔했다”, “다시 뽑고 새로 심자” 등의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도 먼 세대인 초등학생들의 관심도 뜨거웠다. 신봉석 전남 나주 노안남초등학교 교사가 담임을 맡은 5학년 학생들은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촛불 정국 당시 3살이었다. 신 교사는 “학생들이 지난 5월에 자체적으로 계기 수업을 한 5·18 민주화운동과 연관지어 생각하며 일상을 찾을 수 있다는 게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12·3 내란 사태 계기 수업 이후 제주 서귀포여고 학생들이 남긴 소감. 고동민 교사 제공


고동민 교사 역시 “고교 1학년의 경우 요즘 한국사 과목에서 5.18 민주화운동을 배우고 있는데, 비슷한 상황이 실제 벌어졌던 터라 어느 때보다 수업 몰입도가 높다”며 “역사 교육이 교과서 안에 갇혀 있는 게 아니라 학생들과 함께 바라보는 시민 교육이 된 셈”이라고 말했다. 또 “역사 수업이 없는 2학년 이과 반 학생들은 저를 만나면 그날 사태에 관해 물어보고, 이과 반도 계기 수업을 해달라고 요청이 들어오기도 한다”고도 했다.



교사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관련 수업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상민 경기 능동중 교사는 “2학년 세계사 과목에서 세계 2차대전과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권위에 대한 무비판적인 복종이 악을 유발할 수 있다는 개념에 대해서 배우는데, 계엄령 집행 실행자로 고발된 경찰청장 등과 연계해 수업을 진행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 교사는 “기말고사가 끝난 뒤 비상계엄 선포 이후 이어진 상황까지 짚으며 글쓰기 활동 등으로 조금 더 진지하게 생각을 나눠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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