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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피지도 않았는데 축제? 말이 되나"…상인들 죽을 맛, 시민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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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75회 작성일 24-03-31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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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연속 ‘벚꽃 없는 벚꽃 축제’…시민들 “축제 느낌 전혀 없어”

상인들 “매출 30% 수준…축제 일주일만 늦게 했으면” 울상


빗나간 벚꽃 개화 예측에 ‘벚꽃 없는 벚꽃 축제’가 이어지며 시민과 상인 모두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축제에서 꽃을 볼 수 없자 시민들은 발길을 돌리고 이에 축제에 참여한 상인들은 매출이 바닥을 쳤다고 푸념했다. 서울 최대 벚꽃 축제 중 하나인 ‘2024 영등포 여의도 봄꽃축제’는 첫날부터 썰렁했다. 지난 29일 오전 내내 흐린 날씨에 황사비까지 내려 축제 거리인 서울 영등포구 윤중로 벚꽃길은 썰렁했다. 길을 따라 설치된 스피커에서는 봄을 연상케 하는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왔지만 오전 축제장에 설치된 부스는 대다수 아직 문을 열지 않았다.


지난 29일 서울 영등포구 윤중로벚꽃길 입구에 ‘2024 영등포 여의도 봄꽃축제’로 인한 통행 통제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축제가 시작됐지만 벚나무 대부분이 아직 개화하지 않았다. 윤준호 기자
축제 3일차이자 주말인 31일은 낮 기온 16도의 화창한 날씨에 나들이 나온 시민들로 조금 붐볐다. 하지만 발 디딜 틈 없는 소위 ‘축제 인파’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거리에는 쉼터 의자와 포토존이 마련돼 있었지만 곳곳이 비어있었다.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을 걷던 황모31씨는 “벚꽃 축제라고 하는데 꽃이 없어서 전혀 축제 느낌은 안난다”며 “봄날에 산책 나온다는 생각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꽃내음을 즐길 수 없다보니 축제에 대한 관심도 떨어졌다. 축제장 주변 간식거리 가격은 소시지와 떡을 번갈아 꽂은 소떡소떡이 4000원, 꽈배기 5개 3000원 등 이른바 ‘축제 바가지 요금’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시민들의 지갑을 열지는 못했다. 낮 1시쯤 한강공원 한강변 푸드트럭 주변에는 상인들은 간식을 먹고 있거나 허공만 바라보고 있었다.

이날 만난 상인들은 한목소리로 “축제를 일주일만 늦게 했어야 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강공원에서 디저트 푸드트럭을 운영하는 김현정44씨는 “금요일 2만원대, 오늘은 점심시간까지 매출이 10만원에 미치지 못했다”며 “지방 소도시 축제까지 벚꽃 축제를 다닌 지 10년인데 이렇게 매출이 안 나온 건 처음”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저 같은 경우도 충남에서 올라왔고 푸드트럭도 5대를 제외하면 다 지방에서 올라온 차량이다”며 “이런 행사면 매출이 200만원은 나왔는데 입점하려고 낸 비용의 3~5%도 못 팔아 적자 내고 돌아가게 생겼다”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상인은 “벚꽃이 피지도 않았는데 벚꽃 축제를 하는 것부터 조금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3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서로 ‘2024 영등포 여의도 봄꽃 축제’ 봄꽃축제장의 모습. 축제장 뒤편에는 대부분 앙상한 나뭇가지가 보인다. 안경준 기자
영등포 여의도 봄꽃 축제 메인 행사장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행사장에는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의 축하 비행을 비롯한 행사와 식자재·먹거리 판매 부스가 운영됐다. 찐빵을 판매하던 최성임57씨는 “오늘 그나마 사람이 있는데 금요일과 토요일은 거의 놀다시피 했다”며 “매출이 예전 행사 때보다 3분의1 수준이고 부스 운영으로 7% 가량을 기부하기로 했으니 축제 와서 완전 적자”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부스에서 음식을 포장하던 A씨는 포장지를 탁 내려놓고는 “축제 행사는 코로나19 이전에 해봤었는데 그때와 비교하면 매출이 70∼80% 감소했다”고 하소연했다.

벚나무 대부분이 개화하지 않아 헛걸음했다는 시민들의 반응도 있었다. 벚꽃이 일찍 핀 한 그루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사람이 몰리는 모습도 연출됐다. 가족과 함께 벚꽃을 보러 왔다는 패트릭Patrick·38씨는 “한국에서 손에 꼽는 벚꽃 명소라 많이 기대했는데 아쉽다”며 “그래도 아들과 아내와 함께 한산한 길을 여유롭게 산책하는 데 의미를 두려고 한다”고 말했다.

안경준·윤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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