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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트리마제 3개 있다"…초등생 파고든 물질주의, 포카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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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44회 작성일 24-04-01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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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높은 아이돌 포토카드에 판포자이, 트리마제 등 고급 아파트 명칭 붙여

윗세대부터 내려온 뿌리 깊은 물질만능주의…계급 구분 짓기 심각한 수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처

“내 손에 한남더힐 있다” “반포자이 양도합니다” “트리마제 매물 없어요”


최근 청소년 사이 아이돌 가수의 ‘포토카드’약칭 ‘포카’에 고급 아파트 명칭을 붙여 사고파는 문화가 번지고 있다. 이는 초등학생마저 주거지로 빈부와 계급의 격차를 체감하는 ‘아파트 공화국’ 대한민국의 어두운 그림자를 반영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31일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반포자이’ 포토카드로 불렸던 그룹 제로베이스원 멤버 장하오의 포토카드가 무려 190만원에 팔렸다. 장하오가 서명했다는 이유로 가격이 뛰었다.

앞서 지난 2월에는 같은 플랫폼에 몬스타엑스 멤버 민혁의 포토카드를 51만원에 판매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판매글에는 ‘몬스타엑스 민혁 댕포자이 반포자이 포카 양도해요’라는 문구가 적혔다. 또 아이브 멤버 이서가 싸인한 포토카드를 30만원에 판다는 글도 올라왔다.

포토카드란 통상적으로 가수의 음반을 사면 랜덤으로 1장씩 들어있는 한정판 굿즈를 말한다. 그룹 내에서 인기가 많은 멤버의 포토카드나 특정한 콘셉트의 사진이 들어간 포토카드는 고가에 거래되기 때문에 이를 내로라하는 고급 아파트에 빗대는 문화가 생긴 것.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처

초등학생들이 잘 생기거나 예쁜 아이돌의 사진에 대해 “이거 포카였으면 트리마제다”고 평하는가 하면, 중고거래 사이트에 “반포자이 양도합니다”와 같은 글을 올리기도 한다. 또 구하기 힘든 포토카드의 경우엔 부동산처럼 “매물이 없다”는 표현도 쓴다.

포토카드로 재테크가 가능하다는 이른바 ‘포테크’라는 표현도 생겼다. 앨범을 1~2만원대에 구입한 뒤 포토카드를 팔면 수십만원의 차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

일각에서는 어릴 때부터 빈부 차이로 특정 집단을 구분 짓는 세태가 학교 폭력 등 사회 갈등 문제를 심화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앞서 일부 청소년들이 빌라에 사는 친구를 ‘빌거지’라고 부르거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한 임대주택에 사는 친구에게 ‘휴먼거지’, ‘엘사’ 등의 별명을 붙인다는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안긴 바 있다.

프랑스 지리학자 발레리 줄레조는 한국인이 아파트 집착하는 모습을 ‘아파트 공화국’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초등학생마저 아파트로 빈부와 계급의 격차를 체감하며 물질을 중심으로 집단을 구분 짓는 등 물질주의로 인한 사회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달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복수의 대중문화평론가는 “포토카드 문화가 케이팝의 주요한 셀링 포인트가 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청소년의 물질만능주의가 심각한 사회적 갈등을 유발할 수 있어 학부모들의 의식 성숙과 유관기관 차원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다은 온라인 뉴스 기자 dad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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